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프(Jeep) 브랜드 스토리 - ‘자유와 도전’ 미국 문화 아이콘
지프(Jeep) 브랜드 스토리 - ‘자유와 도전’ 미국 문화 아이콘
  • 카가이 취재팀
  • 승인 2015.08.03 17:48
  • 조회수 22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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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서 독일차 맞먹는 브랜드 파워로 인기 … 제값 받는 몇 안 되는 미국차




아웃도어의 전설로 불리는 지프 랭글러 루비콘 5인승. 바위길을 주파하는 험로 주행능력뿐아니라 자전거 한 대를 통째로 실을 수 있는 적재공간까지 갖췄다.

2.8L 디젤 엔진을 달아 단점이었던 연비까지 개선했다.


독일 브랜드가 수입차 시장의 70% 이상을 장악한 요즘, 고군분투하는 미국 브랜드가 있다. 사륜 구동의 명가 지프다. 수입차 가운데 한국 소비자에게 가장 홀대(?)받는 미국 차인데도 유일하게 브랜드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한국전쟁부터 시작된 지프만의 개성 덕분이다. 적어도 한국에서 지프는 동급 독일 차와 비교, 폄하되지 않는다.

소비자들은 ‘지프니까 그저 좋아서, 지프이기 때문에’ 구매를 한다. 그렇다고 탁월한 동력성능을 보여주거나 편의장치에서 경쟁 모델을 앞서는 것은 아니다. 지프만의 디자인과 문화적 헤리티지다. 주변에서 지프 오너는 개성이 강한 라‘ 이프 스타일’을 찾는 사람으로 평가한다. 이런 강한 브랜드 파워가 쌓이면서 지프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 한국 시장에서 미국 브랜드로는 유일하게 연 평균 20% 이상 성장을 거듭해오고 있다.

요즘 매년 국내에 쏟아지는 신차는 수입차를 포함해 약 50종이 넘는다. 매주 한 대가 나오는 꼴이다. 요즘 신차는 ‘달리고, 돌고, 서는’ 기본 성능은 사실상 엇 비슷하다. 브랜드와 디자인이 다를 뿐 성능 격차는 따지기 어렵다는 이야기다. 그래서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차가 중요하다. 지프가 대표적인 ‘라이프 스타일’ 브랜드다.

앞서 지적한 미국 차의 단점들과 관계 없이 지프는 자유를 찾아 떠나는 미국인의 문화적 아이콘이 됐다. 차량 곳곳에 미국만의 가치가 녹아 있다. 지프 오너들은 몸을 편하게 해주는 편의장치나 운전을 도와주는 보조장치보다는 미국의 아이콘을 지프를 통해 찾아 나선다.

불편을 감수하더라도, 아니 때로는 불편함을 즐기면서 지프를 탄다. 지프를 타면 주위 시선이 쏠린다. 벤틀리나 페라리에서 주는 ‘돈 많은 부자’라는 부러운 시선이 아니다. 외관에서 드러나는 속칭 ‘뽀다구’가 일품이다. 여기에 무언가 도전적인 사람으로 평가 받는다. 도대체 지프에 녹아 있는 ‘헤리티지’는 무엇일까.

2차대전과 함께 시작한 지프

지프의 시작은 2차 세계대전이다. 독일은 월등한 기동력을 앞세운 사륜구동(4WD) 차량으로 미국과 연합군을 압박했다. 이에 미국 국방부는 곧바로 사륜구동 군수차 개발에 착수했다. 목표는 ‘최고 시속 80킬로미터, 차체 무게 590킬로그램, 적재량 0.25톤, 승차 정원 3명’이었다. 당시 미국에는 100개가 넘는 자동차 회사들이 경쟁을 했다.

아메리카 밴텀, 포드, 윌리스-오버랜드 등 3개 회사가 경합을 한 끝에 1941년 이 조건에 맞는 군용차 업체로 윌리스 오버랜드의 ‘윌리스MB’가 낙찰됐다. 가벼운 차체와 뛰어난 기동력으로 산악전과 기습전에서 탁월한 성능을 냈다. 1945년 전쟁이 끝났다. 군용 지프의 용도가 사라지자 민간용으로 변신을 시도한다.

