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슈]패밀리룩도 베껴?토종차에 렉서스∙지프 냄새가..
[중국이슈]패밀리룩도 베껴?토종차에 렉서스∙지프 냄새가..
  • 남기연 에디터
  • 승인 2019.06.18 08:00
  • 조회수 464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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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나타내는 방법은 다양한다. 그 중에서도 브랜드 엠블럼 다음으로 가장 쉽게 브랜드를 알아볼 수 있는 방법은 자동차의 얼굴을 상징하는 ‘패밀리룩’일 것이다. BMW의 키드니 그릴, 기아차의 호랑이코 그릴, 아우디의 커다란 싱글 프레임 그릴은 엠블럼 없이 자동차의 얼굴만 봐도 어떤 브랜드 차량인지 알려준다. 주로 라디에이터 그릴과 헤드라이트 램프가 대표적으로 자동차의 얼굴과 눈을 담당한다고 볼 수 있다. 

중국어로 패밀리룩은 ‘가족화 디자인(家族化设计)’으로 번역된다. 중국 토종차 역사가 오래되지는 않았지만 점점 브랜드만의 디자인 개성을 드러낼 패밀리룩을 장착하고 있다. 디자인 베끼기로 유명한 중국 토종차의 패밀리룩마저 ‘짝퉁’일지 따져봤다. 

BYD 당(唐)
BYD 송(宋) MAX

용의 얼굴, BYD의 ‘드래곤 페이스’
중국 토종 브랜드의 패밀리룩으로 가장 대표적인 것이 BYD의 ‘드래곤 페이스’다. 아우디 디자이너였던 볼프강 에거(Wolfgang Egger)를 영입한 이후 탄생한 패밀리룩은 현재 모든 차량에 적용되고 있다. 예로부터 중국에서는 "물과 관련된 힘있는 신물(神物)이 천하를 지휘하고 관리한다"고 믿었다. 그리고 수천 년의 거대한 역사 속에서 용은 중화민족의 토템(totem)이자 중국 문화의 상징이 되었다. 이러한 중국 문화에 감명을 받은 에거는 용과 비슷한 패밀리룩을 만들어냈다. 아래로 갈수록 넓어지는 둥그스름한 다각형 모양의 거대 그릴에 가로로 된 크롬장식을 배치했다. 여기에 날카로운 헤드라이트를 연결해 아이덴티티를 드러냈다. 패밀리룩이 나오기 전에 BYD 전면 디자인은 부정적인 평가가 상당수였다.  

 

장안차의 RAETON(睿骋) CC
장안차의 CS85 Coupe
렉서스의 스핀들 그릴
렉서스의 스핀들 그릴

렉서스와 비슷한 건 오해일까? 장안차 ‘나비날개’
중국 거대 토종 업체인 장안자동차는 마치 나비날개를 닮은 듯한 그릴을 패밀리룩으로 사용하고 있다. 가로로 긴 크롬장식에 헤드라이트가 하나로 연결돼 마치 거대한 나비를 형상화한 진취적인 모습이다. 지금이야 정제되고 다듬어져 독특하다고 느껴지지만 초창기만 해도 렉서스 ‘스핀들 그릴(Spindle Grill)’ 짝퉁이라는 지적이 꽤 많았다. 현재는 "비교적 독창적"이라는 평이 나온다. 

 

하발 H6
하발 F7x

인기의 비결은? 장성차의 ‘커다란 입’
장성차는 중국 SUV계 1위 업체다. SUV 전문 브랜드 '하발'을 보유하고 있다. 하발은 중국 토종 브랜드 가운데 가장 먼저 패밀리룩을 적용한 것으로 유명하다. 중국어로 ‘큰 입(大嘴式)’이라고 불리는 대형 그릴을 사용한다. 장성차 역시 해외 디자이너를 영입해 패밀리룩을 만들었다. 2018년 잠깐 기아자동차에서 근무했던 BMW 출신 디자이너 피에르 르클레어(Pierre Leclercq)를 영입하면서 둥글둥글한 이미지에서 현재의 각진 디자인으로 변신했다. 르클레어는 현재 시트로엥 수석 디자이너다. 장성차는 새로운 패밀리룩을 적용하면서 외관이 젊은 느낌을 풍긴다는 평가를 받았다. 아울러 자사 고급 브랜드 WEY와 차별화하면서도 연결된다는 분석도 나왔다. 

