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벤츠 첫 전기차 EQC..럭셔리 실내와 반자율주행 돋보여
[시승기]벤츠 첫 전기차 EQC..럭셔리 실내와 반자율주행 돋보여
  • 남현수 에디터
  • 승인 2019.11.02 08:00
  • 조회수 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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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뉴 EQC

내연기관 자동차 업계를 제패한 메르세데스-벤츠가 전기차 시장에서 독보적인 삼각별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가능성은 크지만 아직까지는 도전자 입장일 뿐이다. 전기차로 벤츠는 다른 경쟁사를 절대적으로 압도할만한 벤츠다운 것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벤츠는 지금까지 내연기관 차량의 제왕으로 군림해왔다. 

메르세데스-벤츠 전기차 브랜드 EQ의 첫 순수 전기차 EQC를 타보면서 전기차 전문인 테슬라 모델과 여러가지 비교해봤다.  

전기차를 비롯한 환경차 시장은 해마다 몸집을 부풀리고 있다. 여러 브랜드들이 경쟁적으로 친환경차를 출시한다. 하이브리드부터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수소연료전지 등 다양한 방식으로 전기와 모터를 활용하는 모델이 쏟아진다. 2019년이 돼서야 전기차를 출시하는 메르세데스-벤츠의 행보는 어쩌면 '너무 늦은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반대로 늦게 출시된 만큼 얼마나 단단히 준비를 했을지 기대감이 높아지는 대목이다.

이번 시승 장소는 서울 가로수길을 출발해 경기도에 위치한 포천 힐스를 왕복하는 약 120km 주행 코스다. 도심과 자동차전용도로가 적절하게 섞여 있다. 

더 뉴 EQC
전기차보단 미래의 차와 같은 느낌이다
유려하게 뻗어나가는 측면 라인

처음 마주한 EQC는 “엠블럼이 너무 큰 거 아니야”라는 생각이 뇌리를 스친다. 그릴을 가득 채우다시피 큼지막하게 자리한 벤츠의 삼각별은 상당한 존재감을 자랑한다. 전체적인 외관 디자인은 전기차의 특성보다는 미래형 콘셉트카 느낌이 든다. 유선형으로 깎아 낸 면들이 유려하게 흐른다.

부드럽게 자리잡은 헤드램프는 친환경임을 자랑이라도 하듯 푸른색으로 치장했다. 측면으로 돌아서면 일반적인 SUV와 쿠페형 SUV 사이 어딘가에 위치한 듯한 루프라인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날렵하게 뻗은 캐릭터 라인은 마치 한 마리의 돌고래가 춤을 추듯 매끄럽게 연결된다. 후면부는 어디선가 본 듯한 그래픽의 테일 램프가 자리한다. 직선으로 관통한 램프는 최근 유행하는 그래픽이다. 

전기차로 느껴지지 않는 내연기관 벤츠와 엇비슷한 센터페시아
차이는 송풍구뿐이다

문을 열고 실내로 들어서면 여느 벤츠 모델과 크게 차이를 발견할 수 없다. 차이점이라면 원형 송풍구 대신 자리한 사각형 송풍구 정도다. 로즈 골드로 치장한 열쇠 형태의 송풍구는 EQ 만의 새로운 디자인 언어로 EQC만의 차별화한 특징이다. 실내 소재는 벤츠답게 고급스럽다. 다만 1억500만원이라는 가격을 생각해보면 쉽사리 납득하기 어렵다. 

전기차임에도 불구하고 높이 솟은 센터터널. 생뚱맞다
2열 송풍구는 또 동그란 방식이다
넉넉한 트렁크 공간

생각보다 좁은 2열 공간은 전기차가 맞나 싶을 만큼 센터 터널이 높이 솟아 올라있다. 2열 승객을 위한 별도의 공조장치나 열선 시트를 마련한 점은 좋지만 공간이 넉넉하진 않다. 전기차에서 으레 기대할 수 있었던 플랫한 바닥 공간과 넉넉한 레그룸은 EQC에선 찾아 볼 수 없었다. 대신 트렁크 공간은 500L로 넉넉하게 챙겼다. 2열 시트를 폴딩하면 1460L로 더 넓어진다.

전기차에 알맞게 설정된 소프트웨어들
2개의 디스플레이가 위 아래가 아닌 가로로 나란히 배치됐다. 

EQC에는 새로운 디지털 기술이 대거 탑재됐다. 단순한 이동수단을 넘어 일상의 동반자로 함께하겠다는 메르세데스-벤츠의 철학이 묻어난다. 디지털 계기반과 센터 디스플레이가 하나로 연결된 모습은 이젠 놀라움보다 익숙함에 가깝다. 새로운 혁신은 소프트웨어에 있다. 메르세데스-벤츠의 최신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MBUX를 통해 충전 상태, 에너지 흐름 등을 확인할 수 있는 전기차 전용기능이 포함된다. 한 전기차에 최적화된 내비게이션, 주행 모드, 충전 등을 제어하고 설정할 수 있다. 이 외에 가장 특징적인 부분은 자연어 음성인식 기능을 통해 차량을 제어할 수 있다는 점이다. 가령 “안녕 벤츠”라고 하면 음성인식 기능이 활성화된다. 이 때 원하는 기능을 말하면 되는데 온도조절은 물론 출발 시간에 맞춰 공조기 ,충전량 설정 등 다양한 조작이 가능하다. 이는 차량뿐 아니라 스마트폰 어플로도 가능하다. ‘메르세데스 미’ 어플을 스마트폰에 설치하면 차량 문 잠금, 출발 시간 설정, 온도 설정, 공기압 확인, 충전량 확인 등 다양한 기능을 활용할 수 있다.

