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8개월 된 신차 기아 K3..중국서 4백만원 싼 복제차 등장
[단독]8개월 된 신차 기아 K3..중국서 4백만원 싼 복제차 등장
  • 조정기 에디터
  • 승인 2019.12.10 08:00
  • 조회수 46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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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3(오른쪽)와 K3 복제품 논란이 인 장화이자동차 지아위에A5(왼쪽)
기아 중국형 K3(오른쪽)와 카피 논란이 커진 장화이차 지아위에A5(왼쪽)

기아자동차 준중형 세단 K3 외관과 거의 흡사한 복제차(?)가 중국에서 등장해 논란에 휩싸였다.

기아차 중국 합작법인인 동펑위에다기아(东风悦达起亚)는 올해 4월 새로운 외관의 중국형 K3를 출시했다. 출시 8개월도 안 된 따끈한 신차다.

지난 11월 중국 토종 5위권 수준인 장화이자동차는 준중형 세단 지아위에A5를 출시했다. 이 차의 외관이 K3와 너무 닮아 중국 네티즌사이에서도 화제가 되고 있다. 흡사 K3 디자인을 그대로 복제한 걸로 보여질 정도다. 

중국의 자동차 디자인 카피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가장 유명한 사건은 2000년대 초반 중국 대형 자동차 그룹 중 하나인 체리(CHERY)자동차가 출시한 체리 QQ다. 이 차의 외형이 대우자동차에서 출시했던 1세대 마티즈와 부품이 호환될 정도로 완전 일치하면서 논란이 일었었다. 체리차는 신차 가격을 약 449만~844만원 싸게 내놨다. 디자인 개발 비용을 아껴서 헐값에 출시했다는 비난이 중국에서도 일었다.

체리 QQ(왼쪽)와 대우 마티즈(오른쪽)
체리 QQ(왼쪽)와 대우 마티즈(오른쪽)

 

상어 얼굴 디자인을 새롭게 장착한 K3
상어 얼굴 디자인을 새롭게 장착한 K3

지난 4월 상하이 모터쇼에서 기아차는 K3 페이스리프트 신차를 내놓으면서 새로운 ‘상어 얼굴’ 형태의 그릴을 선보였다. 기존 패밀리룩인 ‘호랑이 코’ 그릴 디자인을 버린 것으로 중국 고객들에게 디자인이 좋다는 평판과 함께 인기를 끌었다. 새 얼굴은 전보다 스포티해졌다. 그릴 내부를 크롬도금으로 날카롭게 조각해, 역동성을 강조했다. 여기에 새롭게 단장한 다각형 LED 헤드라이트를 달았다. 전체적인 외관 디자인이 국내에 지난해 출시된 K3보다 좋다는 평이 많았다. 국내 소비자들이 ‘현대기아차는 디자인까지 내수 차별을 한다’는 불만을 터트릴 정도였다. 중국 최대 자동차정보사이트 치처즈지아(汽车之家)에서 K3는 동급 20여 모델 가운데 디자인(4.84/5), 연비(4.77/5), 인테리어(4.55/5) 분야에서 1위를 차지했다. 명실상부한 중국 인기 모델이다.

장화이자동차 지아위에A5 정측면
장화이자동차 지아위에A5 정측면

이러한 K3 디자인 인기가 부러웠던 탓일까. 중국 톱5 토종 자동차업체 중 하나인 장화이자동차(江准汽车, 영문명 JAC)는 지난 12월 1일 막을 내린 ’2019 광저우모터쇼’에서 기아 K3가 연상되는 외형의 ‘지아위에(嘉悦)A5’를 출시했다. 불과 출시된 지 8개월 정도 밖에 되지 않은 신차와 흡사한 모델이 당당히 모터쇼에 출시된 것이다.

