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토스 총탄 맞은 SUV 쏘울,월 1백대로 추락..단종할까
셀토스 총탄 맞은 SUV 쏘울,월 1백대로 추락..단종할까
  • 유호빈 에디터
  • 승인 2019.10.24 08:00
  • 조회수 2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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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형 SUV 제왕 셀토스 대박에 급락 쏘울은 역시 박스카!
기아 쏘울 부스터
기아 쏘울 부스터

기아자동차 쏘울이 소형 SUV 시장을 제압한 셀토스의 유탄을 맞고 판매가 급락하고 있다. 셀토스 판매가 본격화한 지난 8월부터 월 판매가 1백대 수준까지 떨어졌다. 올해 나온 따끈한 신차인 쏘울이 같은 회사의 셀토스 영향으로 급락한 것은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팀킬' 현상이다.    

올해 1월 기아자동차는 쏘울 3세대 모델을 내놓았다. 쏘울은 그간 국내시장에서는 보기 힘들었던 박스카의 원조였다. 기아차는 3세대 쏘울을 출시하면서 박스카라는 단어는 아예 빼고 SUV로 포진시켰다.

흐지부지 사라졌던 기아차의 ARV 박스카 프로젝트

기아차는 1997년 ARV라는 박스카 콘셉 모델을 개발하고 같은 해 서울모터쇼에서 발표했다. 사실상 박스카의 원조 격인 닛산 큐브보다 더 빠른 출시가 예상됐다. 문제는 그해 말 IMF 사태가 터지면서 1999년 기아차가 현대차에 인수됐고 ARV 박스카 프로젝트는 흐지부지 사라졌다. 2008년 기아차는 쏘울을 출시하면서 박스카 시장에서 후발주자로 발을 내딛었다. 결과적으로 기아차는 11년 만에 박스카를 내놓은 셈이다. 그만큼 기아의 박스카의 의지는 대단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쏘울은 국내 시장에서 찬밥이 됐지만 미국에서 대박을 쳤다. 쏘울은 후발주자였지만 일본 박스카 모델이 미국서 철수하는 시기와 맞물리면서 기아차 단일 모델 판매 1위에 오르는 대약진을 기록했다.

2009년 3만대를 시작으로 2011년부터 2018년까지 꾸준하게 10만대 이상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당시 1만 달러 중반의 저렴한 가격으로 미국의 젊은 층의 첫 차를 타겟으로 한 마케팅이 정확하게 들어맞았다.

2세대 쏘울

하지만 국내에서 쏘울은 '그저 특이하게 생긴 차'라는 이미지만 있을 뿐 가격경쟁력을 확보했어도 부진한 성적표를 면치 못했다. 지난해 2세대 쏘울은 총 2406대를 판매했을 뿐이다. 그나마 전기차 보조금을 받은 쏘울EV 1746대를 제외하면 내연기관 쏘울은 660대에 불과하다. 월 평균 50여대 수준의 참담한 부진이다. 쉐보레 폭망차로 불린 중형 SUV 이쿼녹스 보다 못한 판매량이다.

타겟층의 선호도가 높은 다양한 편의장비를 갖췄다
선호도가 높은 다양한 편의장비를 갖췄지만 내수서 실패한 쏘울

기아차는 올해 3세대 쏘울을 발표하면서 대대적인 이미지 변신을 시도했다. 시장이 커지고 있는 소형 SUV로 세그먼트를 분류했다. 그러면서 파워트레인에 큰 변화를 줬다. 한층 강력한 1.6L 가솔린 터보에 7단 DCT를 조합했다. 최대출력 204마력, 최대토크 27.0kg.m의 힘을 낸다. 여기에 동급 최초로 10.25인치 와이드 내비게이션을 적용했다. 전작의 디자인을 벗어나지 않기 위해 돌출형 모니터를 사용하지 않고 매립형 내비게이션을 유지했다. 여기에 시인성을 확보하고자 8인치 컴바이너 타입 헤드업 디스플레이도 들어갔다.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후측방 경고, 차로 이탈 방지 보조, 전방 충돌 방지 보조, 운전자 주의 경고, 후방 교차충돌 방지 보조, 하이빔 보조와 같은 ADAS도 옵션으로 선택할 수 있게 했다.

