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스플로러 글쎄,포드코리아 휘청..픽업 신차 밖에 답 없다
익스플로러 글쎄,포드코리아 휘청..픽업 신차 밖에 답 없다
  • 남현수 에디터
  • 승인 2019.12.29 08:00
  • 조회수 38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중형 픽업 레인저, F150 빨리 출시해야
(위)링컨 에비에이터, (아래) 포드 레인저
(위)링컨 에비에이터, (아래) 포드 레인저

포드코리아가 야심차게 내놓은 6세대 익스플로러가 휘청거리고 있다. 익스플로러는 지난해까지 대형 가솔린 SUV 시장을 독점하며 월 평균 500대 이상 판매를 기록하며 포드코리아 판매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지난 11월 나온 신형 익스플로러는 강력한 경쟁자 쉐보레 트래버스, 국산 현대 팰리세이드로 고객이 분산되면서 예상 외로 판매 부진을 겪는 모양새다.

올해 1~11월 포드코리아가 판매한 차량은 포드 5096대, 링컨 2431대로 총 7509대다. 지난해 동기(1만734대) 대비 무려 30% 감소했다.

올해 포드와 링컨을 통틀어 가장 많이 판매된 모델은 단연 익스플로러다. 무려 4086대에 달한다. 포드코리아 판매량의 절반 이상이 익스플로러다. 포드코리아의 밥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포드코리아 홈페이지에 방문하면 판매 차종은 단 석 대만 덩그러니 노출된다. 지난해 출시한 스포츠카 머스탱, 지난달 소리소문 없이 선보인 세단 몬데오 부분변경,그리고 포드의 볼륨인 6세대 익스플로러다. 대형 세단 토러스와 준중형 SUV 쿠가는 올해 이미 단종됐다. 현재 포트폴리오로 볼 때 사실상 2020년 제대로 팔 차는 익스플로러 뿐이다.

5990만원의 가격표를 붙이고도 성공할 수 있을까?
예상 외의 부진을 겪는 6세대 포드 익스플로러

5세대 익스플로러가 대박을 쳤을 때와 달리 올해 국내 대형 SUV 시장의 분위기는 사뭇 달라졌다. 지난해 12월 현대자동차가 대형 SUV 팰리세이드를 출시해 시장 규모를 키웠다. 이어 올해 9월엔 쉐보레가 4520만원부터 시작하는 가성비를 앞세운 트래버스를 출시했다. 익스플로러가 설 자리가 줄어든 셈이다. 포드코리아는 출시 전 사전계약이 1000대를 돌파했다고 발표했지만 실제 판매는 이와 사뭇 다르다. 월 평균 판매가 기존 목표 수치인 500대에 못 미치고 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지난달 6세대 익스플로러를 출시하면서 강조했던 ADAS 기능 가운데 후진제동보조 장치가 빠진 것을 뒤늦게 발견했다. ADAS는 경쟁 모델인 트래버스에 없는 익스플로러의 절대 우위 사양이다. 이 여파로 포드코리아는 12월 9일까지 익스플로러를 계약한 소비자에 한해 50만원의 상품권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보상을 해야할 고객은 700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더욱 황당한 사실은 12월 10일부터 익스플로러를 계약한 고객은 아무런 보상책이 없다는 점이다. 가격 변동도 없다. 옵션이 하나 빠졌음에도 5990만원의 판매가격은 그대로다. 포드코리아 관계자는 “12월 10일 이후에는 후진제동보조 장치가 빠진 사실을 명시했기 때문에 별도의 할인을 진행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개별소비세 인하 혜택이 끝나는 12월이 지나면 익스플로러 가격은 6천만원이 넘어간다. 익스플로러의 직접 경쟁 모델인 트래버스보다 적게는 400만원, 많게는 1400만원 가량 비싸다. 이런 분위기 속에 상당수 잠재 고객들은 '버티기'에 들어갔다.  몇 달 기다리면 판매 부진을 겪는 포드 딜러들이 10% 정도 가격인하가 가능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5세대 익스플로러를 타고 있는 잠재 고객 A씨는 "5세대를 살 때도 10% 정도 할인을 받았는데 이번 신차는 후륜기반 사륜이라는 점 이외에는 크게 좋아진 부분이 없어 10% 할인을 기다리고 있다"며 "영업사원도 넌지시 이런 암시를 주고 있다"고 말했다. 

