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슈]짝퉁차 대국..디자인부터 차명,부품까지 베낀다
[중국이슈]짝퉁차 대국..디자인부터 차명,부품까지 베낀다
  • 김민영 에디터
  • 승인 2019.07.25 08:00
  • 조회수 3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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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문화혁명을 겪고 1970년대 이후 급격한 산업화가 진행되면서 소위 선진국 제품을 모방하는 '짝퉁 대국'이라는 오명을 뒤집어 썼다. 짝퉁 사이다, 짝퉁 시계, 짝퉁 핸드폰 등등 중국에서 판매하는 물건들 중 짝퉁이 아닌 것은 없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2012년 이후 미국을 넘어 세계에서 가장 큰 자동차 시장으로 성장한 중국에서 자동차도 짝퉁은 빼놓을 수 없는 이야기 거리 중 하나다. 외관 디자인뿐 아니라 실내 인테리어, 기술 베끼기, 하다 못해 로고나 차명까지 베끼기는 등  다양한 짝퉁을 양산해왔다.

하지만 지금은 변화의 모습을 보인다.  중국 대형 토종브랜드를 중심으로 2010년을 전후해 해외 유명 디자이너를 스카우트해 유럽차, 미국차 못지 않은 자신만의 스타일링으로 승부를 하고 있다. 지금까지 중국 짝퉁자의 전설들을 모아봤다. 

<외관 베끼기>

쌍환 S-RV vs 혼다 C-RV
쌍환 S-RV vs 혼다 C-RV

1. 쌍환 S-RV vs 혼다 C-RV

일본 혼다자동차가 2008년 SUV 신형 CR-V 모델을 출시했다. 문제는 2016년 중국의 쌍환(双环)자동차가 CR-V의 디자인을 있는 그대로 모방하고 이름도 비슷한 “SR-V”라는 자동차를 출시했다. 쌍환은 혼다 쌍둥이라고 불릴만큼 비슷한 디자인이면서도 9만 위안(약 1540만원)이 넘지 않는 가격과 큰 차체, 더 큰 엔진인 2.2L 배기량을 무기로 1년에 무려 12000대를 판매했다. 이에 분을 참지 못한 혼다가 쌍환을 대상으로 디자인권 침해로 소송을 제기했다. 쌍환 역시 혼다 CR-V 디자인권에 대하여 무효심판을 제기하면서 진흙탕 싸움을 했지만 결론은 '유사 디자인이 아니다'라는 판결이 났다. 이런 진흙탕 싸움 속에  쌍환이 혼다 짝퉁차를 생산해 벌어들인 이득은 어마어마하다.

중타이SR9, 포르쉐macan
중타이SR9, 포르쉐macan

2. 중타이 SR9 vs 포르쉐 macan

한국에서도 꽤 알려진 포르쉐 마칸 짝퉁이다. 중국에서 '짝퉁 중의 짝퉁으로 유명해진 브랜드가 있다. 바로 중타이 (众泰)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중타이라는 이름은 잘 모를지라도 포르쉐 마칸 짝퉁이라고 하면 ~ 그 차!” 라며 떠오르는 중타이의 대표 짝퉁차가 중타이 SR9”이다. SR9는 포르쉐 마칸의 디자인을 거의 완벽하게 모방했다. 외관 뿐 아니라 내부 디자인까지도 벤치마킹했다.

중타이SR9를 바라보는 포르쉐 임원
2016년 상아이모터쇼에서중타이 SR9를 바라보는 포르쉐 임원

독일 포르쉐 본사 임원은 2016년 상하이 모터쇼에서 중타이 SR9를 보고 난감한 표정을 짓는 사진이 화제가 될 정도였다. 중타이 SR9는 출시하자마자 3일 만에 2만대를 판매하는 등 엄청난 판매대수를 기록했다. 이후 포르쉐가 소송을 진행하면서 중국에서 짝퉁차 비난이 일면서 판매량이 급감했다. 아울러 내구성 문제도 불거졌다. 중타이는 포르쉐 외관은 따라했지만 포르쉐의 내구성까지는 제대로 따라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루펑X7, 랜드로버
루펑X7, 레인지로버 이보크

3. 루펑X7 vs 레인지로버 이보크

최근 몇 년 사이 중국 짝퉁스타로 이름을 날린 브랜드가 바로 루펑자동차. 루펑의 대표 SUV X7은 레인지로버 이보크 짝퉁으로 유명하다.  2011년 이보크가 나오고 2년 뒤 루펑은 곧바로 이보크 디자인을 쏙 빼 닮은 루펑 X7을 출시했다. 랜드로버 측은 2년을 참다가 "X7이 이보크 디자인 설계를 복제해 지적재산권을 침해하고 불공정 경쟁을 초래했다"는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루펑자동차도 여기에 맞서 "X7모델은 자체적으로 디자인 특허권을 보유하고 있다"며 이보크 짝퉁을 부인했다. 3년에 걸친 소송 끝에 중국 법원은 랜드로버 손을 들어줬다. 이후 루펑자동차 X7은 생산이 중단됐다.

