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중국 대신 인도에 집중하는 이유
현대기아차, 중국 대신 인도에 집중하는 이유
  • 홍성국
  • 승인 2019.08.29 17:59
  • 조회수 29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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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는 인도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현대차는 올해부터 중국 대신 인도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중국 자동차 시장의 성장세가 한 풀 꺾였다. 중국은 지난해 28년만에 처음으로 역성장을 하면서 전년대비 2.8% 감소한 2803만대 판매에 그쳤다.  2위인 미국이 1700만대 수준을 감안하면 여전히 중국은 세계 최대 시장이다.중국 자동차 시장의 성장세가 멈췄다고 해도 여전히 자동차 업체들이 눈을 뗄 수 없는 거대한 시장임에는 틀림이 없다.

중국의 현대 자동차 판매량 차트
중국의 현대 자동차 판매량 차트

 중국은 지난 2015년 신차 수요부양을 위해 배기량 1.6L 이하 차량을 대상으로 취득세 감세 정책을 폈다. 한시적으로 운영된 이 제도의 마감 시한이 다가오면서 지난 2년간 선수요가 발생했다. 게다가 지난해 美-中무역 갈등으로 위축된 중국 경기와 소비심리가 판매량에 악 영향을 끼친 것으로 평가된다. 또한 18년 3분기 들어 중국 유통화폐가 2000년대 들어 가장 저조한 증가율을 보였다. 일반 통화량도 15년 1분기 이래로 가장 낮은 증가율을 보이고 있어 신차 판매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중국 장쑤성 소재 완성차 업체 관계자는 “지난 20년간 너무나 빠르게 성장해온 중국의 자동차 산업은 지금 조정기에 접어들었다”며 “이런 상황이 앞으로 3년 정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의 신에너지 자동차 생산 및 판매 규모는 전년대비 60%대의 성장률을 보이며 급증하는 추세다. 중국 정부도 신산업 정책을 봇물 쏟아내 듯 시행하고 있다. 중국 자동차 산업이 전기차를 중심으로 개편이 진행되는 추세다. 

 

테슬라는 희보 현대차는 비보

테슬라는 중국 규제완화에 첫 수혜자가 되었다.
테슬라는 중국 규제완화에 첫 수혜자가 되었다.

중국은 2018년 신에너지 자동차 부문에 외자지분비율 제한을 폐지했다. 관세 인하를 비롯해 대외 개방 정책을 펼쳤다. 이 정책으로 테슬라는 중국에서 합작이 아닌 독자 공장을 설립하는 첫 번째 자동차 기업이 됐다. 2022년까지 모든 차종별 외자지분 제한과 합자기업 2개사 제한이 풀릴 예정이라 외국계 자동차 회사의 유입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2016년부터 중국에서 악전고투를 하고 있다. 치열해지는 가격 경쟁과 세단 중심의 상품군 실패에 사드 보복 영향까지 겹쳐 판매량이 낮아질대로 낮아진 상황이다. 게다가 세단 시장은 폭스바겐,닛산, 토요타 등 독일과 일본 차량이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SUV는 가성비를 앞세운 중국 토종 브랜드가 치고 올라와서 현대차가 발을 내디딜 틈이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 설상가상 대외개방 확대로 경쟁자가 늘어나는 상황이 현대차 입장에서 결코 달갑지는 않을 것이다.

부의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는 중국에서 벤츠, BMW를 비롯한 럭셔리 자동차의 수요는 여전히 견고한 상황이다. 현대차는 이 시장을 노리고 제네시스 브랜드의 출범을 예고했지만 제네시스가 프리미엄 브랜드로서 입지가 약해 큰 반전은 없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예측이다. 현대차의 중국 시장 전망은 계속해서 먹구름이 드리워져 있다.

 

그래서 그런거였어? 인도로 선미 현대차

현대차는 이처럼 실적이 부진한 중국 시장 공략을 강화하는 대신 인도 시장으로 방향을 트는 듯 보인다. 최근 기아 브랜드까지 가세하면서 인도 시장 안착에 가속을 붙인 상태다. 

현대자동차는 1996년 누구도 관심을 갖지 않았던 인도시장에 먼저 발을 담궜다. 1998년 현대차 최초 해외 생산 공장인 인도 첸나이 공장을 설립했다. 현대차 인도공장은 현재 연간 68만대의 완성차 생산 규모로 수출까지 중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투자를 확대해 75만대까지 생산 능력을 끌어올릴 계획도 발표했다.

현대차 상트로는 인도의 국민자동차로 자리매김 했다
현대차 상트로(국내명 아토스)는 인도의 국민자동차로 자리매김 했다

현대차가 인도에 출범한 첫 수년간은 문화적 차이가 심해 그렇다할 성적을 못냈다. 그러나 인고의 노력 끝에 상트로(국내명 아토스)를 출시했고 ‘인도의 국민차’로 자리매김 했다. 현대차는 누적 3조2천억을 투자하며 인도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현대차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지난해 인도 2위 카셰어링 업체인 레브에 전략적 투자를 진행했다. 이어 인도 택시 공유 업체 점유율 80%를 차지하고 있는 ‘올라’에도 3400여억원을 투자하며 모빌리티 시장 선점에 나섰다. 

중국에서의 판매량이 큰 폭으로 감소하며 인도시장과 그 격차가 연간 20만대 수준으로 줄었다
중국 판매량이 큰 폭으로 감소,인도 시장과 격차가 연간 20만대 수준으로 줄었다

이런 노력 덕분에 인도 자동차 시장에서 매년 50만대 판매고를 올리며 부동의 점유율 2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현대차가 인도 시장에 심혈을 기울이는 이유는 거대 시장이라서다. 인도의 경제적 상황이 2008년 중국과 유사하게 흘러가고 있다. 2008년 중국은 1인당 GDP 3천달러를 넘어서면서 자동차 대중화가 본격적으로 이루어졌다. 인도의 1인당 GDP가 2021년 3천달러를 넘어설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면서 조만간 자동차 대중화 바람이 불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현재 중국은 인구 1천명당 평균 122대의 차량을 보유하고 있다. 2.2명당 1대를 가지고 있는 우리나라에 비하면 성장 가능성이 매우 크다. 인도는 1천명당 자동차 보유 대수가 32대로 중국보다도 더 큰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이미 2017년 세계 자동차 산업 수요에서 독일을 제치고 4위에 등극하면서 그 가능성은 현실이 됐다. 현대차가 부진을 겪는 중국보다 인도에 더 신경을 쓰는 이유다.

문제는 지금 인도의 경제 상황이 좋지 않다는 점이다. 장기 침체기에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 4년간 최저 경제성장률을 경신했고 45년만에 최대 실업률을 기록했다. 경제 성장 둔화와 총선 정국 등으로 기인한 소비 심리 위축으로 자동차 시장마저 역신장을 하고 있다. 언제까지 인도의 경제침체가 지속될지는 미지수다. 

베뉴 인도전략형 모델 국내 모델보다 짧다.
현대차 인도전략형 모델 베뉴. 국내 모델보다 짧다.

현대차는 어려운 상황속에서도 인도 전략형 모델로 개발한 베뉴가 올해 호조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 기아차가 현지 공략 1호 모델로 내놓은 셀토스도 초기 반응이 상당하다. 중국에서 부진한, 아니 사실상 실패가 기정사실로 굳혀져 가고 있는 지금 좋든 싫든 간에 현대기아차는 인도에 집중할 수 밖에 없는 필연이다. 

홍성국 에디터 sk.hong@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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