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기본기 탄탄..더 뉴 말리부 2.0터보 vs 1.35 비교시승
[시승기]기본기 탄탄..더 뉴 말리부 2.0터보 vs 1.35 비교시승
  • 홍성국 에디터
  • 승인 2019.08.19 08:00
  • 조회수 16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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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을 가고싶던 영락없는 미국차
2016년 올 뉴 말리부의 상품성 개선 모델인 쉐보레 '더 뉴 말리부'
2016년 올 뉴 말리부의 상품성 개선 모델인 쉐보레 '더 뉴 말리부'

"달리고,돌고,서고 정말 기본기는 탄탄한데..인테리어만 쏘나타 닮았으면.." 쉐보레 더 뉴 말리부를 시승하고 느낀 총평이다., 

2016년 9세대로 진화한 말리부가 작년 11월 부분변경 모델인 더 뉴 말리부로 돌아왔다. 동일 세그먼트 상에서 가장 단단한 하체로 뭇 소비자들을 홀렸던 말리부다. 다운사이징의 진수를 보여주는 1.35T 가솔린 모델은 적은 배기량 덕에 연비가 좋고 아울러 자동차세 등 유지비가 저렴해 구매자의 호평이 이어진 모델이다. 2.0터보 가솔린 모델은 강한 힘으로 무장해서 운전의 재미를 보장한다. 6000만원대 캐딜락 CTS에 달린 것과 같은 고성능 터보 엔진이다. 

말리부는 모든 게 큼직큼직한 미국답게 디테일보다는 중형 세단이 요구하는 기본기에 집중한다. 잘 닦인 아스팔트 평야를 수 백 또는 수 천km씩 달리기 위해 강한 엔진을 쓴다. 오래 달려야 하기 때문에 단단함 보단 부드러움을 추구한다. 미국차스러움의 전형이다.

반면에 오밀조밀하게 여러 국가가 모여있는 유럽은 디테일에 집중한다. 도시와 도시가 가깝고 차가 많아 강한 출력보다는 코너링에 신경를 썼다. 중세시대부터 만들어진 구불구불 돌길을 달릴때 부드러운 차는 멀미가 나기 쉽상이다. 탄탄함을 추구한다. 유럽차스러움의 전형이다.

글로벌, 지구촌 등의 단어가 나오면서 특유의 ‘스러움’이 모호해졌다. 많은 글로벌 자동차 브랜드가 소비자들의 마음을 훔치기 위해 자신만의 아이덴티티를 내려놓고 있다. 실제로 BMW는 특유의 단단함을 많이 내려놓고 부드러움을 택했다. 쉐보레는 단단한 하체와 서스펜션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피는 못속인다. 유전자는 절대로 거스를 없다

말리부 센터페시아. 곳곳에 투박한 모습이 보인다.
말리부 센터페시아. 곳곳에 투박한 모습이 보인다.

말리부의 실내로 들어갔다. 여기저기에 좋은 소재를 쓰고 곳곳에 크롬 포인트를 주면서 고급스러운 느낌을 주려고 정말 많이 노력했다. 그러나 하나하나 만져보면 역시나 투박함을 감출 수 없다. 도어패널에 달린 플라스틱 마감처리가 매끄럽지 못해 끝 부분이 다소 날카롭다. 베일 정도는 아니지만 거슬린다. 

우드그레인 장식과 플라스틱 연결부위가 매끄럽지 못하다
우드그레인 장식과 플라스틱 연결부위가 매끄럽지 못하다

센터페시아 버튼은 조금 많다. 공조장치와 시트 통풍/열선 조작버튼이 한데 있어 약간 어수선하다. 그러나 사용하기는 전혀 불편함이 없다. 공조기 다이얼 윗쪽으로 파란색 포인트 라인이 들어가 있다. 그러나 그 선과 연장선 상에 있는 통풍/열선 조작버튼의 인디케이터는 주황색으로 표시돼 통일감을 망친다. 풍량을 나타내는 인디케이터도 파란색 선으로 표시되고 있다. 다른 버튼의 불빛도 '통일감 있게 파란색으로 했으면 좋지 않았을까'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버튼 표면은 우레탄 느낌을 줘 고급스럽다. 기어노브의 가죽장식과 크롬 포인트도 한 몫한다. 그러나 곳곳에 사용된 우드 그레인의 장식은 빼는게 나을 듯싶다. 갑자기 저렴해 보이는 역효과를 준다. 

이번 말리부 페이스리프트의 핵심인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사용자 인터페이스에 많은 변화를 주었다
이번 말리부 페이스리프트의 핵심인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사용자 인터페이스에 많은 변화를 주었다

말리부는 이번에 페이스리프트를 진행하면서 가장 일취월장 좋아진 게 중앙 모니터다. 선명도 뿐아니라 사용자인터페이스(UI)를 제대로 개선했다. 애플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 모두 지원하고 사용하기에도 불편함이 없다. 다만 버튼을 누르면 약간의 딜레이가 발생한다. 

