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슈]현대차,적자투성이 상용차 합작사 전액 인수..쓰린 속내는
[중국이슈]현대차,적자투성이 상용차 합작사 전액 인수..쓰린 속내는
  • 조정기 에디터
  • 승인 2019.10.30 08:00
  • 조회수 4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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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용차를 주로 생산하는 쓰촨(四川)현대
상용차를 생산하는 쓰촨(四川)현대

중국 현대차의 합작법인인 베이징현대는 올해 3월 베이징에 위치한 제1공장 생산라인을 멈췄다. 중국 시장에서 현대차의 판매량이 지속적으로 쪼그라들면서 가장 노후한 공장 문을 닫은 것이다. 1공장은 2001년 현대차가 중국에 진출하면서 건립한 첫 공장이다. 

생산가동을 멈춘 베이징현대차 제1공장
생산 가동을 멈춘 베이징현대차 제1공장

베이징현대차는 베이징에만 세 개의 공장을 두고 있다. 이외에 창저우와 충칭에도 각각 공장을 가동한다. 연 생산 규모가 무려 165만 대가 넘을 정도다. 문제는 판매 부진이다. 베이징현대는 2013년 중국 연간 판매량 100만대를 돌파하는 등 승승장구하면서 생산라인을 계속 확장한 결과다. 2016년 114만 대로 역대 최다 판매량을 기록한 후 2017년 78만 대로 판매량이 곤두박질 쳤다. 2017년 한반도에 사드 배치가 공식 발표된 후 반한 정서가 일어나면서 생긴 파급 효과다. 

2018년 혼다와 판매량이 약 2배 차이나는 현대차
2018년 혼다와 판매량이 약 2배 차이나는 현대차

문제는 사드 배치 풍파가 끝난 시점에서도 판매량 회복을 하지 못하고 더 악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2018년에도 현대차는 79만대로 판매량을 회복하지 못했다. 문제는 현대차가 본격 경쟁해야 할 일본차와 격차가 더 커졌다는 점이다. 2018년 중국에서 혼다는 145만 대로 가장 많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현대차와 비교해보면 거의 두 배 차이가 난다.

2019년 동월대비 판매량이 떨어진 현대차
2019년 동월대비 판매량이 떨어진 현대차

베이징현대는 올해 초 2019년 중국 판매 목표를 84만 대로 설정했다. 문제는 2018년보다 더 혹독한 판매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올해 1~9월 가운데 단  2월을 제외하곤 전년 동월대비 전부 판매량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결과적으로 목표치는커녕 2018년보다 판매량이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최악의 경우 70만대 마지노선마저 깨질 가능성이 커 보인다.

쓰촨현대 공장 모습
쓰촨현대 공장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현대차는 새로움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했다. 부진한 승용차 대신 상용차로 승부를 건 것이다. 최근 중국 현지 매체에 따르면, 현대차는 중국 현지 합작 회사 중 하나인 상용차 전문 쓰촨(四川)현대차의 지분을 100% 사들이는 것을 적극 고려 중이라고 전해진다. 쓰촨현대는 상용차와 대형 엔진, 부품을 생산한다. 현대차가 2020년 초 쓰촨현대의 지분을 모두 사들인 다음 회사 이름을 바꾸고 상용차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설 것이라는 분석이다.

쓰촨현대는 2012년 8월에 쓰촨난쥔(四川南骏)자동차그룹과 50대50 지분으로 합작해 만든 회사다.

2013년 생산을 시작했지만 생산 효율성 문제와 판매 부진으로 줄곧 적자만 기록하다 2018년 겨우 1만2228대를 생산했다 . 이는 2017년(2만 8786대)에 비해 생산량이 절반 이상 준 것으로 엄청난 손실을 본 것이다. 현재 연간 생산규모는 트럭 16만 대, 버스 1만대 수준이다.

결국 상상을 넘어서는 적자를 낸 상태에서 현대차가 지분을 모두 사들인 뒤 재정비하려는 움직임이다. 

중국 공산당은 자국 자동차기업들을 보호하기 위해 1994년 <자동차산업정책>을 발효했다. 중국에 진출하는 외국 자동차기업은 반드시 현지 중국 기업과 합작회사를 만들도록 한 것이다. 합작회사를 설립할 때 중국 기업의 지분이 50% 이상이어야 한다는 조항을 명기했다. 그러나 미국 기업을 중심으로 글로벌 기업의 탈(脫) 중국 행렬이 이어졌고, 결국 작년 4월 중국 국가발전개혁위는 새로운 정책을 발표했다.

특수목적차량과 EV 같은 친환경차 분야는 외국 자동차회사에 지분 제한을 철폐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미국 전기차회사인 테슬라는 자동차 업계 최초로 중국 현지법인의 지분 100%를 보유했다. 2020년 상용차 분야의 외국기업 지분 제한이 없어진다. 더 나아가 2022년에 승용차 분야의 외국기업의 지분 제한도 모두 철폐할 예정이다. 또 앞으로 5년간 과도기를 거쳐 외국 자동차기업에 대한 모든 규제를 완화하겠다고 밝혔다.

BMW와 중국 합작법인을 운영하는 화천자동차
BMW와 중국 합작법인을 운영하는 화천자동차

이런 정책이 발표된 후, 2018년 10월 BMW와 중국 합작법인을 운영하는 화천자동차(华晨汽车)는 2022년까지 BMW에 화천자동차의 지분 25%를 매각하기로 했다. 매각 금액은 290억위안(한화 약 4조 8172억원)에 달한다. 아울러 독일 폭스바겐 역시 중국과 합작한 회사의 지분을 대량으로 사들일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올 8월에 쓰촨현대는 한 번의 지분율 변화가 있었다. 2020년 현대차가 지분을 100% 매입한다면 쓰촨현대는 중국이 상용차 부문의 외국기업 지분 제한을 철폐한 이후 첫 100% 외자 전환이 이뤄진 사례가 된다. 

문제는 쓰촨현대의 실적이 매우 악화된 상황이라 지분을 전량 매입해 경영권을 확보한다 해도 판매량을 어느 정도 끌어올릴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내년 현대차의 중국 행보가 궁금해지는 이유다.     

조정기 에디터 carguy@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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