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능 캐딜락 ATS-V의 도발, BMW M3 떨고 있니
고성능 캐딜락 ATS-V의 도발, BMW M3 떨고 있니
  • 카가이 취재팀
  • 승인 2016.07.13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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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홍재 모빌리스타 에디터>  carguy@globalmsk.com

BMW M3, 벤츠 AMG C63을 위협하는 차가 GM에서 나왔다. 믿기 어렵겠지만 사실이다. 고성능 경쟁구도에 변화가 생겼다는 사실 만으로도 흥미로운 일이다.

캐딜락은 미국에서 성공한 럭셔리 브랜드지만 독일 브랜드 고객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많은 연구를 한다. 콤팩트 세단 ATS는 캐딜락의 오랜 연구와 고민의 결과물이다. ATS는 BMW 3시리즈(E46)를 벤치마킹 해서 만들었다. 출시 당시 센세이션을 일으켰지만 6단 자동변속기의 퍼포 먼스가 생각보다 떨어져서 큰 호응을 얻지는 못했다. 독일차와 겨루기 위해 캐딜락의 전략은 고성능 으로 방향을 돌렸다. 몇 년 전부터 독일의 고성능 버전인 BMW M 및 벤츠 AMG와 경쟁하기 위해 V 라는 해답을 제시했다. 캐딜락 ATS-V는 M3와 AMG C63을 겨냥한 차다. 미국차가 독일의 슈퍼 퍼포먼스 세단을 노리다니. 상상이 가지 않는 일이었지만 실제로 ATS-V를 타고 난 후에 놀랄만한 퍼포먼스로 인해 충격에 빠졌다.

일반 ATS와 같은 듯하면서도 많이 다르다.


완성도 높은 파워트레인


엔진은 캐딜락 라인업에서 보편적으로 쓰는 3.6L 유닛에 트윈터보를 달아 470마력을 뿜어낸다. 엄 청난 수치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일반 3.6L에 많은 보강이 이뤄졌다. 내구성까지 완벽하고 냉각 기 능도 완벽에 가깝다. 출력 감성도 매우 좋아서 토크 밴드도 고르고 전 회전 영역에서 만족스러운 성능을 발휘한다. 데드존도 없다. 이런 미국차는 처음이다. 단점도 있다. 회전수가 6500rpm까지인데 기어비가 짧아서 6500rpm 도달이 너무 빠르다. 수동 모드가 큰 의미가 없다. D에 놓고 깊숙이 가속 페달을 밟기만 하면 빠른 속도가 나온다. 로직 수준이 기대 이상으로 높다. 캐딜락이 맞나 싶었지만 사실이었다.

엔진이 아무리 좋아도 변속기가 제 성능을 내지 못하면 무용지물이다. ATS-V는 자동 8단 변속기 를 쓰는데 외계인 기술이 숨어 있다. 독일 브랜드들이 투자한 듀얼 클러치 변속기보다 변속이 더 빠르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변속기 중에 속도로 치면 최상위권이다. 470마력의 힘을 눈 깜짝할 사이 에 도로로 연결시켜주는 체결력이 아주 부드럽고 세련됐다. 듀얼 클러치가 주는 맛이 오히려 거칠고 구시대적인 느낌으로 다가올 정도다. 북미 테스트자료를 보면 몇몇 테스트에서는 BMW M3·M4와 AMG C63 S보다도 더 빠른 데이터를 기록했다.

GM의 마그네틱 라이드 콘트롤 서스펜션을 적용해서 서스펜션의 반응을 도로에 맞게 최적화 한다. 응답성은 양산차가 아닌 고성능 차답게 빠르다. 승차감도 좋다. 섀시의 강성도 엄청나다. 뒷부분 은 고성능 뒷바퀴굴림 모델답게 잘 따라 붙는다. 트랙모드에서는 리어 슬립을 약간 허용하는데 고성 능 뒷바퀴굴림 주행을 즐긴다면 재미있는 요소 중 하나다. 코너링 성능도 훌륭하다. 서킷 기록이 이 를 증명한다. 제동성능은 큰 차이로 독일 경쟁차들보다 낫다. 카본 세라믹 디스크도 아닌데 이런 제 동성능을 발휘한다. 차의 전체적인 밸런스가 아주 좋다는 뜻이다.