윌리스MB는 맵시 있게 외관을 다듬어 민간용 ‘CJ Civilian Jeep’ 시리즈로 탈바꿈했다. 물론 험로 주파 능력과 개성 만점 디자인은 그대로 계승했다. 민간용은 처음 농부나 건설현장 노동자가 주요고객이었다. 하지만 점점 산악도로 주파나 캠핑카 같은 레저용으로 용도가 다양해졌다. 이에 맞춰 디자인도 꾸준하게 바뀌었다.

지프의 매니어층은 두터웠지만 대중까지 확산하기는 어려웠다. 사실상 불편한 차였다. 별도의 운전기술이 있어야 했고 승차감은 형편없었다. 이런 단점을 완벽하게 개선하고 대박을 터뜨린 차가 1983년 출시된 ‘체로키’다. 성능과 디자인은 지프 고유의 맛을 살리면서 편의장치를 듬뿍 달았다.

럭셔리 지프의 원조 격으로 미국 상류층의 레저용 차로 인기를 끌면서 SUV 붐을 가져왔다. 처음부터 군사용이었던 터라 지프는 2000년대까지도 이런 전통을 고수했다. 그래서인지 편의장비가 거의 달려 있지 않다. 요즘 신차는 전자제품인지 자동차인지 모를 정도로 전자장비가 잔뜩 달려 있다. 예전에는 손발을 써야 했던 것을 전자식으로 바꾼 것이다.

지프의 슬로건은 ‘자연생활로 돌아가자’이다. 군용 지프의 원형을 그대로 간직한 랭글러의 시트는 아직도 수동으로 움직인다. 창문도 불과 3~4년 전까지 손으로 돌리는 방식이었지만 요즘에는 전동식으로 변경됐다. 차량 지붕도 손으로 나사를 풀어 열어야 한다.

조립하는 데 한 시간 걸린다 버튼만 누르면 20초 만에 열리는 전동식 컨버터블과는 거리가 멀다. 현재 크라이슬러코리아가 판매하는 지프 모델 가운데 대표 모델은 두 가지다. 아웃도어의 전설 랭글어와 럭셔리 SUV 그랜드 체로키다. 랭글러에는 초대 모델 윌리스 MB와 최초 민간용 사륜구동 차량 CJ 시리즈에서 보여주었던 지프의 개성적인 디자인과 독보적인 험로 주파능력이 그대로 전수됐다. 1986년 첫 선을 보인 이 차는 전 세계 시장에서 가장 강력한 오‘ 프로더(험로 주행차량)’로 꼽힌다. ‘자유와 모험’이라는 미국적 아이콘을 대표하는 랭글러 가운데 인기 모델은 루비콘이다.

아웃도어의 전설 랭글러

루비콘은 편안한 승차감과는 거리가 멀다. 편의장비도 도심형 SUV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 하지만 고급 스포츠카를 타는 자동차 매니어도 랭글러는 구입 대상 1순위에 오른다. 루비콘은 4인승 2도어, 5인승 4도어 두 가지다. 국내에서는 5인승이 인기다. 캠핑 같은 아웃도어 바람이 불면서 랭글러 판매는 날개를 달았다.

산악 험로를 주파해 자연 깊숙한 곳에서 오지 캠핑을 하는 다이내믹한 드라이빙의 재미는 랭글러만의 독보적인 가치다. 더구나 5인승의 적재공간은 자전거 한 대가 통째로 들어갈 만큼 광활하다. 실용성까지 겸비한 셈이다. 이런 이유로 중고차 시장에서 랭글러는 ‘제값을 받는 몇 안 되는 미국차’로 꼽힌다.

루비콘의 외관 디자인은 1972년 역사의 지프 디자인 유전자 그대로다. 직사각형 덩어리 차체에 원형 헤드 램프와 7개의 막대기 형태로 구성된 7슬롯 그릴이 대표적이다. 나사로 연결된 세 조각의 지붕은 정통 오프로드를 즐길 때, 떼어낼 수 있게 설계됐다. 이 차의 가장 큰 특징은 험로 주파 성능이다. 커다란 타이어에 다 파트타임 사륜구동 시스템을 달아 오프로드에서 경쟁 모델을 제압한다.

