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차 멸종 위기..소형 SUV에 밀려 10만대 벽 깨진다
경차 멸종 위기..소형 SUV에 밀려 10만대 벽 깨진다
  • 남현수 에디터
  • 승인 2019.07.27 08:00
  • 조회수 49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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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쉐보레 스파크, 기아 모닝, 기아 레이
위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쉐보레 스파크, 기아 모닝, 기아 레이

경차가 멸종 위기다. 소형 SUV 인기에 밀리면서 판매가 곤두박질치고 있다. 소형 SUV 붐 이외에 3종류 뿐인 단순한 모델 라인업과 혜택 축소도 영향을 준다. 여기에 아직도 큰 차를 선호하는 사회적 분위기도 한 몫 한다. 

최근 국내 자동차 시장이 소형 SUV 열기로 후끈 달아오르면서 생애 첫 차로 등장하고 있다. 그동안 서민의 발이 돼 주던 경차는 점점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1991년 국민차 보급 정책의 일환으로 탄생한 경차는 1990년대말  IMF 경제 위기를 거치며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는 세그먼트가 됐지만 최근 분위기가 달라졌다. 경차가 설 자리가 날이 갈수록 줄고 있다.

2013년 연간 판매 20만대를 돌파했던 경차는 지난해 14만5839대로 곤두박질 쳤다. 올해 상반기 판매된 경차는 총 5만6219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6만1124대)에 비해 8.0% 감소했다. 반면 2013년 9215대에 불과했던 소형 SUV 시장은 지난해 15만5041대로 폭풍성장을 거듭했다.

현재 국내에서 경차 판매량 1위 모델은 기아 모닝이다. 상반기 2만4094대가 판매됐다. 그 뒤를 기아 레이 1만634대, 쉐보레 스파크 1만5776대 순으로 쫓고 있다. 문제는 기아 레이(11.8% 증가)를 제외한 기아 모닝, 쉐보레 스파크가 각각 18.6%, 6.6%씩 급감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경차 연간 판매가 10만대를 넘기지 못하는 첫 해가 될 가능성도 있다고 예상한다.

기아차, ‘2019년형 모닝’출시
기아차 모닝

경차 판매량은 왜 갈수록 줄까? 10년 째 딱 세가지 모델 뿐인 경차가 SUV 중심의 시장 트렌드를 쫓아가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내 판매되는 경차는 기아 모닝, 기아 레이, 쉐보레 스파크 등 3종이다. 경차 시장이 활발한 일본의 경우 최근 자동차 시장의 트렌드로 자리잡은 SUV를 경차로 만들어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대표적으로 스즈키 짐니를 예로 들 수 있다. 국내 판매되는 경차는 해치백 스타일의 기아 모닝과 쉐보레 스파크, 그리고 박스카 기아 레이 뿐이다. 경차 시장을 활성화 시키기 위해선 모델의 다양성을 고려해 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광주형 일자리 창출에 따라 경차 SUV 생산 가능성도 있지만 말 그대로 가능성일 뿐이다.

더 뉴 스파크
쉐보레 더 뉴 스파크

경차 구매의 대표적 이유는 경제성이다. 2004년 정부가 경차 판매 활성화를 위해 각종 혜택을 만들었다. 덕분에 취등록세 면제, 책임 보험료 할인, 고속도로 및 유료도로 통행료 50% 할인, 공영주차장 할인 등 생활 곳곳에서 경차만을 위한 혜택을 누릴 수 있었다. 그러나 2019년 1월 1일 부로 경차를 구매해도 취등록세를 일부 내도록 지방세특례제한법이 개정됐다. 다만 경차는 비영업용 승용차에 부과되는 7%의 취등록세보단 낮은 4%를 부과 받는다. 여기에 50만원까지는 공제를 받을 수 있다. 따라서 1500만원대 최고급 트림에서 10만원 내외의 세금이 발생한다. 그럼에도 이전에는 없었던 부담이라 판매량에 영향을 줄 수 밖에 없다.

꽤나 험한 오프로드도 능숙하게 오른다
경차로도 나오는 스즈키 짐니

자동차 제조사는 대당 판매 수익이 낮은 경차 판매 보다는 대당 단가가 높아 판매 수익이 더 큰 소형 SUV로 소비자의 눈길을 돌리고 있다. 경차 시장을 살리기 위해선 기업과 소비자의 상생이 필요하다.

먼저 제조사는 개발 방향성을 바꿔야 한다. 경차 규격은 그대로 유지하고 실내 소재와 인테리어를 고급화한 프리미엄 경차 시장을 만들어 내야 한다. 소비자들의 용도와 취향을 고려한 다양한 모델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요즘 1인가구 소비자들은 경차나 소형차라도 고급스런 내장재를 선호한다. 기존 해치백이나 박스카와 같은 고리타분한 경차가 아닌 SUV, 스포츠카, 오픈카 등 소비자들이 돈을 더 지불하고서라도 구매하고 싶은 욕구를 자극하는 경차를 내놓아야 한다. 가격은 지금보다 오르겠지만 소비자들은 다양한 차를 선택 할 수 있고, 제조사는 판매단가가 오른다는 장점이 있다.

소비자 인식 변화도 필요하다. 주변 시선을 의식해 큰 차, 옵션 많고 화려한 차가 아닌 나의 라이프 스타일에 적합한 모델을 선택해야 한다. 남에게 과시하기 위한 자동차가 아닌 경제적이고 실용적인 소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제조사와 소비자 모두가 윈윈하는 방법이다.

남현수 에디터 hs.nam@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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