포드코리아는 지난달 6세대 익스플로러와 더불어 유럽형 디젤 세단 몬데오 부분변경을 지난달 4180만원에 소리소문 없이 출시했다. 몬데오 부분변경은 올해 1월 글로벌 공개가 됐다. 이처럼 국내 출시가 지연되면서 지난달 45대를 파는데 그쳤다. 몬데오는 부분변경 신차를 내놨지만 세단 시장 침체에다 가격 경쟁력도 별로 없어 판매가 높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월평균 50대 가량이면 대박일 정도다.

포드의 프리미엄 브랜드 링컨 역시 사정은 별반 다르지 않다. 링컨이 올해 국내에 판매한 2431대 중 가장 많은 판매량을 기록한 모델은 노틸러스(730대)다. 중형 SUV 노틸러스는 기존 MKX의 부분변경 모델로 5월 나왔다. 링컨 플래그십 세단 콘티넨탈, 몬데오 크기의 중형 세단 MKZ가 그나마 버텨 주지만 포드코리아가 살아남기 위해선 한 방을 해줄 신차가 절대적으로 필요해 보인다.

링컨 에비에이터
내년 1월 등장하는 링컨 에비에이터

포드코리아는 내년 신차 2개 출시할 준비를 하고 있다. 우선 내년 1월 나올 예정인 링컨 에비에이터가 있다. 에비에이터는 포드 익스플로러와 플랫폼을 공유하는 대형 SUV다. 전장 5062mm, 전폭 2022mm, 전고 1768mm, 휠베이스 3025mm로 익스플로러에 비해 전장과 전폭이 각각 12mm, 17mm씩 길고 넓다. 에비에이터는 프리미엄 브랜드의 모델답게 익스플로러에 비해 내∙외관이 좀 더 고급스럽다. 에비에이터에는 최고출력 400마력의 V6 3.0L 가솔린 터보와 최고출력 494마력을 발휘하는 PHEV 두 가지다. 다만 가격이 8360만원부터 시작해 최고급 모델이 9830만원이다. 경쟁 모델에 비해 '너무 비싸다'는 평가가 나온다. 볼륨 모델로 성장하기 쉽지 않아 보인다.

포드 레인저
포드 레인저

가장 기대할 신차는 포드 중형 픽업트럭 레인저다. 쉐보레 콜로라도의 직접 경쟁 상대다. 이르면 2020년 연말 국내에 데뷔할 것으로 예상된다. 레인저는 2018년 미국 시장에 출시됐다. 전장 5354mm, 전폭 1862mm, 전고 1816mm, 휠베이스 3220mm으로 콜로라도와 휠베이스는 동일하다. 대신 전장과 전폭, 전고가 각각 51mm, 23mm, 14mm씩 짧고 좁고 낮다. 활동적인 도시인을 타겟으로 개발된 차량답게 오프로드 성능 보다는 풍부한 편의장비가 특징이다. 파워트레인은 익스플로러와 동일한 2.3L 가솔린 터보 엔진과 10단 자동변속기가 장착된다. 최고출력 270마력, 최대토크 42.9kg.m의 힘을 발휘한다.

문제는 역시 가격이다. 북미시장에서 레인저와 직접 경쟁을 펼치고 있는 콜로라도 국내 가격은 3855만원부터다. 최근 포드코리아가 국내 출시한 익스플로러의 가격을 미뤄 짐작해보면 콜로라도보다 적게는 500만원, 많게는 1000만원 이상 비쌀 것으로 예상해 볼 수 있다.

올해 포드코리아는 지난해보다 30% 이상 판매가 감소했다. 제대로 된 신차가 없었다는 점이 부진의 가장 큰 이유다. 내년에는 2개의 신모델을 준비 중이지만 역시나 볼륨 모델은 아니다.

포드코리아의 캐시카우 역할을 할 6세대 익스플로러는 이전 모델 대비 비싸진 가격과 꼼꼼하지 못한 마감, 후진제동보조장치 미장착으로 구설수에 오르내린다. 판매를 회복하는 길은 가격 할인 외통수 뿐이다. 이미 사은품을 포함해 연식 재고차량 300만원 할인이 흘러 나온다. 

남현수 에디터 hs.nam@carguy.kr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