동력장치는 요즘 한국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독차지하는 연비 좋은 디젤이다. 2.8L 디젤 엔진은 최고 200마력, 최대 토크 46.9kg·m의 넉넉한 힘을 낸다. 연비는 가솔린 엔진에 비해 30% 이상 좋아진 9.4km/L다. 편의장치도 보강됐다. 예전 랭글러에서 찾아볼 수 없었던 오토 라이트 기능뿐 아니라 후방 카메라, 타이어 공기압 디스플레이도 적용됐다.

안전 주행을 도와주는 전자식 주행안정장치(ESC), 전자식 전복방지 시스템(ERM), 내리막 주행제어장치(HDC), 언덕 밀림 방지 장치(HSA)도 달려있다. 가격은 4인승 4940만원, 5인승 5140만원. 내비게이션 같은 편의장치를 추가한 최고급 모델인 랭글러 사하라는 5440만원이다.




1. 럭셔리 SUV의 원조로 불리는 지프 그랜드 체로키. 최고급 나파 가죽 인테리어·시트에다 첨단 전자식 에어서스펜션까지 달았다. 지프만의 위풍당당한 디자인이 돋보인다.

2. 지프 모델 가운데 도심 주행에 가장 적합한 컴패스. 2.4L 가솔린 엔진의 정숙성과 편안한 승차감에 각종 편의장치를 달아 도심에서 운전하기 편리하다.


럭셔리 SUV의 자존심, 그랜드 체로키

그랜드 체로키는 오프로드 성능은 그대로 간직한 채 도심 생활에 적합하게 개발한 차다. 일반도로에서 시속 200㎞까지 달리는 주행성능과 고급스런 인테리어로 출퇴근과 레저에 모두 사용할 수 있다. 독일 럭셔리 SUV에 뒤지지 않는 인테리어와 편의장치를 보여준다. 우선 외관 디자인에서 지프만의 위풍당당함을 뽐낸다. 여기에 모던하고 고급스러움이 추가됐다. 헤드 램프와 안개등이 더 날씬해진데다 앞부분 하단 범퍼의 높이가 높아지면서 도시적 감각을 물씬 풍긴다.

실내는 최고급 가죽 소재인 나파 천연가죽으로 실내를 감쌌다. 사륜구동은 기본이다. 눈길·오프로드 등 5가지 주행 조건에 적합한 모드를 선택할 수 있는 ‘셀렉-터레인 지형 설정 시스템’을 달아 초보나 여성 운전자도 손쉽게 구동방식을 바꿀 수 있다. 고급형인 오버랜드·서밋 모델은 첨단 전자장비인 전자식 에어 서스펜션을 장착했다. 차고를 56mm 높이거나 41mm까지 낮출 수 있다. 고속주행과 오프로드 성능이 좋았졌을 뿐 아니라 승·하차 할 때 편리하다. 이 차의 엔진은 두 가지다.

2 41마력에 최대토크 5 6.0kg·m에 연비 11.7km/L를 내는 3.0L V6 터보 디젤, 286마력에 최대토크 35.4kg·m, 연비 7.8km/L의 3.6L V6 가솔린이다. 두 엔진 모두 독일제 ZF 8단 자동변속기가 궁합을 맞췄다. 편의장치는 럭셔리 승용차와 맞먹는다. 전방 추돌 경보 시스템, 레이더로 앞차와의 거리를 조절하고 정지까지 해주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ACC), 사각지대 모니터링 시스템, 젖은 노면에서 브레이크 효율을 높여주는 ‘레인 브레이크 서포트 시스템’ 같은 첨단 안전장치가 대부분 적용됐다. 한국어 음성인식이 가능한 8.4인치 대형 터치스크린은 쓰임새가 좋다. 가격은 디젤 6890만∼7790만원, 가솔린 699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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