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보 S90 미국서 판매 부진...S60에 밀려 찬밥?
볼보 S90 미국서 판매 부진...S60에 밀려 찬밥?
  • 남현수 에디터
  • 승인 2019.10.03 0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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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볼보 S90 T5 Inscription
2019 볼보 S90 T5 Inscription

프리미엄 브랜드에 도전하는 볼보자동차의 명확한 한계일까?. 볼보의 플래그십 세단 S90이 판매 부진의 늪에 빠졌다. 더구나 S90 한 등급 아래인 신차 S60이 나오면서 S90 고객을 대체하고 있다.

S90은 중국 다칭공장에서 생산된다. 중국산 S90은 한국뿐 아니라 전세계 S90을 수입 판매하는 독일, 영국, 프랑스, 스웨덴 등 62개국으로 수출한다. 볼보는 2010년 중국 지리자동차에 약 6조원에 대주주 지분이 팔린 바 있다.

지난해 6월 볼보자동차코리아는 2019년형 S90을 출시하면서 중국 생산차를 판매하기로 결정했다. 한창 주가를 높이고 있는 국내에서 S90은 이전보다 600만원 인하된 가격을 전면에 내세웠다. 여러 차종의 인기 덕분에 공식 할인을 잘 하지 않는 볼보이기 때문에 가격 인하는 더욱 파격적으로 느껴졌다. 판매는 순조로운 듯 보인다. 중국산 S90이 판매되기 전인 지난해 1~6월까지 판매된 볼보 S90은 572대로 월평균 95대 수준이었다. 지난해 7월에는 중국 생산차를 준비하며 인증 문제로 월 판매가 9대 그쳤다. 올해 상반기(1~6월) 판매된 S90은 687대로 월평균 114대를 기록했다. 전년 대비 20% 정도 증가한 수치다. 

2019 볼보 S60 T5 인스크립션
2019 볼보 S60 T5 인스크립션

문제는 S90의 동생격인 S60이 지난달 국내 출시된 이후의 상황이다. S90에 비해 살짝 작지만 사실상 판박이 내외관에 일부 인테리어만 다르고 동일한 파워트레인을 갖춘 S60이 S90을 밀어내기에 충분해 보인다. 볼보 디자인에 푹 빠져 크기가 큰 세단을 원하지 않는 이상 S90을 선택하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게다가 S60은 중국이 아닌 미국에 새로 지은 찰스턴 공장에서 생산된다. S60은 S90보다 800만원 가량 저렴한 4760만원부터 시작한다.

볼보는 2015년부터 XC90 같은 의미 있는 신차를 내놓으면서 '프리미엄 브랜드'로 공식 선언한 바 있다. 그런 점에서 볼보 플래그십 세단 S90은 동급 독일제 수입 세단과 직접 경쟁을 펼쳐야 한다. 경쟁 모델들이 10%가 넘는 높은 할인으로 판매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과 달리 S90은 할인에 인색하다. S90 T5 인스크립션의 판매가격은 6501만원, 공식 할인 120만원에 불과하다. 딜러마다 추가로 50만~100만원을 더해주고 있지만 벤츠나 BMW 경쟁 모델에 비하면 턱도 없는 수치다. BMW 520d xDrive 럭셔리 플러스는 출고가 7130만원에서 공식 할인 820만원+딜러 할인(최소 100만원 이상)을 받으면 S90보다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 가솔린 엔진을 얹은 BMW 530i 럭셔리 플러스의 경우 출고가 7140만원에 공식 할인 850만원만 받아도 S90보다 싼 6290만원에 손안에 넣을 수 있다.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 역시 할인을 감안하면 S90보다 저렴하다. E220d 익스클루시브는 출고가 6970만원에 공식 할인 826만원을 받아 6144만원까지 떨어진다. 가솔린 엔진을 얹은 최고 인기모델 E300 아방가르드는 출고가 6350만원에 800만원을 공식 할인해준다. S90보다 훨씬 저렴한 5550만원에 구매가 가능하다. 이럴 경우 브랜드에서 밀리는 S90의 경쟁력은 현저히 떨어진다.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

S90의 가장 큰 문제는 미국 판매량이다. 미국은 전 세계에서 중국 다음으로 큰 자동차 시장이다. 연간 1800만대 규모로 국내(연간 180만대)보다 10배다. 올해 1~8월 미국 시장에서 판매된 S90은 총 1492대다. 같은 기간 한국서 팔린 S90(957대)보다 고작 535대가 더 팔렸다. 올해 미국에서 판매된 S90의 판매량은 동급 세단의 평균 판매량의 22%에 불과한 수준이다.

중국에서는 승승장구다. 올해 1~8월 중국에서 S90은 2만7443대나 팔렸다. 월평균 3430대로 S90은 중국 전용차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전세계 S90 판매량의 60% 이상이다.

볼보 S90 엑설런스
볼보 S90 엑설런스

볼보는 20109년 중국 지리자동차에 인수된 이후 과감한 투자를 받아 이미지 변신에 성공한 대표적인 기업이다. 이젠 중국에서 생산한 모델을 전세계로 수출하기에 이르렀다. 글로벌 판매를 하면서 중국산이지만 품질에 문제가 없다는 것이 검증된 셈이다.

국내에서도 볼보 S90 판매가 나쁘지 않은 것을 보면 중국산 자동차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이 바뀐 것을 감지할 수 있다.

볼보 디자인 담당 로빈 페이지수석 부사장은 “중국산 차량의 품질은 유럽 생산보다 우수하다”며 “자동화로 작업자에 의한 세밀한 조정이 어려운 유럽과 달리 중국은 숙련된 인력들이 꼼꼼하게 검수를 하기 때문에 세심한 조율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볼보자동차코리아의 이윤모 대표 역시 “볼보만의 엄격한 글로벌 품질 및 제조 기준은 전세계 생산공장에 동일해 생산 국가와 상관없이 품질과 성능이 같다”며 중국산 S90에 강한 자신감을 드러낸 바 있다.

2019 볼보 S90 T5 Inscription<br>
2019 볼보 S90 T5 Inscription

중국에서 생산되는 S90의 품질 문제는 들려 오지 않는다. 다만 문제는 가격과 애매한 포지션이다. 아직까지 소비자들은 볼보를 메르세데스-벤츠나 BMW는 보다 한 급 아래 브랜드로 인정한다. 특히 대형차급으로 올라가면 이런 현상이 심화한다. 프리미엄 도전에 나서 이제 프리미엄으로 정착하는 단계인 볼보는 끊임없이 혁신을 통해 거듭나려고 노력한다. 프리미엄 브랜드는 완성도 높은 파워트레인과 디자인뿐 아니라 차별화한 판매 및 AS 같은 보이지 않는 소프트웨어도 중한 부분이다. 요즘 한국에서 잘 나가는 볼보지만 불과 5,6년 전만해도 '할인 많은 차=볼보'라는 등식이 통할 정도였다. 1년 가깝게 기다리는 대기 수요층이 튼튼해 '할인은 없다'고 못 박는 콧대 높은 볼보코리아의 정책, 여기에 끊임없이 제기되는 AS 불만(비싼 부품가격 및 시설)을 해소하지 못하면 한국에서 프리미엄 브랜드로 갈 길이 멀어 보인다. 

남현수 에디터 hs.nam@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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