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금 1조원쯤 돼야 징벌적..독일 벤츠 디젤 배출가스 위반
벌금 1조원쯤 돼야 징벌적..독일 벤츠 디젤 배출가스 위반
  • 남현수 에디터
  • 승인 2019.09.26 11:21
  • 조회수 629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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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벤츠 로고
메르세데스-벤츠 로고

독일 검찰이 24일 벤츠 모기업인 다임러에 디젤 배기가스 조작과 관리감독 의무를 태만히했다는 이유로 무려 8억7천만 유로(한화 약1조1440억원)의 벌금을 부과했다. 국내에서 수억~수십억원의 솜방망이 벌금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징벌적인 금액이다. 

독일 검찰은 ‘다임러그룹이 2008년부터 배출가스 기준을 초과한 벤츠 디젤 승용차 68만여대를 판매했다’며 벌금 부과 이유를 설명했다.

이번에 문제가 된 디젤 엔진은 2008년부터 2016년까지 판매된 OM642(3.0 디젤)와 OM651(1.8 및 2.0 디젤) 2종류로 알려진다. 이들 엔진은 국내 벤츠 수입차에도 장착된다. 

다임러그룹은 OM642, OM651 엔진 2종이 질소산화물 배출량이 기준치를 초과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지키지 않고 인증을 통과한 뒤 판매했다. 독일 검찰의 이번 결정에 다임러는 “이번 사건을 빠르게 종결하고 이 문제를 마무리하는 것이 최선"이라며 “항소를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디젤 배출가스 불법 소프트웨어 장착 혐의로 조사 중인 메르세데스-벤츠 GLK
디젤 배출가스 불법 소프트웨어 장착 혐의로 조사 중인 메르세데스-벤츠 GLK

메르세데스-벤츠는 이번 건과는 별개로 일부 차량에 배출가스를 의도적으로 줄이는 불법 소프트웨어가 설치된 것과 관련해 독일 연방자동차청의 조사도 받고 있다. 이는 지난 3월부터 진행된 요소수 탱크 크기를 의도적으로 줄인 건에 대한 조사가 진행되면서 밝혀진 추가적 혐의다.

현재 독일 연방자동차청이 조사 중인 불법 소프트웨어는 2012년부터 2015년 사이에 생산된 메르세데스-벤츠 GLK 220CDI 모델 6만여대에 장착된 것으로 알려진다.

해당 불법 소프트웨어는 인증을 받기 위해 실험실에서 배출가스 검사를 시행할 땐 질소산화물 배출량을 의도적으로 줄이고, 실제 주행에선 기준치 이상의 질소산화물을 배출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지난 2015년 터진 폴크스바겐 디젤게이트 사건과 유사점이 있다.

한편, 이번 다임러그룹의 벌금 부과 건과 더불어 독일 검찰은 폴크스바겐그룹 현 회장인 헤르베르트 디스와 전 회장인 마르틴 빈터코른, 한스 디터 푀치 최고경영위원회 의장을 기소했다. 배출가스 조작 파문이 일었을 당시 관련 공개를 의도적으로 늦춘 혐의다. 아울러 독일 검찰은 2015년 디젤게이트 사건 당시 재무적 위험을 주주에게 제대로 공시하지 않아 주가에 영향을 미쳤다고 기소 이유를 밝혔다. 독일 검찰의 이번 결정에 대해 폴크스바겐 그룹은 “디젤게이트 사건 이후 후속조치 검토를 제대로 마쳤다”며 강하게 부인하고 나섰다.

디젤엔진에 요소수가 사용되면서 배출가스를 줄이는 과정
디젤엔진에 요소수가 사용되면서 배출가스를 줄이는 과정

디젤게이트는 2015년 9월 폴크스바겐이 디젤 차량의 배기가스 소프트웨어를 조작했다고 시인하면서 시작됐다. 폴크스바겐은 디젤게이트 이후 리콜 비용과 벌금 등으로 이미 3억달러(한화 약3599억원) 이상의 비용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2015년 불거진 폴크스바겐 디젤게이트가 벤츠 등 독일 자동차 제조사 전체로 번져가는 모양새다. 이번 기소로 독일 검찰의 조사는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남현수 에디터 hs.nam@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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