 

BAW의 용스(勇士)픽업트럭
BAW의 용스(勇士)승용차

지프 짝퉁일까? BAW ‘5 슬롯’
베이징차(BAIC) 그룹에서 대형 SUV를 전문으로 만드는 '베이징 오토웍스(BAW)'의 패밀리룩은 어디서 많이 본 느낌이다. 소위 짝퉁 지프(Jeep)라고 불린다. 지프를 상징하는 ‘7 슬롯’ 폭포수 라디에이터 그릴 대신 5개의 폭포수 세로 그릴에 테두리를 크롬으로 두른 ‘5 슬롯’을 사용했다. 물론 아주 양심 없는 표절은 아니다. 얼마전까지 지프와 합작을 통해 중국 군용차를 제조했기 때문에 이런 영향을 받을 수 있었다는 평이다. 

 

우주를 닮은 지리차 ‘회문(回纹)’
볼보를 인수한 지리차는 중국 토종 브랜드 판매 1위를 지키고 있다. 지리차는 볼보 수석 디자이너로 활약했던 피터 호버리(Peter Horbury)를 영입해 패밀리룩을 완성시켰다. 그는 중국 전통문양에서 영감을 얻어 그릴에 우주로 퍼져 나가는 기하학적 형상인 '회문(回纹)’ 패밀리룩을 만들었다. 자동차 디자인에 중국적인 요소를 추가하면서 ‘가장 중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라는 철학까지 불어넣었다. 현재는 보루이(博瑞), 보웨(博越) 등의 차량에 적용된다. 

 

날개를 닮은 트럼치 ‘Flying Dynamics’
혼다자동차와 합작으로 유명한 광저우차(广汽)는 독자 브랜드인 '트럼치'를 만들면서 중국어로 ‘하늘 높이 오르는 날개(凌云翼)’라는 닉네임을 가진 패밀리룩을 도입했다. 라디에이터 그릴 크롬 장식이 날카로운 헤드라이트와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동시에 마치 날개모양처럼 앞면을 향한 것이 특징이다. 현재 광저우 트럼치(传祺)의 GS5, GA4, GA6 등의 차량에 적용되고 있다. 

최근 혁신적인 기술 개발이나 기능이 아닌 이상 브랜드 아이덴티티나 디자인 영향력이 점점 더 커지는 트렌드라 중국 토종 업체의 패밀리룩은 이미 대세로 자리잡는 모양새다. 

남기연 에디터 gy.nam@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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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석 2019-06-25 01:04:26
중국에서 금방 신차효과 나온다고 너무 좋아하지 말고 또 효과없다고 비관하지 말라..
중국인들은 언젠가는 현대차 사기 시작할것이다.
중요한것은 현대차의 좋은점을 sns에서 꾸준히 작업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엄청 좋고 효율적이고 가격좋고 품질 좋은데도 중국인들은 자존심때문에 허접한 자동차 타는 사람들이 많다.. 중국차들은 장거리 차로 엄청위험하고 품질을 스스로 믿지도 않는다..
한국차의 내구성과 안정성 그리고 안전함을 강조하고 연비개선과함께 고급화에 더욱 매진하면 곧 좋은 소식이 들릴것이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중국인들은 소문과 구전으로 제품을 사는 경향이 강하니 반드시 꾸준히 왕홍이나 sns로 알려야 하고 소문이 나도록 지속적인 작업을 많이 해서 알려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