스티어링 휠은 가죽으로 덮었고 적절한 두께로 운전하기 편하다
스티어링 휠은 가죽으로 덮었고 적절한 두께로 운전하기 편하다

스티어링 휠도 가죽으로 마무리했다. 적절한 두께감에 크기도 적절하다. 다만 버튼 누를 때 약간 힘을 줘서 눌러야 한다. 와이퍼와 방향지시등을 조작하는 막대는 스티어링휠과 약간 거리가 있다. 손이 작은 운전자가 운전하기엔 조금 멀 수도 있겠다. 

말리부의 뒷좌석은 패밀리 세단답게 편안하다
말리부 뒷좌석은 패밀리 세단답게 편안하다

뒷좌석은 2열 승객을 위한 에어벤트와 USB 포트 두 개 12V 아웃렛 하나를 마련해 놓았다. 패밀리 세단 다운 모습을 잘 보여준다. 등받이 각도나 시트의 푹신함도 불편함이 없다. 암레스트에는 두 개의 컵홀더가 있고 도어패널에도 널찍한 공간을 제공한다. 다분히 미국차스러운 면모다.

전체적인 실내는 꼼꼼하게 이곳저곳 신경을 썼다. 하지만 여기저기 보이는 투박함은 감출 수 없다. 불편할 정도는 아니다. 

말리부의 그릴은 차를 넓고 낮아보이게 만드는 효과를 준다
말리부 그릴은 차를 넓고 낮아보이게 만드는 효과를 준다

외관은 전세대보다 확실히 커진 느낌이다. 위 아래로 나눠 놓은 쉐보레 특유의 그릴이 밉지 않다. 되려 중앙에 크롬라인을 전조등 중앙까지 연장시키고 그 위로 상부패널을 덮었다. 차가 넓고 날렵해 보이게 만든다. 

말리부를 뒤에서 보면 로워암이 적나라하게 보이던 문제를 머플러 형상을 내려 해결했다.
뒤에서 보면 로워암이 적나라하게 보이던 것을 머플러 형상을 내려 해결했다.

후면은 리어램프 구성이 약간 바뀌었다. 또한 듀얼 머플러의 형상을 아래쪽으로 조금 내렸다. 전 모델이 뒤에서 바라봤을 때 로워암이 많이 노출된다는 지적에 따른 개선이다. 

말리부에는 19인치 콘티넨탈 타이어가 매칭되어있다.
말리부에는 19인치 콘티넨탈 타이어가 매칭되어있다.

19인치 휠에 245/40R 콘티넨탈 프로콘택트 TX를 매칭시켰다. 소음을 최소화한 승차감 위주의 사계절용 타이어다. 스포티하고 과격한 주행보다는 편안한 패밀리카를 추구하는 콘셉이다.

말리부 트렁크는 4인가족이 짐을 싣고 여행가기에 넉넉한 트렁크 공간을 지닌다
말리부 트렁크는 4인가족이 짐을 싣고 여행가기에 넉넉하다.

트렁크 공간은 4인 가족의 짐을 싣기에 부족함이 없다. 트렁크에서 뒷좌석을 접을 수도 있어 편리하다. 시트를 모두 접으면 꽤 넓은 공간이 나온다. 많은 짐 혹은 긴 짐을 싣고 돌아다니는 데도 충분하다. 

 

편의장비는 조금 아쉬워..

말리부의 편의장비는 아쉬운 모습을 자주 내비친다
말리부의 편의장비는 아쉬운 모습을 자주 내비친다

경쟁차종과 더불어 편의장비가 대거 채택되면서 상품성을 높였다. 사각지대 경보 시스템, 주차보조 시스템 능동형 크루즈 컨트롤 긴급제동 등 동급에서 찾아보기 힘든 능동형 보조 시스템을 갖췄다. 

그러나 실제 사용하면서 불편함이 하나둘씩 발생한다. 우선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은 발진시 악셀을 꽤 많이 전개한다. 막히는 길에서 옆에 차가 언제 끼어들지 모르는 상황에서 발진하는 속도가 다소 두렵다. 설정을 마련해 부드럽게 출발하도록 바꿀수 있으면 좋겠다.

또 차선 유지장치는 차선 가운데로 가도록 유지해주지 않는다. 조금 더 과감하게 개입을 해줘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이다. 도심 보다는 고속도로에서 쓰기 적절한 수준이다.

오토홀드 기능이 없다는 점도 단점이다. 길이 넓고 교통체증도 적은 미국에서 필요가 없는 탓일까. 해당기능이 빠져있다. 휴대전화 무선충전 홈은 너무 좁아서 얇은 케이스를 낀 상태에서도 잘 들어가지 않는다. 

가고 서고 편안하

말리부는 '잘 가고 잘 서고 잘 도는' 차로 나름 유명세를 탔다. 동급인 쏘나타에서 보여주지 않는 달리기 성능과 탄탄한 하체로 뭇 젊은 소비자들의 마음을 샀다. 그러나 그런 조건을 갖추기 위해서는 단단한 서스펜션이 어느 정도 뒷받침 되어야 한다. 

