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비싸도 타고 싶은 매력 디자인…레인지로버 이보크
[시승기]비싸도 타고 싶은 매력 디자인…레인지로버 이보크
  • 남현수 에디터
  • 승인 2019.08.16 08:00
  • 조회수 5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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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드로버 레인지로버 이보크 퍼스트에디션 D180 MHEV
2020 랜드로버 레인지로버 이보크 퍼스트에디션 D180 MHEV

2세대 이보크가 8년 만에 매력적인 디자인으로 돌아왔다.

1세대 이보크는 2008년 선보인 LRX 콘셉트카를 그대로 양산차로 옮겨 2011년 출시했다. 당시만해도 혁신적인 디자인에 가장 아름다운 SUV로 꼽히기도 했다. 이보크가 나오기 전까지 랜드로버는 직선 위주의 디자인을 주로 사용해 오프로더 느낌이 강했다. 이보크를 필두로 이후 출시된 랜드로버 모델들은 세련된 디자인뿐 아니라 첨단 전장 기술을 과감히 도입했다. 잔 고장의 원인이 됐지만 프리미엄 브랜드 다운 도전으로 얼리 어답터 소비자들에게 환영을 받았다.

랜드로버 레인지로버 이보크 퍼스트에디션 D180 MHEV
미래지향적이었던 디자인에 세련미까지 더했다

지난해 등장한 2세대 모델은 더욱 매끈한 디자인으로 거듭났다. 한 발 먼저 나온 중형 SUV 벨라를 작게 축소한 모양새다.

이보크는 레인지로버 내에서 가장 작고 저렴한 모델이다. 적당한 가격과 부담스럽지 않은 크기로 1세대 이보크는 8년 동안 글로벌 시장에서 77만대 이상을 판매 할 수 있던 계기가 됐다. SUV 전문 프리미엄 브랜드에 입문하는 엔트리 역할을 톡톡히 수행했다다.

랜드로버 레인지로버 이보크 퍼스트에디션 D180 MHEV 외관
레인지로버 이보크 퍼스트에디션 D180 MHEV 외관

1세대 이보크 디자인 특징인 상승하는 벨트라인과 큰 휠하우스, 극단적으로 짧은 앞뒤 오버행은 그대로 유지했다. '벨라 축소판'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벨라 디자인 모태가 1세대 이보크다.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의 논리일 뿐이다.

날카로운 헤드램프와 테일램프는 최신 레인지로버 패밀리룩이다. 높이 치솟은 펜더는 20인치 휠을 품고 있다. 측면은 뒤로 갈수록 벨트라인이 상승한다. SUV지만 달려나가기 위해 한껏 웅크린 자세다. 낮은 전고와 전장에 비해 넓은 전폭 역시 이보크의 날렵한 자세를 만드는데 한 몫 한다. 바짝 치켜 올린 리어 범퍼 하단에 위치한 디퓨저가 서 있어도 마치 달리는 듯한 역동적인 느낌을 준다.

히든타입 도어핸들은 미래지향적인 느낌을 더한다
히든타입 도어핸들은 미래지향적인 느낌을 더한다
레인지로버 이보크 퍼스트에디션 D180 MHEV 실내
레인지로버 이보크 퍼스트에디션 D180 MHEV 실내

첨단 기술도 듬뿍 달았다. 자동 전개식 도어 핸들을 열고 실내로 들어오면 고급스러움이 배가 된다. 12.3인치 풀 디지털 계기반과 10.2인치 디스플레이 2개로 구성된 터치 프로 듀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기존 물리 버튼을 2개의 디스플레이에 통합했다. 위쪽에 위치한 화면은 일반적인 차량에 달린 것과 비슷하다. 내비게이션을 보거나 미디어를 조작할 수 있다. 아래에 위치한 디스플레이는 차량 설정을 담당한다. 버튼이라면 별도의 동그란 다이얼을 2개가 전부다. 공조기를 조작할 땐 온도와 풍량을 조절할 수 있다. 다이얼을 한 번 누르면 열선시트 단계를 조절하도록 그래픽이 바뀐다. 레인지로버가 자랑하는 터레인 리스폰스 역시 동일한 다이얼로 조작한다. 아쉬움은 더운 여름 쾌적함을 더하는 통풍시트가 빠진 점이다. 가격을 감안하면 이해하기 어려운 옵션 부재다. 

럭셔리 SUV다운 각종 편의장비가 돋보인다
카메라를 활용한 룸미러는 각도조절이 자유롭다
카메라를 활용한 룸미러는 각도조절이 자유롭다

계기반과 2개의 센터 디스플레이 외에도 이보크에는 숨겨진 디스플레이가 하나 더 있다. 클리어 사이트 룸 미러는 루프 꼭대기에 위치한 샤크안테나 카메라를 통해 후방 영상을 보여준다. 각도와 밝기 조절이 가능하다. 적응하는데 시간이 좀 필요하다. 룸미러 아래에 위치한 버튼을 누르면 일반적인 거울 형태로 사용 할 수 있다.

1세대에서 사용하던 전자식 원형 다이얼 변속기 대신 기어봉으로 바뀌었다. 눈에 띄는 변화다. 변속기 좌우 공간을 훵 하니 비워놓고 활용하지 못한 것은 고민이 필요할 듯하다. 대신 아래쪽 디스플레이 뒤로 숨겨진 수납공간을 마련했다.