요즘 고성능 모델로는 흔치 않게 수동 모델도 갖췄다. (국내는 자동 변속기만 판매)


고성능 모델이라는 사실을 단번에 알 수 있는 시트.

성능은 만족스러우니 필요한 것은 입소문


ATS는 콤팩트하고 디자인이 뛰어나지만 뒷좌석 공간은 그리 넓지 않다. 과거 동급 모델과 비교하면 그리 큰 차이는 아니지만 최신 경쟁 모델은 너무 커졌다. 이제 3시리즈나 A4는 준중형 급이 아니라 중형이라 불러도 될 정도로 체격을 키웠다. ATS도 경쟁력을 키우려면 차기 모델은 공간을 키워야 한 다. 여유가 부족한 뒷좌석과 달리 운전석은 공간이 충분하다. 시팅 포지션도 좋아서 운전할 때 자신감이 붙는다. 시트는 레카로인데 디자인도 멋있고 앉았을 때 느낌도 좋다. 이런 멋진 시트는 밖에서도 볼 수 있어야 한다. ATS-V 오너라면 시트가 잘 보이도록 썬팅은 하지 않는 게 나을 듯하다.

이런 고성능 차는 일반 모델과 차별화되는 포인트가 확실해야 한다. ATS-V는 ATS와 차이가 은근히 크다. 보닛과 범퍼 좌우에는 냉각 덕트가 자리잡았다. 리어에는 거대한 날개와 디퓨저가 있다. 머플러도 고성능을 상징하듯 4개로 구성했다. ATS 기본 모델도 디자인이 꽤 개성적인데 ATS-V 는 그보다 더 과격하고 독특하다. 시각적 고성능 분위기는 경쟁 모델을 압도한다. 캐딜락의 최근 전략은 과거와는 많이 다르다. 특히 V시리즈는 앞으로 싸게 팔 계획은 없다 고 한다. 미국 시장에서는 차를 덜 팔더라도 제 값을 받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드러낸다. 충분히 수긍할 수 있는 부분이다.

아직 독일차에 미치지 못하는 부분도 없지는 않다. 독일차는 신차의 실내 냄새까지 엔지니어링 한다. 반면 미국차는 이런 곳에 투자를 하지 않아 신차 냄새가 그리 감성적이지 않다. 또 하나는 운전의 재미다. 차는 엄청 빠르고 설계도 잘 했지만 운전자가 느낄 수 있는 스릴은 다소 부족하다. 스티어링 휠의 그립이 약한데 커버를 씌우면 쉽게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다. 그 렇지만 멋있는 알칸타라를 덮어 버리니 가린다고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 가장 아쉬운 점은 배기음이다. 고성능 차량인데 배기음이 약하다. 오직 실내에 울려 퍼지는 가상의 엔진 사운드만 나올 뿐이다. 열혈 마니아라면 애프터마켓 배기로 바로 교환하는 게 나을 듯하다. 이런 부분 만 보완 한다면 고성능 시장에서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하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다.

ATS-V는 독일 고성능차를 타도할 수 있는 캐딜락의 숨겨진 병기다. 숨겨졌다고 표현한 이유는 입소문이 많이 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런 차가 입소문이 나려면 타는 사람이 많아지거나 밤에 쏘면서 달리는 차가 등장해야 한다. 캐딜락 오너들은 독일차 오너들과 특성이 달라서 도로에서 마주치기가 쉽지 않다.

지금까지 이런 미국차는 드물었다. 캐딜락은 이런 차를 만들기 위해 V를 탄생시켰고 꾸준 히 키워왔다. 물론 현존하는 CTS-V와 과거 CTS-V도 엄청난 물건이었지만 독일 소비자들의 마음을 끌어당기지는 못했다.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ATS-V가 등장해 V 라인업이 늘었다. 입 소문만 잘 탄다면 M3와 AMG C63에 쏠린 시선을 충분히 돌릴 만하다.



서킷에서 최적화된 성능을 발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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