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본 베뉴 성공 가능성..디자인 좋지만 가성비 별로
직접 본 베뉴 성공 가능성..디자인 좋지만 가성비 별로
  • 유호빈 에디터
  • 승인 2019.07.16 08:00
  • 조회수 678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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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외 디자인과 가성비가 관건
현대 베뉴
현대 베뉴

현대자동차는 11일 “혼라이프”라는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을 강조하며 초소형 SUV 베뉴를 출시했다. 신차 발표회에 참가해 베뉴의 성공요인이 될 수 있을지 살펴보았다.

베뉴는 사실상 국내 소비자를 상대로 만든 차가 아니라 인도 전략차다.  이미 지난 5월 인도에서 글로벌 발표회를 열고 지난달에는 인도 소형차 시장에서 2위에 랭크됐다. 머리에 터번을 주로 쓰고 다니는 인도인에게 맞춰 베뉴 차고를 높인 게 특징이다. 인도의 성공과 달리 한국 소비자는 매우 다르다. 한국 시장에서 베뉴가 성공하려면  크게 3가지를 갖춰야 한다.

현대 베뉴
현대 베뉴

첫째는 외관 디자인이다. 혼라이프를 강조하며 젊은 세대를 공략하기 위해서는 우선 독특한 디자인이 성공을 결정한다. 형제차인 기아 스토닉도 2017년 비슷한 목적으로 출시했지만 소형차 프라이드와 비슷한 밋밋한 디자인으로 눈길을 끌지 못했다. 여기에 프라이드 보다 훨씬 높은 가격대에 소형 SUV 세그먼트로 나왔지만 사실상 SUV보다는 해치백에 가까운 형태로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이런 점에서 베뉴는 디자인에서 다른 전략을 택했다. 단종된 소형세단 엑센트 느낌을 완전히 지워버렸다. 현대차 SUV 패밀리 룩인 분리형 헤드램프를 적용시키고, 스토닉과 비교해 과감하게 길이를 줄인 대신 전고를 높이면서 SUV 이미지를 강조했다. 베뉴의 외관 디자인을 본다면 충분히 성공할 수 있는 요인으로 꼽을 수 있다.

현대 베뉴
정말 싼티나는 현대 베뉴 인테리어

두번째는 실내 구성과 인테리어 소재다. 차량을 이용할 때는 거의 모든 시간을 실내에서 보낸다. 실내 편의장비를 비롯해 실내 디자인이 중요한 요소다. 하지만 베뉴의 실내를 보면 좋은 점수를 주기 어렵다. 기본적인 레이아웃은 나쁘지 않지만 플라스틱 재질이 지나치게 떨어진다. 5년 전 중국차를 보는 듯 할 정도다. 2000만원 전후 가격대라고 느끼기 어려울 정도다. 센터페시아 송풍구 사이에 달아 놓은 내비게이션은 정말 사제 제품을 끼워 놓은 듯 엉성하다. 편의장비 욕심을 내자면 여름 필수적인 통풍시트도 달 수 없다. 실내로 들어오면 외관과 같은 성공요인을 찾기 어려워 보인다. '혼라이프'를 베뉴의 마케팅 콘셉트로 내세웠지만 혼밥,혼술을 먹는 젊은 1인가구 소비층은 실내 소재를 대단히 중요하게 여긴다. 실내에서 싸구려 느낌을 받고 싶지 않아서다. 그런 점에서 이러한 마케팅 콘셉트와 베뉴는 맞지 않는다. 오히려 곧 출시할 기아 셀토스가 더 어울린다고 할까. 

현대 2019 아반떼
현대 2019 아반떼

마지막으로는 가장 중요한 가성비다. 베뉴는 기존 현대차의 엑센트를 대체하는 차량이다. 현대차를 구입할 때 엔트리 모델인 셈이다. 그렇다면 주요 소비층은 생애 첫차를 사는 사회 초년생들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 사회 초년생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 가격이다. 즉 가성비가 좋아야 그 차량을 선택할 가치가 생긴다. 베뉴의 가격은 수동변속기 모델이 1400만원 대로 시작한다. 요즘 젊은층 가운데 수동변속기를 선택할 사람은 1%도 안 될 것이다. 결국 자동 변속기를 포함하면 1600만원이 된다. 싸구려 실내 소재와 편의장비를 감안하면 비싸다. 1500만원 선에 가격을 묶었어야 한다. 잘한 점도 있다. 전방충돌보조, 차로 이탈 방지 보조, 운전자 경고, 하이빔 보조와 같은 안전 옵션을 전 트림 기본으로 적용했다. 이런 안전장비를 제외하면 대부분 편의 옵션이 빠져 독특한 디자인이 특징인 베뉴에 어느 정도 편의장비를 넣으면 2000만원 정도를 지불해야한다. 사회 초년생들에게 만만치 않은 가격인데다 이 정도의 가격이면 준중형 차량인 아반떼 중간 트림과 가격대가 겹치게 된다. 아반떼는 베뉴와 파워트레인은 같지만 베뉴에 비해 큰 차체와 넓은 실내공간, 내부 편의 장비 등을 비롯해 대부분이 우월하다. 가성비를 생각한다면 베뉴의 성공은 쉬워 보이지 않는다. 결국 베뉴는 가성비 면에서 티볼리 고객층과 경쟁을 해야 한다. 여기에 기존 엑센트가 누렸던 업무용 차량 수요를 가져가야 한다.  

종합적으로 베뉴가 한국시장에서 성공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에서도 큰 기대를 하지 않는 모습이다. 당초 베뉴 개발 콘셉트가 한국이 아닌 인도였다는 점이다. 연간 내수 판매도 1만5천대로 높은 목표를 잡지 않았다. 작지만 독특하고 SUV의 이미지를 주지만 허접한 실내 소재와 가성비가 문제다. 엑센트와 비교해 가격이 많이 올라 베뉴 가격이면 준중형 차량까지 넘볼 수 있는 상황이다. 한국 시장에서 베뉴는 인도처럼 큰 기대는 어려울 듯 하다.

유호빈 에디터 carguy@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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