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 라이트사이징 신형 1.2L 터보 가솔린 엔진에 집중한다
한국GM, 라이트사이징 신형 1.2L 터보 가솔린 엔진에 집중한다
  • 홍성국
  • 승인 2019.08.26 08:00
  • 조회수 5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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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GM이 터보 기술을 이용해 엔진 배기량 다운사이징을 극대화한다. 기존에 생산했던 2.0L 터보 가솔린이나 1.6L 디젤 엔진은 이미 단종시켰고 앞으로 개발하는 1.2L 가솔린 터보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한국GM은 경차에 들어가는 1.0L 3기통 가솔린 엔진과 소형 SUV 트랙스에 장착하는 1.4L 가솔린 터보만 생산하고 있다.

최근 GM 본사는 "2020년 이쿼녹스 1.6L 디젤 엔진 생산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지속되는 판매량 저하가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해당 엔진을 공유하는 차는 미국에서 판매중인 쉐보레 크루즈, GMC 터레인, 국내에도 판매 중인 쉐보레 말리부, 트랙스, 이쿼녹스 등이 있다. 

GMC 터레인, 디젤 판매량이 극히 일부라는 대변인 발표가 있었다
GMC 터레인, 디젤 판매량이 극히 일부라는 대변인 발표가 있었다

스튜어트 파울 GMC 대변인도 “이쿼녹스와 많은 부분을 공유하고 있는 터레인의 디젤 판매량이 극히 일부에 불과했다”라며 디젤 단종을 암시했다. 미국에서 디젤 모델을 남겨둔 크루즈도 단종을 앞두고 있어 승용부문에서 디젤 엔진은 완전히 퇴출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서 디젤 엔진이 완전히 사라질 경우 우리나라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이지만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트랙스는 7월 판매량 995대 중 디젤 모델은 122대로 10% 남짓한 수준이다. 말리부 역시 디젤 비중은 10% 정도다. 국내 승용차 신차 시장에서 이미 디젤차 신규 등록대수는 지난해부터 감소세로 접어들었다. 국내에서 내년 쯤 디젤모델 단종을 예상해 볼 수 있다.  

이미 GM은 지난해 "머지 않은 미래에 내연기관을 모두 전기차로 전환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정확한 시점은 미정이다. 이 때문에 저조한 판매량을 보이는 디젤 기관을 가장 먼저 솎아내기의 대상으로 삼은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디젤 모델의 단종을 시작으로 GM이 가솔린 내연기관 라인업도 하나씩 정리해 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메리 바라 GM CEO
메리 바라 GM CEO

올해 초 메리 바라 GM CEO는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장기적으로 전기차로 모두 전환할 것”이라며 “그러나 이른 십년(early next decade)간은 수익창출은 불가하다”고 선을 그었다. 지금 당장 내연기관을 포기하기에는 위험부담이 크다는 입장을 드러낸 것이다. 

 

다음에 정리할 엔진은?

아직 소비자들은 전기차의 충전 인프라에 대한 우려와 각종 불편함을 이유로 전기차를 꺼리는 분위기다. 다른 자동차 제조사는 이 문제를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통해 타개한다. GM은 그 과도기를 다른 자동차 제조사와는 다른 방식으로 풀어내기 시작한 모습이다. 하이브리드 대신 라이트사이징 내연기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말리부에 최초적용한 라이트사이징 1.35L 엔진
말리부에 최초적용한 라이트사이징 1.35L 엔진

라이트 사이징은 엔진 크기를 줄이고 큰 터보를 달아 출력을 높인다. 각종 밸브를 전기로 제어해 불필요한 동력 손실을 막아 출력을 오롯이 구동계에 전달한다. 대표적인 게 1.35L 3기통 터보 가솔린 엔진이다. 이 엔진은 이미 국내 출시한 말리부에 최초로 적용돼 ‘큰 차=큰 엔진’ 공식을 깼다. 말리부 판매량의 60% 이상이 이 엔진을 달고 있다. 

GM의 다음 타겟은 1.4L 터보 가솔린 엔진일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현재 이 엔진을 사용하고 있는 국내 모델은 트랙스가 유일하다. 미국에서도 트랙스,크루즈와 소닉 정도다. 이미 판매량이 낮은 차량들 뿐이다. 조만간 없애도 크게 타격이 없다는 이야기다.

새롭게 개발한 라이트사이징 엔진이 중형세단까지 활용할 수 있음이 말리부를 통해 증명되었다. 더 작은 차인 트랙스에 이런 엔진을 적용해도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비용과 생산효율 측면에서 1.4L 터보엔진을 계속 생산할 이유가 없다.

게다가 GM에서 소형차 라인업을 정리한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경차인 스파크의 존망이 휘청이고 있다. 한국지엠은 “스파크의 단종은 없다”고 못박았지만 확신하기 어렵다. 세계적으로 경차 시장이 줄어드는 데다 국내에서도 경차 입지가 점점 좁아지고 있다.

이미 스파크를 생산하는 한국지엠 창원공장에서는 신형 소형 크로스오버 차량을 생산하기 위한 수천억원대의 투자가 진행되고 있다. 경차를 고집할 경우 국내 수요는 어느 정도 만족시킬 수 있지만 수출 시장에서 문제가 생긴다. 결과적으로 경차는 과감히 버릴 가능성이 농후하다. 

미국에서 판매하는 스파크에는 1.4L 가솔린 모델이 달리는 만큼 1.0L 엔진은 그 활용이 상당히 제한적이다. 1.0L 엔진은 포함된 스파크가 단종 수순에 접어들면 자연스레 사라질 것이라는 분석이 가능하다. 

쉐보레 관계자는 “1.35L 라이트사이징 엔진에 이어 1.2L 터보 가솔린 엔진도 개발에 착수하여 국내에서 생산할 예정” 이라고 전했다. 따라서 새로운 엔진이 소・중형차 커버리지가 모두 가능해지면서 기존 엔진은 점점 사양의 길로 접어들 것이다. 

 

잠깐.. 국내 생산 엔진이 모두?

한국지엠은 최근 GM 본사로부터 9천억 규모의 투자를 받았다
한국지엠은 최근 GM 본사로부터 9천억 규모의 투자를 받았다

한국지엠이 국내에서 생산하는 엔진은 1.4L 터보 가솔린(부평공장)과 1.0L 가솔린 엔진 뿐이다. 디젤엔진은 유럽에서, 가솔린 1.35 터보 및 2.0 터보 엔진은 미국에서 수입한다. 

새롭게 개발할 1.2L 터보 가솔린 엔진은 차세대 크로스오버와 준중형  SUV 트레일 블레이저에 적용될 가능성이 크다. 이번 GM의 내연기관 솎아내기가 한국 지엠에게 변곡점이 될 가능성을 시사하는 이유다.

 

홍성국 에디터 sk.hong@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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