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쉐 박스터 전기차 개발..운명일까 독이 든 성배일까
포르쉐 박스터 전기차 개발..운명일까 독이 든 성배일까
  • 남현수 에디터
  • 승인 2019.11.17 08:00
  • 조회수 31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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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쉐 카이맨 GT4
포르쉐 718 카이맨 GT4

"포르쉐 박스터, 카이맨이 전기차로 나온다고!" 

생각만해도 끔직한데 실제 이런 일이 벌어질 것 같은 불길한 소식이 전해졌다.

포르쉐는 지난달 글로벌 시장에 첫 전기차 모델인 타이칸을 출시했다. 2000년대 초 포르쉐가 SUV를 출시한다고 했을 때보단 파장이 크진 않았지만 골수 팬들은 포르쉐에 부는 전기차 바람을 그다지 달가워하지 않고 있다. 포르쉐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최근 본격 스포츠카로 분류되는 박스터와 카이맨 후속은 전기차 또는 PHEV로 출시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넌지시 시사했다.

2019 포르쉐 파나메라 4 E-하이브리드
포르쉐 파나메라 4 E-하이브리드

포르쉐는 지난해 신형 파나메라와 카이엔 등에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탑재한 모델을 선보인 바 있다. 911이나 카이맨, 박스터에 비해 상대적으로 고성능이 덜 필요한 4도어 세단과 SUV 먼저 전동화를 선택한 것으로 보여진다. 과거 포르쉐는 카이엔과 파나메라 등에 연료 효율이 좋은 디젤 엔진을 장착했었다. 지난해 포르쉐는 디젤 파워트레인 모델의 생산을 전면 중단했다. 대신 최근 출시된 모델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장착해 연료 효율을 높이고 있다. 디젤차에 대한 소비자의 회의론이 증가하면서 이런 변화를 이끌어 낸 셈이다.

포르쉐 타이칸
포르쉐 타이칸

포르쉐는 2015년 순수 전기차 콘셉트카 ‘미션 E’를 공개했을 당시에도 아이코닉 스포츠카 '911 마저 전기차로 출시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다. 지난해 2017년 실적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포르쉐 CEO 올리버 블루메(Oliver Blume)는 전기차 버전의 911은 향후 10~15년 내에는 출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못박은 바 있다. 전기차는 포르쉐 특성이 줄어들어 내연기관 모델에 비해 판매가 저조할 것을 우려한 결과로 보여진다. 다만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장착한 911 출시는 2023년께 나올 것으로 업계 전문가는 예상한다.

올해 4월 포르쉐 CEO 올리버 블루메(Oliver Blume)는 "순수 전기차 버전의 718 프로토 타입을 이미 개발했고 하이브리드 모델 역시 프로토 타입으로 제작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이브리드인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인지 알려진 바는 없다. 다만 최근 포르쉐가 출시한 하이브리드 모델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인 것을 감안하면 박스터나 카이맨 역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출시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2019 포르쉐 718 박스터 GTS
포르쉐 718 박스터 GTS

순수 전기차 버전의 박스터와 카이맨은 2개 전기모터가 탑재될 것으로 보이며 2개의 전기모터가 뒷바퀴 혹은 네 바퀴 모두를 굴릴 것으로 예상된다. 전기 버전의 박스터와 카이맨은 F4 2.5L 가솔린 터보 엔진을 얹은 GTS(최고출력 365마력) 버전보단 높고, F6 4.0L 가솔린 엔진을 얹은 GT4(최고출력 420마력)보단 낮은 400마력 언저리의 최고출력을 낼 것으로 보인다.

차세대 박스터와 카이맨 하이브리드 버전에는 수평대향 6기통 엔진에 가볍고 부피가 작은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장착될 것으로 보인다. 또 새로운 파워트레인을 장착하기 위해 플랫폼 역시 새롭게 개발한 것으로 알려진다. 전기차 버전의 카이맨과 박스터가 개발되면 아우디 TT, 람보르기니 우라칸과 플랫폼이나 전기차 기술을 공유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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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쉐 파나메라 4 E-하이브리드

포르쉐는 전기차 기술력 확보를 위해 크로아티아 전기차 업체 리막(Rimac)에 대대적인 투자를 단행한 바 있다. 현재 포르쉐는 리막의 최대주주다. 15.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현대차 역시 뒤늦게 리막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 붓고 있다. 현대차는 리막 지분 13.7%를 가지고 있다.

전통적인 자동차 제조사들의 친환경 자동차 경쟁은 이제 서막을 넘어서 본격화한 것으로 보인다. 과거 하이브리드나 전기차가 효율을 높이는 정도에서 그쳤다면 최근에는 효율에 성능까지 더해진다. 내연기관의 강자로 스포츠카 브랜드 파워가 강한 포르쉐가 전기차와 어울리지 않는 게 사실이다. 이런 친환경차 개발에 적극 나선 게 과거 카이엔이 그랬듯 포르쉐를 한 계단 더 성장시키는 계기가 될지, 독이 든 성배를 마시는 형국이 될지 지켜볼 부분이다. 

남현수 에디터 hs.nam@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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