기아차는 새 파워트레인과 강력한 상품 구성으로 연간 목표 판매량을 2만대로 잡았다. 잠깐 서광이 보였다.  1월 319대로 서서히 부활을 하는가 싶더니 2월 600대를 넘기며 전달과 비교해 2배 정도 증가했다. 3월 보조금을 앞세운 쏘울 EV까지 가세해 1166대를 팔며 월 판매량 무려 1천대를 넘어섰다. 월 목표 1600대를 넘기 위해서 탄력을 받아야했지만 3월을 기점으로 판매량은 하락세로 돌아섰다. 6월 500대 선까지 떨어지더니 7월 기아차의 하이클래스 소형 SUV 셀토스가 출시되면서 300대 선까지 떨어지고 만다. 셀토스는 쏘울에 핵폭탄급 충격을 준 셈이다.  

기아 셀토스
기아 셀토스

7월 출시한 셀토스 인기는 기아차가 당초 예상한 것보다 더욱 컸다. 소형 SUV에서 처음으로 6000대를 돌파하며 같은 회사 쏘울은 설자리를 잃어버린다. 8,9월 판매량은 170대 선으로 곤두박질친다. 3세대 모델을 출시 1년도 채 되지 않았지만 판매량은 초라해졌다. 올해 전기차를 합쳐도 겨우 5000대를 넘기는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신차를 내놓고도 이런 판매량이 지속된다면 내수 단종의 길을 걷는 것도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프로드 콘셉의 쏘울 X라인. SUV처럼 휠하우스에 무광 플라스틱을 덧댄게 인상적이다
오프로드 컨셉의 쏘울 X라인. SUV처럼 휠하우스에 무광 플라스틱을 덧댄게 인상적이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여전히 높은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다. 올해 꾸준히 7천대에서 1만대 사이를 유지하다가 지난 9월 5천대 수준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1월 이후 처음이다. 남은 4분기에 다시 월 판매 8천대를 회복한다면 올해도 9년 연속 10만대 판매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쏘울이 미국에서는 잘 팔리지만 국내서 어려움을 겪은 이유는 무엇일까? 국내에서 SUV 시장, 특히 소형 SUV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하자 기아차는 이에 맞춰 스토닉 하나뿐이던 소형 SUV 세그먼트에 쏘울을 추가했다.

기아차는 7월 소형 SUV 셀토스의 출시하면서 단 번에 소형 SUV 1위 자리에 올랐다. 셀토스는 소형 SUV에서는 보기 힘들었던 큰 실내공간과 편의장비가 특징이다. 쏘울은 트렁크 적재함에서 단점을 갖고 있었다. 

(위부터)쌍용 티볼리, 현대 베뉴, 기아 셀토스
(위부터)쌍용 티볼리, 현대 베뉴, 기아 셀토스

우리나라 소비자에게 박스카는 아직도 어렵게 받아들여지는 모습이다. 박스카의 형태의 경차 레이는 성공을 거뒀지만 경차 혜택에 힘입은 바가 크다.

저렴한 가격대의 베뉴나 비슷한 가격대의 현대 코나, 쌍용 티볼리, 셀토스는 훨씬 더 SUV다운 디자인이라 박스카 스타일의 쏘울은 더욱 외면당했다. 연비도 큰 부분을 차지했다. 쏘울은 박스카 형태라 연비에서 단점이 존재한다. 3세대 모델은 1.6 가솔린 터보 단일 사양으로 전작에 비해 연비가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 쏘울은 미국시장과 더불어 우리나라에도 젊은 사람의 첫차로 선택을 받았지만 나쁜 연비는 선택을 꺼리는 요소다. 쏘울의 부진이 내수 단종으로 이어질지 관심이 가는 포인트다.

유호빈 에디터 hb.yoo@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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