패밀리 세단이라는 콘셉트와 상충하기 때문에 걱정을 조금 하고 주행을 시작했다. 그러나 이내 기우였다. 좋지 않은 노면에서의 잔진동은 최대한 걸러준다. 과속 방지턱을 넘을 때도 첫 충격은 부드럽게 흡수한다. 이후 남은 진동을 빠르게 잡아낸다. 

장거리를 움직이더라도 불편함이 없을 정도로 부드럽다. 그렇다고 물렁하지는 않다. 노면이 좋지 않은 도로를 다닐 때도 멀미를 유발하지 않는다. 꽤 괜찮은 하체 세팅이다. 

말리부를 좋아하던 소비자들은 이전 모델보다 부드러워졌다는 아쉬움을 토로하지만 국내 도로 여건상 이 차의 콘셉트와 더 잘 어울린다. 

말리부 2.0T vs. 1.35 E-Turbo

말리부는 3개의 엔진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 2.0L터보, 1.35L E-Turbo 가솔린 모델과 1.6L 디젤이다. 가솔린 모델을 모두 시승하면서 비교해봤다. 

위 CTS, 아래 ATS
위 CTS, 아래 ATS

 

2.0L 터보 엔진은 동급에서 가장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다. 캐딜락 CTS와 ATS에도 적용된 엔진이다. 저렴한 가격으로 높은 차급의 엔진 질감을 느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실제로 운전하면서도 힘은 남아돈다. 약간의 터보랙이 느껴지지만 그 이후에는 가차없이 달려나간다. 시내구간에서 일말의 답답함도 느껴지지 않는다. 가족과 편안하게 즐기는 용도의 차라면 조금은 오버스펙 일수도 있다.

1.35L E-Tubo 모델은 아주 작은 엔진에 큰 터보를 물렸다. 덕분에 연비가 상당히 잘나온다. 시내주행 없이 100% 고속도로 주행만하면 20km/l 이상의 연비가 줄곧 나온다. 

다만 작은 엔진에 큰 터보를 얹어 터보랙이 심하다. 악셀을 밟고 조금 기다려야 차가 나간다. 배기량의 한계로 출력이 낮아 조금은 답답할 수도 있겠다. 초기 발진시 작은 엔진 진동이 발생하는데 거슬릴 정도는 아니다. 소음도 잘 잡아서 시끄럽지는 않다.

브레이크는 2.0터보와 1.35터보가 사뭇 다른 느낌을 준다. 2.0터보는 제동력이 페달을 누르는 양과 비례해서 증가한다. 따라서 언제 얼만큼을 밟아야 하는지 운전자가 제어하기 쉽다. 반면에 1.35 터보는 어딘지 모르게 이질감이 느껴진다. 때로는 적게 밟아도 큰 제동력을 내고 때로는 많이 밟아야 선다. 

좋아할지 몰라 준비해봤어

1.35L 가솔린 엔진은 저공해 자동차 3종으로 각종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더불어 낮은 배기량 덕에 세금도 저렴핟. 연료효율도 좋아 유지비가 적게 든다는 장점이 있다. 작은 엔진에서 최대한 힘을 끌어올린 탓에 진동과 소음이 다소 발생한다. 물리법칙을 거스르지는 못해서 힘도 강력하지 않다. 그냥 느긋하게 타는 차다. 

편하게 고속주행을 즐기면서 큰 차가 필요하지만 연비와 가격대를 고려한다면 말리부 1.35L 모델만한 선택지가 없다.

2.0L 터보 가솔린 엔진은 탄탄한 하체를 바탕으로 동급 최대의 출력을 뽐낸다. 가족을 동반해서 느긋하게 여행을 즐기다가 때론 일탈을 즐길 수도 있다. 시내 주행에서도 전혀 답답함 없이 누빌 수 있다. 꽤 조용한 편이기도 해서 여행갈 때 소음으로 인한 스트레스도 없다. 

연비를 신경쓰지 않고 가끔은 일탈을 즐기고 싶은 소비자라면 말리부 2.0L 모델이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말리부 1.35L 가솔린과 2.0 가솔린 제원표
말리부 1.35L 가솔린과 2.0 가솔린 제원표

한줄평

장점:   공통 | 탄탄한 하체와 잘 다듬어진 현가장치의 숙성감

2.0L   터보 | 강한 엔진을 기반으로 뿜어내는 답답함 없는 출력

1.35L 터보 | 저공해 혜택, 저렴한 세금 높은 연비로 부담없는 유지비

 

단점: 공통  | 투박한 실내와 저렴해보이는 우드그레인,경쟁차 대비 부족한 편의장비

2.0L 터보  | 동급 최고수준 출력이지만 어쩔수 없는 연비 저하

1.35L 터보| 답답한 출력과 전자 유압식 브레이크의 이질감

 

홍성국 에디터 sk.hong@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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