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전 새벽 4시 23분께 세종시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충전 중이던 현대자동차 코나 EV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다행히 빠르게 현장으로 출동한 소방관에 의해 화재는 진압됐지만 해당 차량은 완전히 전소됐다. 충전 시설도 일부 소실되는 피해를 입었다. 현재 화재에 대한 조사가 진행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정확한 원인은 나오지 않았다. 문제는 코나 EV에서 발생한 원인 미상의 화재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이다.
지난달 26일 캐나다 몬트리올에 위치한 주택가 주차장에서 코나 EV가 갑자기 폭발, 화재가 발생했다. 해당 차량 소유주는 “차량을 구매해 운행한 지 넉달 밖에 지나지 않았으며 폭발이 일어날 당시 차량을 충전하거나 콘센트에 충전기를 연결해 놓지도 않았다”고 밝혔다. 당시 화재를 진압한 몬트리올 소방서의 루이스 데스로셔 부서장은 “화재 원인이 될만한 물체를 발견하지 못했다”며 “주차장에는 코나 EV뿐이었다”고 밝혔다. 당시 화재로 인해 코나 EV가 주차돼 있던 주차장 지붕과 벽이 유실되고 차량이 전소되는 피해가 발생했다. 현대차는 화재 직후 곧바로 화재 원인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지만 아직까지 화재 원인은 오리무중이다.
지난달 28일에도 강원도 강릉시에서 충전중이던 코나 EV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해당 화재로 인해 충전 중이던 차량이 전소되고 1명이 경미한 부상을 입었다. 화재 원인에 대한 조사는 현재도 진행중이다.
이런 잇단 코나 EV 화재에 대해 현대차는 어떤 입장도 내놓지 않은 채 침묵을 지키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기온이 높아지는 여름철 전기차 화재가 발생할 가능성이 커진다고 경고한다. 여름철 고속 충전을 할 경우 연장 케이블 사용을 자제하고 주행 직후 즉각 충전하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다.
전기차 화재 사건은 코나 EV에 국한되지 않는다. 최근 전기차 보급율이 높아지면서 세계 곳곳에서 전기차 관련 화재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4월 중국 상하이 지하주차장에서는 테슬라 모델 S 차량에서 화재가 발생해 테슬라 차량과 주위에 주차 돼 있던 차량까지 총 3대가 전소됐다. 테슬라는 해당 사고의 원인을 배터리팩 모듈에 의한 결함으로 결론을 내렸다. 원인 조사 이후 테슬라는 관련 부품의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진다.
현대차가 지난해 4월 출시한 코나 EV는 64kWh의 배터리가 장착된다. 완충시 주행거리가 406km에 달한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추가 충전없이 주행 할 수 있는 넉넉한 용량이다. 또 최고출력 204마력, 최대토크 40.3kg.m로를 발휘하는 모터가 장착돼 넉넉한 출력이 나온다. 지난해 출시 이후 국내 판매된 코나 EV는 1만1193대다. 지난해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전기차로 이름을 올렸다. 올해 역시 1~7월까지 9225대가 판매되며 꾸준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전기차와 관련한 화재가 이처럼 잇따라 발생함에도 불구하고 명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자 전기차 동호회를 중심으로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동호회에 들어가 보면 “전기차는 내연기관 차량과 달리 화재만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폭발할 우려가 있다”며 “비상시를 대비해 차량 내에 비상 탈출용 망치를 비치해 뒀다”는 글을 심심치 않게 찾아 볼 수 있다. 조속한 시일내 코나 EV 화재에 대한 명확한 원인이 밝혀지도록 관계 당국이 나서야 한다. 전기차 차주들은 불안감은 높아져 가고 있다.
남현수 에디터 hs.nam@carguy.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