큰 커버 아래로 모터가 숨어있다
앞뒤에 각각 위치한 두 개의 모터가 4바퀴를 굴린다

EQC에는 앞 차축과 뒷 차축에 각각 하나씩 전기모터가 장착된다. 각각의 모터에 맡겨진 역할은 상이하다. 우선 앞 차축에 위치한 전기모터는 최상의 효율을 발휘하도록 세팅됐다. 뒷 차축의 전기모터는 다이내믹한 드라이빙에 초점을 맞췄다. 두 개의 모터는 최고출력 408마력, 최대토크 78.0kg.m를 발휘한다. 공차 중량이 2440kg에 달하지만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에 도달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단 5.1초다. 출발하자마자 모든 힘을 쏟아내는 전기 모터의 특성이 여실히 드러난다. EQC의 주행모드는 총 4가지로 에코, 컴포트, 스포츠, 인디비주얼로 구성됐다. 스포츠로 주행 모드를 맞추고 악셀 페달을 끝까지 밟으면 순식간에 속도계 바늘이 하늘을 찌를 듯이 맹렬하게 돌아간다. 숨가쁘게 움직이는 속도계와는 달리 실내는 고요하다. 1열 윈도우에 이중접합 유리를 사용한 것은 물론 엔진음과 배기음이 없는 전기차의 특성상 풍절음과 노면 소음이 부각되는 것을 막기위해 방음에 많은 신경을 쓴 듯한 모습이다.

전기차답게 정숙성은 끝내준다
진중한 벤츠의 움직임을 기대한다면 실망할 수도 

고속 직진 안정성과 의외의 코너링 성능은 꽤나 재밌는 드라이빙이 가능하게 한다. 다만 요철을 넘어갈 땐 조금은 하드하게 세팅 된 서스펜션 때문에 벤츠 특유의 부드러움과는 거리가 있다.

EQC의 매력은 고속주행에서 드러난다. 특히 수준 높은 반자율 주행 시스템을 탑재해 장거리 운전 스트레스를 줄여준다. 차간 거리를 유지하는 것은 물론, 차선 유지 기능, 교차로 감지 기능이 포함된 액티브 제동 어시스트, 사각지대 경고, 하차 경고, 충돌 회피 스티어링 어시스트, 차선 이탈 방지, 전방 충돌 방지 등 다양한 안전장비를 대거 탑재했다. 주행에서 사용해 보면 안정적인 앞차 간격 유지는 물론 차선 인식률도 뛰어나다.

벤츠 EQ 고객을 위한 전용 충전소
실시간으로 충전되는 양을 확인할 수 있다

EQC의 1회충전 최대 주행거리는 309km다. 80kWh의 리튬 이온 배터리는 급속충전(최대 110kW 출력)시 약 40분 내에 80%까지 충전이 가능하다. 만약 완속충전을 한다면 11시간 이상 소요된다. 전기차 구매를 고려했던 고객 중 끝내 구매를 포기하는 상당 수의 이유는 충전소 부재다. 벤츠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충전 솔루션을 제시한다. 먼저 EQ 스마트 코칭 서비스는 EQC를 구매한 고객에게 1:1로 스마트 코치를 배정해 충전 컨설팅을 제공한다. 고객의 집 혹은 원하는 장소에 가정용 충전기 설치 여부를 확인하는 등 차량 이용 패턴에 최적화한 충전 방식을 제안한다. 두번째는 전국 대부분의 공용 충전소에서 사용 가능한 ‘메르세데스 미 차지 멤버십 카드’발급이다. 결제 정보만 등록해 두면 공용 충전소에서 사용 할 수 있는 것은 물론 메르세데스-벤츠의 ‘데스티네이션 충전소’에서 무료로 충전할 수 있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2019년 EQC 구매 고객에 한해 주거 환경에 따라 홈충전기 무료 설치 혹은 1년간 충전을 무제한으로 사용할 수 있는 충전 카드를 제공한다.

벤츠의 첫 전기차 EQC는 여러모로 완성도는 높아 보인다. 만족할만한 1회 충전 가능 거리를 갖춘 것은 물론 수준 높은 반자율 주행, 깔끔한 주행성능까지 갖췄다. 

1억원대 EQC가 I-PACE와 달리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을까?

발목을 잡는 유일한 걸림돌은 가격표다. 1억500만원에 달하는 높은 가격은 구매를 망설이게 한다. 메르세데스-벤츠의 ‘삼각별’이 꼭 필요하지 않다면 이보다 저렴한 다른 브랜드들의 전기차를 장바구니에 담을 수 있다. 대표적으로 훨씬 더 큰  테슬라 모델X다. 올해 초 나온 재규어 전기차 I-PACE 역시 높은 가격(1억650만원부터)으로 시장에서 외면을 받았다.

벤츠의 전기차가 벤츠 명성을 유지하기 위해선 경쟁사를 압도할 비장의 무기가 필요해 보인다. EQC의 뒤를 이어 EQV, EQS 등이 출격을 대기하고 있다. 전기차 시대에 벤츠가 가야할 길은 이제 시작이다. . 

한 줄 평

장점 : 속도가 느껴지지 않는 안정감과 벤츠 다운 인테리어

단점 : 너무 비싼 가격, 재규어 I-PACE와 같은 길을 걷진 않을까…

더 뉴 EQC 400 4MATIC

배터리

리튬이온 80kWh

전장

4770mm

전폭

1890mm

전고

1620mm

축거

2875mm

공차중량

2440kg

최대출력

408마력

최대토크

77.4kg.m

완충 시 최대주행거리

309km

시승차 가격

1억500만원

남현수 에디터 hs.nam@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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