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볼보한테 배워라..XC60 자발적 연비 시정 칭찬받는 이유
현대차,볼보한테 배워라..XC60 자발적 연비 시정 칭찬받는 이유
  • 남현수 에디터
  • 승인 2019.09.26 08:00
  • 조회수 70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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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보 XC60 전면
자발적 연비 시정으로 화제가 된 볼보 XC60

지난 20일 볼보자동차코리아는 깜짝 놀랄만한 보도자료를 냈다. 현재 판매중인 XC60 D5 AWD 모델의 연비를 자발적으로 시정하고 기존 판매된 차량 총 3553대를 대상으로 최대 129만8748원의 경제적 보상을 실시한다는 내용이다. 

볼보코리아는 "자체 검증 과정에서 공인 연비 시험을 위해 제출되는 자료 내 오류가 발견 됨에 따라 이를 바로잡기 위해 자발적으로 연비를 정정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시정 조치로 XC60 D5 AWD의 연비는 기존 복합연비 12.9km/L에서 11.7km/L로 변경된다. 또 볼보코리아는 자동차 관리법 제31조 및 동법 시행규칙 제41조, 제43조 규정에 의거해 5년치(연평균 2만km 주행 가정)에 해당하는 유류비 차액과 심리적 불편에 대한 보상금을 지급한다.

2013 현대 싼타페
연비 과장으로 지탄을 받았던 2013 현대 싼타페

볼보코리아는 지난해부터 내놓는 신차가 모두 대박을 기록하면서 독일차 다음으로 수입차 시장의 신흥 강호로 떠올랐다. 2009년 중국 지리자동차가 인수한 이후 투자를 아끼지 않으면서 디자인과 상품성이 현격히 좋아졌다는 평이 나온다.

볼보코리아의 이번 자발적인 조치는 과거 현대차의 연비 과장 사건과 대조된다. 현대기아자동차는 2012년 미국서 연비를 과장한 이유로 1억 달러(약 1200억원)의 벌금을 부과 받았다. 벌금과 별도로 미국 소비자에게 4억달러에 이르는 보상금까지 지급했다. 연이어 2013년엔 국내 국토교통부 조사에서 싼타페 디젤 모델의 연비가 허위로 표기된 사실이 밝혀졌다. 이후 10억원의 과징금과 구매자에게 최대 40만원을 보상한 바 있다. 문제는 보상 과정에서 상당한 잡음이 있었다. 국토부는 싼타페의 연비가 과장됐다고 발표했지만 현대차는 여러가지 근거를 내세워 보상을 거부했다. 결국 보상금 지급까지 2달 이상의 시간이 소요되면서 소비자들의 지탄을 받은 바 있다.

더구나 ‘뻥연비’ 싼타페 사건 이후 국토부가 현대차에 내린 과징금 10억원이 너무 약소해 ‘물징계’라는 비판마저 등장했다. 과징금 10억원은 미국에서 허위 연비로 현대차가 부과받은 1억달러(한화 약 1200억원)의 120분의 1 수준이다. 이후 법 개정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2016년 12월 국회는 본회의를 열어 자동차관리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주요 내용은 자동차 연비를 허위로 표시할 경우 리콜을 하거나 경제적 보상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볼보 XC60 후면
볼보 XC60

볼보코리아가 이번 연비 정정 건으로 소비자들에게 경제적 보상을 하는 것은 과거 현대차의 ‘뻥연비’ 사건 덕분(?)이라고 볼 수 있다. 관련 볼보 동호회에는 "현재 XC60 D5 AWD 모델을 운행 중인데 연비가 잘 나오고 있지만 보상금까지 받게 되는 건 덤"이라는 내용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과거 현대차 싼타페 뻥연비 사건 당시 차주들이 보상을 받기 위해 현대차를 상대로 소송을 진행했던 것과 상이한 반응이다.

볼보는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 인기를 끌며 승승장구를 거듭하고 있다. 이제 남은 건 품질 관리와 서비스다. ‘물 들어 올 때 노 저어라’라는 옛 속담처럼 볼보는 연이은 신차 출시로 대박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볼보는 서비스 개선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출시 초기 높은 불량률을 보였던 센터 모니터 불량이 최근 대폭 개선된 모습이다.

애플 카플레이를 실행 중인 볼보 XC60의 9인치 센터 모니터
볼보 XC60의 9인치 센터 모니터

이번 자발적 연비 정정 사건은 볼보코리아에 대한 입지를 한 단계 높이는 데 충분해 보인다. 여기에는 해외에 비해 국내 소비자를 역차별하는 현대기아차의 수 많은 덕행(?)과 비교돼서다.  

이런 점에서 볼보코리아의 자발적이고 발빠른 대처는 칭찬 할만 하다. 다만 아직까지 서비스 시설 부분에선 고객 불만이 많아 보인다. 볼보가 국내에서 진정한 프리미엄 모델로 자리를 잡기 위해 남은 마지막 과제다.

남현수 에디터 hs.nam@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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