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는 SUV, 컨버터블 영역 확장..무라노부터 티록까지
잘나가는 SUV, 컨버터블 영역 확장..무라노부터 티록까지
  • 남현수 에디터
  • 승인 2019.08.22 08:00
  • 조회수 346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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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 티록 카브리올레
폭스바겐 티록 카브리올레

SUV 전성시대다. 한국뿐 아니라 북미 등 주요 자동차 시장에서 SUV 점유율이 50%를 넘어섰다.

시장이 커진 만큼 제조사도 다양한 SUV를 경쟁적으로 선보인다. 국내 소형 SUV 시장의 라인업 증가도 이런 트렌드의 반영이다. 새로운 모델을 출시 할 때 마다 소형 SUV 전체 판매량이 증가한다. 대신 비슷한 체급의 세단 판매가 감소한다. 아직도 SUV 시장은 성장 가능성이 있다는 방증이다.

최근 폴크스바겐이 소형 SUV 티록의 가치치기 모델로 컨버터블 기능을 단 '티록 카브리올레'를 공개했다. 폴크스바겐은 그동안 불모지로 여겨졌던 SUV 컨버터블 시장의 성장 잠재력을 내다 본 것일까?

메르세데스-벤츠의 1세대 CLS
메르세데스-벤츠의 1세대 CLS

과거 세단이 자동차 시장의 주도권을 잡고 있던 시절에도 모델 다변화에 다양한 시도가 있었다. 대표적으로 2000년대 초반 유행하기 시작한 4도어 쿠페형 세단이다. 엔진룸, 캐빈룸, 트렁크가 정확하게 구분된 전통적인 3박스 스타일에서 벗어나 쿠페와 비슷하게 C필러와 트렁크 구분이 모호한 날렵한 라인을 갖췄다. 출시 초기 소비자들은 4도어 쿠페형 세단을 두고 “유려한 외관을 갖춘 반면 뒷좌석과 트렁크 공간에선 손해”라는 평가를 내렸다. 그럼에도 쿠페형 세단은 인기몰이에 성공했다. 쿠페형 세단이 막 선보였을 땐 프리미엄 브랜드의 전유물로 여겨졌다. 차차 영역을 확장해 최근에는 대중 브랜드에서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대표적으로 패스트백 디자인을 채용한 현대 쏘나타, 푸조 508, 폴크스바겐 아테온 등을 들 수 있다.

메르세데스-벤츠 GLE coupe
메르세데스-벤츠 GLE Coupe

틈새 모델로 시작해 시장의 주도권을 잡아가는 모습은 SUV도 마찬가지다. 바로 쿠페형 SUV다. 과거 SUV는 넉넉한 실내공간을 최대 강점으로 내세웠다. 당연히 트렁크 공간은 중요할 수 밖에 없었다. 적재 공간에서 손해를 볼 수 밖에 없는 쿠페형 스타일은 SUV에서는 생각하기 조차 어려웠다. 하지만 최근에는 너나 할 것 없이 쿠페 스타일을 SUV에 입히고 있다. 이제 쿠페형 SUV는 도로에서 쉽게 찾아 볼 수 있을 만큼 대중적인 스타일이 됐다.

올 뉴 랭글러 스포츠 2도어
지프 올 뉴 랭글러 스포츠 2도어

폴크스바겐이 시도하는 SUV 컨버터블 장르는 어떨까? 과거 SUV에도 컨버터블 모델이 있었다. 가령 쌍용 코란도 소프트탑이나 지프 랭글러의 경우 지붕을 떼어 낼 수 있었다. 덕분에 험한 오프로드 주행에서 차체 손상을 방지할 뿐 아니라 오픈 에어링도 즐길 수 있었다. 단순히 오프로드를 좀 더 실감나게 즐기도록 고안한 것이다.

과거와 달리 최근 출시되는 대부분 SUV는 도심 주행 목적으로 개발된다. 세단 고유의 영역을 SUV가 침범하는 것이다. 이에 발 맞춰 제조사들은 SUV에 다양한 가지치기 모델을 내놓는다. 쿠페형 SUV를 시작으로 이제는 컨버터블 모델을 추가하고 있다. SUV로 도심에서 오픈 에어링을 즐길 수 있게 한 것이다. 거기에 더해 SUV 컨버터블은 세미 오프로드까지 주행 할 수 있다.

