외톨이 토요타,하이브리드 특허 2만개 공개..시장 키우기 전략
외톨이 토요타,하이브리드 특허 2만개 공개..시장 키우기 전략
  • 남기연 에디터
  • 승인 2019.04.0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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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타와 하이브리드는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이다. 22년 전인 1997년 토요타는 세계 첫 하이브리드 양산차인 1세대 프리우스를 출시했다. 그러면서 하이브리드 관련 특허만 2만 개 이상 출원하면서 진입장벽을 쳤다. 비슷한 타이밍에 하이브리드 양산차를 개발했던 혼다자동차가 6개월 뒤 하이브리드 '인사이트'를 내놨다. 이후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은 토요타와 혼다 둘이서 경쟁했다. 다른 업체들은 '모르쇠'로 대응했다.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이 하이브리드카를 개발하고 싶어도 토요타의 특허를 파고 들기 쉽지 않아서다. 배출가스 규제가 날로 강화되면서 2010년 중반부터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은 어쩔 수 없는 주류 모델로 자리잡은 상태다. 

1세대 프리우스
1세대 프리우스
프리우스의 뒤를 이어 나온 혼다 인사이트
프리우스의 뒤를 이어 나온 혼다 인사이트

토요타는 4일 하이브리드 관련 지식을 경쟁업체들과 공유한다고 깜짝 발표했다. 이로써 토요타의 하이브리드 관련 특허 2만4000여건과 관련 기술을 로열티 없이 이용할 수 있게 된다. 특허 범위와 완전 공개 시점은 아직 확정된 것은 없지만 연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데라시 시게키 토요타 부사장은 “하이브리드 등 전기차 관련 업체들로부터 차량 전동화 시스템에 대한 문의가 쇄도한다"며 "지금이 협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해 특허를 공개했다"고 말했다. 

토요타가 다른 자동차 회사들에게 지적 재산을 제공한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5년에는 2020년까지 수소연료전지 특허권을 "로열티 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토요타 관련 회사인 스바루는 토요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기술을 이용해 SUV 크로스트랙 하이브리드를 개발하고 있다. 이는 자체적으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개발하는 것보다 토요타 기술을 들여오는 것이 더 저렴하다는  판단에서다. 스바루처럼 연 생산규모가 100만대 정도인  소형 자동차 회사에게는 중요한 고려사항이었다. 

토요타가 하이브리드 특허를 공유하는 이유가 이처럼 순수한 의도만은 아니다. 하이브리드 시장 키우기 전략의 일환이라는 것이다. 로이터통신은 "토요타가 전기차와의 경쟁에 직면해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하이브리드에 집중하던 토요타가 첨단 반도체 배터리를 이용한 전기차를 개발하고 있지만 이미 다른 글로벌 자동차업체들은 해당분야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토요타가 친환경 자동차 분야에서 지속적으로 선두 자리를 유지하려면 "다른 자동차 회사들로 하여금 하이브리드 기술을 채택하도록 해야 한다"는 전략적 판단이 그 배경이다. 

테슬라 모델S
테슬라 모델S는 출시와 동시에 특허를 모두 공개했다

테슬라는 2014년 세계 최초로 양산 전기차 모델S를 출시하면서 관련 전기차 특허를 모두 공개한 바 있다. 테슬라가 공개한 특허 기술은 약 250억달러의 가치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테슬라의 노림수도 바로 전기차 우군 확대와 시장 키우기 전략을 염두에 뒀다. 테슬라 방식으로 전기차를 개발하면 결과적으로 충전 관련 기술을 테슬라 방식으로 따라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하이브리드가 지난 20년 동안 널리 퍼지긴 했지만 여전히 일반적인 차종은 아니다.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전 세계 신차 판매량의 불과 3% 정도로 겨우 200만대를 넘어선다. 이 가운데 토요타가 80%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현재 전기차 판매치의 2배 정도지만 기존 휘발유나 디젤 파워트레인에 비해 한참 뒤쳐지는 수준이다.  

남기연 에디터 gy.nam@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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