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나 혼자만 저공해 3종이야..코란도 1.5터보 가솔린으로 부활
[시승기]나 혼자만 저공해 3종이야..코란도 1.5터보 가솔린으로 부활
  • 홍성국
  • 승인 2019.08.21 09:09
  • 조회수 6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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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자동차의 대표모델 코란도가 가솔린 모델을 출시했다
쌍용차 대표모델 코란도 가솔린 모델이 나왔다

쌍용차가 1.5 가솔린 터보 엔진을 단 코란도로 위기 극복에 나섰다.

코란도(KORANDO)는 1988년 코란도 훼미리를 시작으로 명실상부 대한민국 SUV의 대명사로 자리잡은 기념비적 모델이다. 유례를 찾을 수 없는 벤츠와의 기술제휴로 무쏘를 출시한 이래 1996년 뉴 코란도로 대한민국 정통 오프로더 명맥을 이어갔다. 

군대 지휘관용 코란도 스포츠
군대 지휘관용 코란도 스포츠

 정통 SUV의 전형인 코란도는 튼튼한 차체와 내구성으로 사랑을 받았다. 그러나 이런 성격을 많이 내려놓고 도심형 SUV 스타일을 가미한  3세대 코란도 C와 코란도 스포츠로 돌아왔다. 코란도 스포츠는 군의 지휘관용으로 도입되면서 변함없는 내구성과 튼튼함을 과시했다. 

올해 2월 4세대로 거듭난 코란도는  ‘요즘 가족, 요즘 SUV’를 내세운다. 오프로드 기능은 사실상 버린채 도심형 SUV로 완벽한 진화를 꾀하고 있다. 우선 오프로드의 대명사 격인 파트타임 사륜구동을 버리고 전자식 사륜구동을 채택했다. 

코란도는 동급 최초로 각종 능동형 안정장치를 갖추고 중형 SUV 시장을 휘어잡기에 나선 모습이다. 이번 가솔린 모델의 출시로 1.6 디젤과 더불어 2개의 엔진 라인업을 갖췄다. 가솔린 코란도는 자동변속기를 달고 2,256만원(개별소비세 인하 포함)으로 시작한다. 

티볼리를 닮은

코란도는 2016년 제네바 모터쇼를 통해 공개한 SIV-2 콘셉트 카의 디자인 철학을 그대로 이어왔다. 차를 넓어보이게 하는 로우 앤드 스탠스의 디자인을 적용해 티볼리와의 패밀리룩을 구성했다. 티볼리 차체를 늘려 만든 코란도는 전체적으로 차급보다 커 보이는 디자인을 채택했다. 

그러나 한 단계 아랫급 티볼리가 익숙한 나머지 코란도가 작게 느껴진다. 실제로 얼핏 보고 지나가면 코란도인지 티볼리인지 구분이 쉽지 않다.

2016년 제네바 모터쇼에서 공개된 SIV-2 콘셉트
2016년 제네바 모터쇼에서 공개된 SIV-2 콘셉트

코란도는 과감한 선을 대거 사용해 현대적인 느낌을 많이 살렸다. 엔진 후드에서부터 옆을 가로지르는 크롬라인은 자칫 밋밋할 수 있는 측면을 멋스럽게 꾸며준다. 플로팅 형상의 C 필러 디자인을 통해 날렵함을 한껏 살렸다. 뒷바퀴 휀더에 깊게 라인을 그어 차를 더욱 스포티 하게 만드는 효과를 준다. 후면 디자인은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 각종 형상을 넣고 복잡하게 구성한 리어램프는 멀리서 보면 잠자리의 눈을 보는 것처럼 어지럽다. 후면의 램프를 이어주는 크롬 라인 아래로 들어간 과감한 라인들도 부자연스럽다.

후면의 디자인은 어딘지 모르게 복잡하다
후면의 디자인은 어딘지 모르게 복잡하다

실내 디자인은 전체적으로 현대적인 분위기지만 올드 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게다가 오버헤드 콘솔 쪽에 버튼들은 마치 10년전 차를 보는 듯하다. 조작감도 너무 떨어진다. 이런 단점을 만회하기 위해 현대적 감각을 물씬 풍기는 10.25인치의 블레이즈 콕핏이라는 디지털 클러스터를 적용했다. 표시되는 정보의 양도 충분하고 디자인 효과도 다양하다. 