닛산 무라노 크로스카브리올레
닛산 무라노 크로스카브리올레
닛산 무라노 크로스카브리올레
닛산 무라노 크로스카브리올레
닛산 무라노 크로스카브리올레
닛산 무라노 크로스카브리올레

가장 먼저 SUV 컨버터블 장르를 개척한 모델은 닛산 중형 SUV 무라노다. 2열 도어를 없애고 소프트탑을 얹었다. 2011년 북미 시장에서 출시된 무라노 크로스카브리올레는 5만 달러(한화 약6000만원)라는 비싼 가격표를 달고 나왔다. 당시 대중차 브랜드에서는 상상할 수도 없는 높은 가격으로 대중성보단 매니악적 차량으로 분류됐다. 결국 판매 첫 해 1159대를 시작으로 2012년 3278대, 2013년 1332대를 판매하며 수익성이 바닥을 쳤다. 닛산은 판매가 신통치 않자 2014년 후속 모델 없이 조용히 단종했다.

랜드로버 레인지로버 이보크 컨버터블
랜드로버 레인지로버 이보크 컨버터블
랜드로버 레인지로버 이보크 컨버터블
랜드로버 레인지로버 이보크 컨버터블
랜드로버 레인지로버 이보크 컨버터블
랜드로버 레인지로버 이보크 컨버터블

2016년 랜드로버가 SUV 컨버터블 시장에 재도전했다. 기존 SUV가 아닌 스포츠카를 구매하려는 소비자를 겨냥했던 레인지로버 이보크에 소프트탑을 얹었다. 이보크 컨버터블은 국내에서 판매됐지만 비싼 가격에 길거리에 잘 보이지 않는다. 지난해 레인지로버 이보크가 국내에서 1628대 판매됐지만 컨버터블은 61대에 그쳤다. 결국 신형 이보크 출시와 함께 이보크 컨버터블은 단종 수순을 밟았다.

폭스바겐 T-Roc 카브리올레
폴크스바겐 T-Roc 카브리올레
폭스바겐 T-Roc 카브리올레
폴크스바겐 T-Roc 카브리올레

불모지로 불리는 SUV 컨버터블 시장에 폴크스바겐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소형 SUV 티록을 기반으로 소프트탑을 얹은 티록 카브리올레가 주인공이다. 폴크스바겐은 “오는 9월 프랑크푸르트모터쇼에서 실모델을 공개할 예정"이라며 "고객 인도는 내년 봄부터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 출시는 미정이다. 다만 최근 국내 소형 SUV 시장이 급증하고 있는 만큼 출시 가능성도 있다.

폭스바겐 T-Roc 카브리올레
폴크스바겐 T-Roc 카브리올레
폭스바겐 T-Roc 카브리올레
폴크스바겐 T-Roc 카브리올레

티록 카브리올레는 중앙 콘솔에 위치한 버튼을 놀러 전동식으로 개폐되는 소프트탑을 달았다. 시속 30km/h의 속도로 달리는 중에도 9초만에 탑을 열고 닫을 수 있다. 지붕이 없는 카브리올레 모델인 만큼 기존 티록보다 바디 강성을 강화했다. 카브리올레 모델은 기존 티록과 달리 2열 도어가 삭제됐다. 또 소프트탑 부품이 뒷좌석 프레임과 연결돼 2열에는 3명이 아닌 2명만 탑승 할 수 있다. 트렁크 공간은 기존 445L에서 161L 줄어든 284L다. 파워트레인은 최고출력 114마력, 최대토크 20.4kg.m를 발휘하는 1.0L 3기통 가솔린 터보와 최고출력 148마력, 최대토크 25.5kg.m을 발휘하는 1.5L 4기통 가솔린 터보가 장착된다. 6단 수동을 기본으로 1.5L 모델에는 7단 DSG를 추가할 수 있다.

앞서 SUV 컨버터블 시장에 당차게 도전했던 두 모델은 창의적 도전자로서 실패의 쓴 맛을 봤다. 틈새시장을 노린 SUV 컨버터블이 성공하기 위해선 SUV가 세컨카가 되야 한다. 폴크스바겐의 새로운 시도가 성공할 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하지만 어느 때보다 가능성이 커 보인다. SUV 시장이 계속해서 성장하고 있다는 것은 좋은 징조다.

남현수 에디터 hs.nam@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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