기대이상의 넉넉한 공간을 보여준다

2열 공간은 소형 SUV 중에서 넓은 축에 속한다. 이전 모델 대비 21mm 길어진 휠베이스 덕이다. 2열 시트에 성인 남성이 앉아도 부족하지 않다. '날렵한 외관 때문에 공간이 비좁지 않을까'라는 생각은 기우에 불과했다. 무릎공간이나 헤드룸에서 부족한 모습은 찾을 수 없다. 트렁크 용량도 넉넉하게 챙겼다. 기본 591L에서 40:20:40으로 폴딩되는 2열 시트를 접으면 최대 1383L까지 확장할 수 있다.

2.0L 디젤엔진은 진동, 소음을 잘 잡았다
2.0L 디젤엔진은 진동, 소음을 잘 잡았다

시동을 걸면 아득히 엔진 소리가 들려온다. 디젤인데도 불구하고 프리미엄 브랜드답게 방음에 많은 신경을 썼다. 진동도 잘 잡아냈다. 직경이 큰 스티어링휠을 잡아도 잔 진동이 느껴지지 않는다. 직렬 4기통 2.0L 인제니움 터보 디젤 엔진은 최고출력 180마력, 최대토크 43.9kg.m를 발휘한다. ZF 9단 자동 변속기와 짝을 이룬다. 출력은 넉넉하다. 다만 반박자 느리게 반응하는 가속페달은 스포츠 드라이빙의 장애물이다. 운전자가 원하는 타이밍에 재까닥 반응하지 못한다. 마치 힘을 모으고 있다가 한 번에 내보내는 느낌이다.

코너에서는 오버행이 짧은 스포츠카 느낌도 난다. 앞 코가 돌고 재빨리 뒷바퀴가 쫓아오는 식이다. 날렵한 디자인에 비해 느릿느릿 반응하는 스티어링휠 반응은 다분히 SUV스럽다. 좀 더 스포츠카스러운 세팅을 요구하는 건 기자만의 바램일까.분명 이보크는 SUV인데 말이다.

예쁜 외모를 지녔지만 SUV의 역할은 잊지않았다

레인지로버의 자랑인 터레인 리스폰스2는 다이나믹, 에코, 컴포트, 잔디/자갈/눈, 진흙/요철, 모래/암반 등 다양한 주행 모드를 마련했다. 험로를 주파하는 사륜구동 SUV의 전통을 지켜간다는 의지다. 특히 이보크는 600mm 수심도 도강이 가능할 만큼 든든한 오프로드 능력을 갖췄다.

2세대 이보크의 또다른 특징은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이다. 통상 12V의 배터리가 장착되는 것과 달리 용량이 큰 48V배터리와 18kWh 출력의 '벨트 인티그레이티드 스타트 제너레이터'를 달았다. 사실상 '오토스탑' 기능을 확장한 것으로 전기차 모드는 없다. 연비 향상에 극적인 효과는 주지 못하지만 시동을 걸지 않아도 에어컨을 동작하거나 오토스탑 지속 시간을 늘리는데 충분한 효율을 보여준다. 특히 17km/h 이하의 속도에서 브레이크를 밟으면 재빠르게 시동을 끈다. 이런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 덕분에 2세대 이보크는 5% 연비 향상을 이뤄냈다. 복합연비는 11.9km/L다.

풍부한 주행안전사양을 갖췄지만 성능은 아쉽다
풍부한 주행안전 사양을 갖췄지만 성능은 아쉽다

최신 반자율 주행 시스템도 아낌없이 담았다. 대신 운전자가 안심할 수 있을 만큼의 안정감은 보여주진 못한다. 앞 차와의 간격 유지는 잘해내지만 다소 반응이 신경질적이다. 급가속과 급제동을 반복해 차량에 탑승한 승객의 스트레스를 유발할 수도 있겠다. 차선 유지는 한 가운데를 유지하며 달리지 않고 양쪽 차선을 핑퐁하듯 움직인다. 운전자의 졸음을 보조해주는 수단으로는 부족함이 없다.

랜드로버 레인지로버 이보크 퍼스트에디션 D180 MHEV
변화, 로맨틱, 성공적...하지만 가격은

2세대로 돌아온 이보크는 1세대에서 지적됐던 단점을 개선하고 마일드 하이브리드를 얹었다. 변화는 성공적이다. 1세대 모델이 떠오르지 않을 만큼 제대로 변신했다. 다만 6710만원부터 시작하는 높은 가격은 구매를 망설이게 한다. 시승 모델은 무려 8200만원이다. 이보크는 레인지로버 입문형 모델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신차 효과가 끝날 연말께는 1천만원에 육박하는 프로모션이 진행되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이럴 경우 프리미엄 SUV를 장만하려는 소비자라면 과감히 지갑을 열어도 좋을 듯하다. 

한 줄 평

장 점 : 도심과 너무 잘 어울리는 럭셔리 디자인

단 점 : 소형 SUV라고 하기엔 너무 비싼 가격

 

2020 레인지로버 이보크 퍼스트에디션 D180 MHEV

엔진

2.0L 인제니움 디젤

변속기

ZF 9단 자동

구동방식

AWD

전장

4371mm

전폭

1904mm

전고

1649mm

축거

2681mm

공차중량

1985kg

최대출력

180마력

최대토크

43.9kg.m

복합연비

11.9km/L

시승차 가격

8200만원


남현수 에디터 hs.nam@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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