10.25인치의 블레이즈 클러스터는 많은 정보를 보여준다
10.25인치의 블레이즈 클러스터는 많은 정보를 보여준다

스티어링휠 아래쪽은 두껍고 윗쪽은 얇다. 한 손으로 잡고 운전하기는 좋지만 정자세로 운전하려 하려면 불편할 수 있겠다. 스티어링휠 리모콘 버튼은 직관적이다. 누구나 바로 사용법을 익힐 수 있다. 패들 쉬프터도 꽤 길게 뻗어 있다. 손가락을 많이 펴지 않고도 조작이 가능하다. 

코란도의 실내는 전체를 보면 이쁘지만 톺아보면 많은 아쉬움이 남는다
코란도 실내는 전체를 보면 이쁘지만 하나씩 보면 아쉬움도 묻어난다

내비게이션 우측에 SD 카드 슬롯이 크게 자리잡고 있다. 최대한 숨겼으면 좋았겠다. 센터페시아 주변을 외관 디자인과 일관되게 각을 주었다.곳곳의 하이그로시는 완성도가 높지 않아 울기 바쁘다. 

공조장치와 송풍구는 적절한 위치에 달았다. 2열 에어덕트가 없는 단점을 제대로 극복한 위치다. 도어 패널과 대시보드 패널에 크러쉬 패드 무드 램프는 화려하다. 만듦새도 꽤 출중하다. 중앙 에어벤트가 1열의 좌석에서 대시보드까지 길게 이어진 크롬 라인의 연장선 상에 위치한다. 실내가 넓어보이는 효과를 주는 게 특징이다. 전체적으로 쌍용차의 다른 모델보다 더 화려하고 현대적인 느낌을 준다. 

뒷좌석은 승객을 위한 배려가 돋보인다. 안락하고 넓은 공간을 자랑한다.
뒷좌석은 승객을 위한 배려가 돋보인다. 안락하고 넓은 공간을 자랑한다.
뒷좌석에 220V 아웃렛이 마련되어 있다
뒷좌석에 220V 아웃렛이 마련되어 있다

뒷좌석은 AWD 모델임에도 바닥판을 최대한 낮게 내려 실내공간을 확보했다. 시트가 푹신하고 리클라이닝 각도 꽤 커서 아이를 데리고 먼 거리를 가기에도 불편함이 없다. 2,675mm로 넓어진 휠베이스 덕분에 무릎 공간이 여유롭다. 머리공간도 SUV인 만큼 넉넉하다. 센터에는 220V 아웃렛도 마련되어 있다. 뒷좌석 승객에 대한 배려가 돋보인다.

동급에 비해 전고가 낮고 오버행이 짧아져 트렁크 공간을 손해 볼 수 밖에 없다. 대신 전폭을 늘려 동급에서 가장 넓은 수준의 트렁크 공간을 확보했다. 코란도가 551L로 투싼 513L, 스포티지 503L을 크게 웃돈다. 매직 트레이라고 부르는 트렁크의 바닥 판을 여러 형태로 구성이 가능해 트렁크 공간을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코란도 크기는 전장 4,450mm, 전폭 1,870mm 전고 1,620mm로 경쟁모델인 투싼에 비해 더 전장이 30mm 짧지만 전폭이 20mm 넓다. 전고는 30mm낮다.

첫인상은 영원하지 않은 법

처음 주행을 시작하고 나서 10여분 정도는 ‘오 차 괜찮은데?’라는 생각을 끊임없이 했다. 서스펜션도 적절히 단단하고 엔진도 가솔린 답게 조용하다. ‘요즘 SUV’ 라는 코란도의 광고카피가 그대로 느껴졌다. 

코란도는 1.5L 터보 가솔린 엔진으로 동급 최대 토크를 자랑한다
코란도는 1.5L 터보 가솔린 엔진으로 동급 최대 토크를 자랑한다

그러나 조금 더 타다 보니 이곳 저곳에서 아쉬운 부분이 드러난다. 우선 브레이크의 답력이 초반에 몰려 있어서 저속에서 부드럽게 제동하기 힘들다. 작은 엔진에 큰 힘을 내기 위해 큰 터보가 들어가 터보랙이 발생한다. 터보랙은 다른 차에도 있는 현상이라 이해할만한 수준이다. 엑셀레이터가 초반에 전개량이 살짝 몰려있는 느낌이라 정차 후 재출발할 때 급출발을 하게 된다. 멀미가 나기 쉽상이다. 

서스펜션은 저속에서는 예상 외로 고급스러운 승차감을 선사한다. 적절히 단단하고 방지턱 충격도 부드럽게 흡수한다. 속도를 조금만 높이면 여지없이 불안하고 노면을 잃기 쉽상이다. 희한한 현상도 나타난다. 시속 110km 이상 속도를 높이자 엔진 후드가 진동한다. 후드가 열려 있는 듯싶어 시승도중 차를 길가에 세워 확인했다. 

