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도 아닌 벤츠가 직렬 6기통 왜?..20년 만에 부활 속내
BMW도 아닌 벤츠가 직렬 6기통 왜?..20년 만에 부활 속내
  • 남현수 에디터
  • 승인 2019.10.20 08:00
  • 조회수 1047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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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뉴 메르세데스-AMG E 53 4MATIC+
더 뉴 메르세데스-AMG E 53 4MATIC+

고배기량 엔진이 사라지고 2.0L 급으로 다운사이징 추세가 확연한 요즘, 6기통 엔진은 생존에 성공했다. 여유로운 출력과 편안한 주행을 위해 주로 사용되면서 때로는 고성능을 뽑아내는 용도로도 쓰인다. 전형적인 정숙한 엔진의 대명사인 V6 뿐 아니라 직렬(I형) 엔진 레이아웃도 종종 등장한다.

그 중 직렬 6기통은 V6보다 경험하기 어렵다. 직렬 6기통은 엔진 길이가 V6에 비해 상대적으로 길어 후륜구동 차량에 적합하다. 전륜구동에서는 쉽지 않다. 물론 예외적인 경우가 대우자동차 매그너스에 직렬 6기통을 횡치한 바 있다. 

길어진 직렬 6기통 가솔린 엔진에는 종종 ‘실키식스’라는 별칭이 따라 붙는다. 단어에서 알 수 있듯이 비단처럼 부드러운 엔진 질감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실키식스라는 칭호를 얻은 엔진은 대표적으로 BMW 직렬 6기통이 있다. 진동이 적을 뿐 아니라 엑셀을 밟은 만큼 출력을 뽑아주는 반응력에서 최고의 찬사를 받았다.

200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BMW는 직렬 6기통, 메르세데스-벤츠는 V6라는 공식이 통했다. 

어인 일인지 메르세데스-벤츠는 2016년 직렬 6기통 가솔린 엔진 개발을 공언한 이후 V6 엔진을 직렬 6기통이 대체하고 있다. 이는 1990년대 높은 토크 대응과 제작비용 절감, 실내 공간 확보 등의 이유로 직렬 6기통 대신 V6로 교체한 이후 20년 만의 큰 변화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왜 다시 직렬 6기통으로 돌아왔을까? 단순히 좀 더 부드러운 엔진 질감을 위해서가 아니다. V6 엔진은 직렬 6기통 이상으로 부드러운 회전 질감을 가졌다. 가장 큰 이유는 개발비 절감과 친환경을 위한 하이브리드 탑재를 위해서다.

E 53 4MATIC+의 직렬 6기통 가솔린 엔진.EQ 부스트라는 마일드 하이브리드(MHEV)가 적용된다

메르세데스-벤츠가 직렬 6기통 엔진으로 회귀한 데는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다. 먼저 강화된 환경 규제에 따른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 장착이다. 메르세데스-벤츠의 직렬 6기통 엔진에는 48V 대용량 배터리가 장착된다. 발진 시 힘을 보태는 것은 물론 완전 정지 이전에 시동을 꺼 연비를 절감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덕분에 기존 V6 엔진에 비해 10~15% 효율 상승을 이뤄냈다. 최근 강화된 환경규제에 보다 손쉽게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외에도 고성능 차량의 출력을 보완하는 역할도 수행한다. 최근 출시된 메르세데스-AMG E53 4MATIC+의 경우 직렬6기통 3.0L 가솔린 엔진에 EQ부스트 스타터 제너레이터라는 이름을 붙이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적용해 발진시 22마력, 25.5kg.m의 토크가 힘을 보탠다.

강화된 환경 규제 외에 또 다른 이유는 개발비를 줄이는 모듈화에 있다. 실린더 용량을 통일해 4개를 이어 붙이면 직렬 4기통이 되고 여기에 실린더 2개를 더 붙이면 직렬 6기통이 되는 모듈화 방식이다.

이렇게 될 경우 비용 절감의 경제적인 효과를 볼 수 있다. 가령 직렬 6기통 2개를 V형으로 구성해 V12기통 엔진으로 만들 수도 있다. 벤츠 관계자는 “직렬 6기통은 V6 엔진에 비해 많은 비용을 절감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친 적이 있다.

메르세데스-벤츠 400d에 장착된 직렬 6기통 디젤 엔진
메르세데스-벤츠 CLS 400d에 장착된 직렬 6기통 디젤 엔진

메르세데스-벤츠의 직렬 6기통 회귀는 성공적으로 보인다. 적극적인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적용해 강화된 환경규제를 맞추는 것은 물론 고성능 모델의 출력 강화에도 기여한다. 메르세데스-벤츠의 직렬 6기통도 BMW와 같이 ‘실키식스’라는 칭호를 얻게 될지, 앞으로 메르세데스-벤츠의 직렬 6기통 진화가 기대된다.

남현수 에디터 hs.nam@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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