이렇듯 중국 자동차 브랜드의 해외 유명 모델의 외관 베끼기가 전형적인 짝퉁차 트렌드였다. 문제는 외관 뿐 아니라 내부 디자인,부품 심지어는 이름까지 따라하는 비도덕적 행보도 이어나가고 있다.

 

<내부 베끼기>

중타이 자동차 Z700 내부
2015년 12월 출시된 중타이 자동차 Z700 내부

이 차의 내부만 본다면 '차를 좀 안다'하는 사람들은 모두 아우디의 A6L의 내부라고 호언장담할 것이다. 하지만 이 차 내부의 모습은 베끼기 대가로 중국에서 명성이 자자한 2015년 12월 나온 중타이자동차 Z700이다. 중국에서는 중타이에게 3일의 시간을 주고 당신의 드림카의 모습을 보여주기만 한다면  5만 위안짜리 폭스바겐, 10만 위안짜리 롤스로이스를 탈 수 있다는 말이 나온다. 

 

강화서풍의 S7
장화이자동차 SUV S7 실내

프리미엄 브랜드를 보유한 독일 자동차는 늘 짝퉁 피해자가 되어 왔다. 2017년 6월 나온 장화이자동차 S7 역시 어느 독일 브랜드의 차형을 그대로 따라한 것을 알 수 있다. 정답은 벤츠 E클래스다. 

 

<자동차 기술 베끼기>

하버 H6
하버 H6
혼다 CR-V
혼다 CR-V

중국 SUV 명가로 불리는 장성자동차 1세대 하발 H6 하체를 올려보면 장착된 대다수 부품이 혼다 CR-V와 굉장히 유사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하발 H6 섀시는 혼다의 CR-V와 거의 같아 보일만큼 유사하다. 하부 암스윙부터 크로스바까지 설계가 혼다 CR-V를 벤치마킹한 것을 알 수 있다.

장안 CS75
장안 CS75
토요타 RAV4
토요타 RAV4

이 밖에도 장안자동차 CS75의 섀시 역시 도요타 RAV4의 흔적이 역력하다. 이외에도 장안의 RAETON(睿骋)은 도요타 캠리의 섀시와 거의 일치한다. 

 

<이름 베끼기>

야생마 F99
중국의 야생마 F99

포드의 머스탱(야생마)이 중국 내에서는 야생마로 불리지 못한다. 오로지 영문 머스탱이라는 이름으로 불려야 한다. 그 이유는 중국에 이미 촨치(川汽)자동차에  '야생마'로 불리우는 자동차 모델이 있다. 촨치는  포드 머스탱보다 먼저 판매를 시작했다고 주장한다. 포드는 1964년 머스탱을 생산헀지만 포드가 중국에서 야생마 이름을 쓰지 못하는 것은 촨치가 발빠르게 모델 이름 등록을 먼저 해버렸기 때문이다.

중국의 로터스 L5
중국 로터스 L5

영국의 브랜드인 로터스 또한 중국에서는 로터스라는 이름을 사용하지 못한다. 그 이유는 포드와 비슷하게 중국 내에서 '청년루터스'라는 이름으로 먼저 상표등록을 해두었기 때문이다.

일본 도요타, 폭스바겐 비틀
일본 도요타5A, 폭스바겐 비틀

사실 짝퉁차는 중국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한국도 과거 이런 오명을 지울 수 없다. 자동차 선진국인 일본도 마찬가지다.

지금은 명실상부한 일본 정상의 자동차 브랜드 토요타 역시 창업 초기에는 수 많은 짝퉁차를 만들어 냈다. 포드, 쉐보레, 볼보, 폭스바겐 모두 도요타가 벤치마킹을 했던 브랜드다. 하지만 현재 토요타는 확실한 자신만의 디자인을 구축하고 도요타만의 자동차를 만들어내고 있다. 이처럼 같은 밴치마킹이라고 하더라도 누군가의 성공을 본 받고자 하는 연구개발이 아닌 그저 남의 것을 그대로 옮기고 베끼는 짝퉁은 발전이 없는 실패로 가는 지름길이다.

중국 비야디와 지리자동차의 경우, 과거에는 짝퉁차를 만들기에 급급했지만 현재는 독자적인 모델로 세계적인 자동차 브랜드로 발돋움했다.

비야디 자동차 唐
비야디 자동차 唐

최근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중국 토종 브랜드들은 중국 제조에서 중국 독창성”으로 발전하고 있다. 2010년 이후 짝퉁 대국에서 벗어나 중국의 디자인과 혼을 닮은 자동차를 만들고 있다. 그런 점에서 한국의 현대기아차는 한국의 혼과 전통 디자인을 담은 자동차를 언제쯤 만들지 궁금해진다.

 

김민영 에디터 carguy@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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