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억4천만원 'ILOVEYOU' 번호판 보셨나요..홍콩의 이색 번호판
2억4천만원 'ILOVEYOU' 번호판 보셨나요..홍콩의 이색 번호판
  • 김민영 에디터
  • 승인 2019.08.10 08:00
  • 조회수 409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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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홍콩

홍콩은 아시아 무역의 중심지인 만큼 다양한 사람과 다양한 차종을 볼 수 있다. 이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따로 있다. 바로 특이한 각양각색 자동차 번호판이다. 2000년 이후  급속한 경제 발전으로 홍콩 사람들은 좋은 차를 사고 싶어 할 뿐 아니라 특별한 번호판을 구매하고 싶어 한다. 왜 그럴까!

홍콩 자동차
홍콩 자동차

홍콩의 자동차 딜러들은 자동차 번호판을 가지고 경매를 붙이기 다반사다. 홍콩 부호들은 특별한 번호판을 달기 위해 큰 돈을 쓰는 것을 개의치 않는다. 중국 내에서 현재 가장 비싸게 팔린 번호판은 5개의 9가 있는 “99999”으로 320만위안 (55천만원)이다. 홍콩의 번호판은 다른곳과 마찬가지로 숫자로 구성된 번호판도 있지만 자동차 등록 주소지 숫자가 아닌 러 알파벳으로 이루어진 번호판도 존재한다. 대표적인 게  'I LOVE YOU' 번호판이다.

숫자 1을 번호판으로 달고 있는 자동차
숫자 1을 번호판으로 달고 있는 자동차

홍콩 번호판이 다른 나라와 차이가 나는 것은 번호판 규제가 비교적 약하기 때문이다. 홍콩은 영어 번호판을 사용하기 이전에는 1~9까지의 숫자 번호판이 가장 특별하고 비싼 번호판이었다. 1번부터 9번까지 한 자릿수 번호판은 각각 가격이 달랐지만 모두 1000만위안 (17) 이상의 가격에서 거래됐다. 20069월 홍콩 교통 운수부는 자체 차량등록번호 지정을 시작하면서 숫자 번호판에서 영문 번호판을 허용하기 시작했다. 이후 홍콩 부호들은 좋은 의미를 가진 숫자 번호판을 넘어서서 번호판이 모두 영어로 구성된 세상에 하나뿐인 영어 번호판 등록을 원했다. 번호판 경매는 홍콩 정부에서 1973년 복권 기금 마련을 위해 시작했는데 2006년 처음으로 개인 맞춤형 번호판 경매를 도입했다. 경매에서 낙찰된 대금은 모두 사회공헌으로 환원돼  자신의 부를 과시하는 것뿐 아니라 사회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취지다. 홍콩 시내를 돌아다니다보면 다양한 영어 번호판을 발견할 수 있다. 자동차 뿐만 아니라 자전거도 번호판을 달고 있는데, 어쩌면 차량 가격보다 번호판 가격이 더 비싸 배가 배꼽보다 큰 경우도 많다.

홍콩을 의미하는 HK와 숫자를 조합한 번호판을 달고 있는 자동차
홍콩을 의미하는 HK와 숫자를 조합한 번호판을 달고 있는 자동차

홍콩에서 이렇게 번호판을 개인 맞춤형으로 제작하는 것은 이제 흔한 일이다. 많은 사람들은 홍콩을 의미하는 HK에 추가적으로 숫자를 조합하거나 영어 번호판을 제작한다.2006년 이후 금까지 가장 비싼 값에 경매된 번호판은 ‘999HK’이다.  낙찰가는 무려 87천 홍콩달러 (1132만원)이다. 중화권에서 9는 건강하다, 장수하다는 뜻인 久자와 발음이 같다. 이런 이유로 9자가 들어간 번호판은 비싼 가격에 낙찰된다. 현재 가장 비싼 가격에 거래될 것으로 여겨지는 번호판은 'HK1997'이다. 1997년에 홍콩이 중국으로 반환됐기 때문이다. 몇 년 전 이 번호판은 '45억'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홍콩의 부호 라우의 아내 간비 자동차의 번호판 'I LOVE YOU'
홍콩의 부호 라우의 아내 간비 자동차의 번호판 'I LOVE YOU'
'FACEBOOK'이라는 번호판을 달고있는 자동차
'FACEBOOK'이라는 번호판을 달고있는 자동차

영문 번호판의 예를 들면 영화배우 주윤발의 차량 번호판은 CF1955이다. 그의 출생 연도가 1955년이라서다. 홍콩 재벌 라우는 부인인 간비에게 'I LOVE YOU’ 번호판을 선물했다. 가격은 무려 140만위안 (24천만원)이다. 이외에도 특이한 영문 번호판은 ‘CCTV’, ‘FACEBOOK’, ‘BOY BOY’, ‘DONKEY’, ‘DREAMER’, ‘THINKER’ 등 다양하다.

'VIP VIP'라는 번호판을 달고 있는 자동차
'VIP VIP'라는 번호판을 달고 있는 자동차

영문 번호판은 자신이 원하는 알파벳으로 자신만의 번호판을 만들 수 있지만 제약 조건도 있다. 우선  8글자 이상을 넘길 수 다. 아울러 비속어로 사용되는 단어를 쓸 수 없다. 숫자0과 알파벳O등 서로 헷갈릴 수 있는 알파벳과 숫자 조합도 불가능하다. 이런  나만의 맞춤 번호판은 자신이 원하는 번호판 숫자와 알파벳을 홍콩 교통 운송부에 신청하고 경매를 통해 구매할 수 있다. 경매가는 최소 5000 홍콩달러 (70만원)부터 시작한다. 자동차 번호판은 양도가 가능하지만 구매 후 15년이 지나면 다시 경매에 내놓아야 한다.

뒷면이 노란바탕에 검은 글씨로 적혀진 홍콩 번호판
뒷면이 노란바탕에 검은 글씨로 적혀진 홍콩 번호판

또 홍콩의 번호판은 앞뒤 색이 다르다. 앞에는 흰색 바탕에 검은 글씨, 뒤에는 노란색 바탕에 검정 글씨이다. 그 이유는 일방통행이 많은 홍콩에서 일방통행 골목으로 진입할 때 혼동에 의한 역주행을 막기 위해서라고 한다. 골목에 집입한 이후 앞차의 번호판이 노란색이면 제대로 주행하는 것이고 흰색이면 자신이 반대 방향으로 진입한 것을 알 수 있다.

이처럼 홍콩은 번호판에 대한 규제가 적어 많은 홍콩 사람들이 번호판으로 자신의 개성을 드러낸다. 규제가 풀리면 그만큼 다양한 비즈니스(번호판 경매)가 창출된 셈이다. 이는 다른 곳에서 볼 수 없는 홍콩만의 특이한 거리 풍경을 만들어 냈다. 

 

김민영 에디터 carguy@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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