K3의 특징인 '상어 얼굴'을 떠올리게 하는 지아위에A5 전면부
K3의 특징인 '상어 얼굴'을 떠올리게 하는 지아위에A5 전면부

지아위에A5 전면부는 올해 4월 상하이모터쇼에서 등장했던 K3 외관과 다른 점을 거의 찾을 수 없을 정도다. 특히 기존 경쟁 모델에서 찾기 어려운 격자식 라디에이터 그릴 디자인이 대표적인 복제 논란의 주인공이다. K3 외관을 지칭하는 ‘상어 얼굴’ 형태를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한다. 그릴 내부 디자인과 주변부를 크롬도금으로 단장한 부분과 상어 눈처럼 길게 찢어진 헤드램프 디자인까지 거의 일치한다. 그릴 윗부분에 새겨진 영문 로고 ‘JAC’를 지나치고 본다면 그냥 K3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다. 중국 네티즌들의 반응도 비슷하다. 

‘이게 (기아의) K3가 아니라고 확신해? (你确定这不是K3)’, 이거 K3 복제품 아니야? (这不就是个翻版K3)’, ‘특히 전면부의 상어 입 디자인, K3 얼굴이네 (尤其是前脸的鲨嘴设计,K3的前脸)’ , ‘K3 안녕 (k3你好)’ 등의 질타가 다수다.

베이징현대 중국 전략모델 라페스타의 테일램프 디자인과 유사한 지아위에A5 테일램프
베이징현대 중국 전략모델 라페스타 테일램프 디자인과 유사한 지아위에A5 테일램프
(왼쪽 지아위에A5, 오른쪽 라페스타)

후면부 또한 닛산 준중형 세단 '실피' 후면부와 닮았다는 평이 많다. 특히 테일램프 부분은 현대차 중국 합자법인 베이징현대의 전략모델 ‘라페스타(菲斯塔)’ 디자인과도 거의 일치, 디자인 단계에서 한국차를 그대로 모방한 것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전체적인 차량의 비율(프로포션)은 쉽게 바꾸기 어렵지만 그릴이나 리어램프는 중국에서 6개월 만에 충분히 바꿀 수 있다"고 진단한다. 

신차 K3 전장은 4660mm, 전폭 1780mm, 전고 1450mm, 휠베이스가 2700mm이다. 지아위에A5의 차체크기는 전장 4772mm, 전폭 1820mm, 전고 1492mm, 휠베이스 2760mm로 K3보다 전체적으로 더 크다.

지아위에A5는 1.5L 터보차저 가솔린엔진에 6단 수동변속기가 기본 모델이다. 1.5L 터보차저 가솔린엔진에 CVT 무단변속기 탑재한 모델도 있다. 가격은 8.48만~11.58만 위안(한화 약 1434만~1958만원)이다. 기아 K3는 5가지 트림으로 구성된다. 가격은 10.88만~12.58만 위안(한화 약 1840만~2127만원)이다. 기본 모델의 경우 지아위에A5보다 400만원 정도 비싸다. 결국 지아위에A5의 등장은 K3의 판매량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 커 보인다.

랜드로버의 레인지로버 이보크와 장링자동차의 랜드윈드X7
랜드로버의 레인지로버 이보크(왼쪽)와 장링자동차의 랜드윈드X7(오른쪽)

2016년 중국 토종자동차업체 중 하나인 장링자동차(江铃汽车)가 럭셔리 SUV 랜드로버의 준중형 SUV 레인지로버 이보크와 흡사한 외형의 랜드윈드X7을 출시했었다. 이에 랜드로버는 중국 법원에서 지적재산권 침해로 소송을 걸어 2019년 승소한 바 있다. 랜드윈드X7가 레인지로버 이보크의 5가지 특징을 표절했다고 중국 법원에서 인정한 것이다. 이로써 랜드윈드X7은 판매와 생산이 중단됐다. 장링자동차는 랜드로버 측에 보상금을 지불해야 했다.

과연 기아차는 장화이자동차를 상대로 디자인 카피 소송을 낼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조정기 에디터 carguy@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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