타이어 탓일까 노면소음이 크게 느껴진다
타이어 탓일까 노면소음이 크게 느껴진다

물론 저속에서의 느낌은 괜찮다. 풍절음도 거의 못느낄 정도다. 엔진 소음도 상당히 억제되어 있다. 4기통 터보엔진 치고는 질감도 나쁘지 않다. 그야말로 느긋하게 가족을 태우고 여행가기에 적합하다. 그러나 풍절음과 엔진음이 적다보니 상대적으로 노면소음이 크게 느껴진다. 

그러나 능동형 보조장치와 편의사양이 이 차의 단점을 상당부분 상쇄한다. 엔트리 트림인 C3부터 긴급 제동보조, 전방 추돌경보, 차선 이탈경보, 차선 유지보조, 안전거리 경보를 기본으로 채택했고 인조가죽 시트로 마감했다. 게다가 쌍용의 반 자율주행 기능인 ‘딥 컨트롤’의 완성도가 상당히 높다. 중앙을 유지해주는 능력 앞차와의 거리조절능력 제동능력이 사람 못지 않다. 핸들을 조향해주는 각도도 꽤 커서 고속도로에서는 믿고 맡겨도 될 수준이다. 

2016년부터 디젤의 환경오염 문제가 대두되었다. 이후 폭스바겐 디젤게이트 BMW 디젤모델 화재사건 등으로 디젤에 대한 사람들의 우려가 커지기 시작했다. 때문에 2016년부터 가솔린 SUV에 대한 수요가 생겨났다. 요즘 B세그먼트 SUV 시장은 가솔린 모델 판매비중이 80%를 넘어섰다.

친환경 엔진이 연비도 잘 나오는 건 아니다
친환경 엔진이 연비도 잘 나오는 건 아니다

쌍용자동차도 지금의 시장 상황을 인식한 탓인지 코란도 가솔린 모델을 내놓았다. SULEV엔진을 적용해 SUV 최초로 저공해 자동차 3등급을 받았다. 연비는 19인치 2륜구동 모델을 기준 투싼 1.6L 가솔린이 11.3km/l, 코란도 1.5L 가솔린이 11.1km/l다. 

 

계속되는 실적부진, 믿고 기달려달라!

쌍용자동차는 코란도가 밝은 빛이 되기를 바란다
쌍용자동차는 코란도가 밝은 빛이 되기를 바란다

티볼리가 지난 5월 부분변경 모델을 출시하면서 지난달 다시 3천대 수준의 판매량을 회복했다. 티볼리는 경쟁사의 무수한 신차를 이겨내고 한 때 소형 SUV 부문 판매량 1위라는 기염을 토한 쌍용차의 효자 차종이다.  게다가 G4 렉스턴과 렉스턴 스포츠가 꾸준히 판매되며 내수 실적은 나쁘지 않다. 그러나 쌍용차는 10년 넘게 적자를 보고 있다. 지난해 창사 이래 역대 최고의 매출을 기록했지만 여전히 적자다.  

티볼리의 판매량은 점점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티볼리 판매량도 막강한 경쟁자의 등장으로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시장 전망도 좋지 않다. 티볼리뿐 아니라 G4렉스턴과 렉스턴 스포츠가 막강한 경쟁자를 만나서다. 작금의 상황을 반등시키는 역할을 하기 어려워 보인다.  

쌍용 자동차는 이 위기를 신형 코란도로 극복해 보겠다는 전략이다. 쌍용자동차 관계자는 “판매량을 보다 높이기 위한 특별한 프로모션이나 신차 계획은 아직 없다”면서 “현재 손실은 신차와 부분 변경모델을 위한 연구개발비를 충당해 비롯된 것” 이라고 밝혔다. 또 “현대 기아 자동차에 비해 마케팅 비용이 부족해 여유가 없다”며 "쌍용으로선 할 수 있는 최선책을 내놓고 있다"고 말했다.

쌍용차는 코란도가 C세그먼트 SUV 시장을 달구는 구심점이 되기를 바란다. 각종 패키징과 능동형 안전사양을 갖추고도 높은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시장에 진입했다. 그러나 줄어드는 자동차 산업 시장에서 코란도가 어느정도의 역할을 해낼지는 미지수다.

코란도 가솔린 모델 제원표
코란도 가솔린 모델 제원표

 

한줄평

장점: 낮은 트림부터 기본 적용된 쏠쏠한 편의장비, 수준 높은 반자율주행기능과 저공해차 3종 혜택

단점: 고속에서의 불안감, 저렴해보이는 내장재

 

홍성국 에디터 sk.hong@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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