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규어 XJ 안 보이는 이유... 도도함?상식과 동떨어짐?
재규어 XJ 안 보이는 이유... 도도함?상식과 동떨어짐?
  • 카가이 취재팀
  • 승인 2016.07.12 18:09
  • 조회수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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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우 모빌리스타 에디터>

희소성의 재평가


희소성이 높은 이유는 두 가지다. 한정판이거나 판매가 적거나. 재규어 XJ는 판매량이 적어서 희소성이 높은 경우다. 희소성의 성질이 어떻든 간에 희소성이 높은 차가 인기다. XJ의 희소성이 관심으로 치환되는 날이 올까?










요즘 자동차 시장을 지배하는 단어는 ‘복합’이다. 여러 가지 트렌드 중에서 몇 가지를 받아들여 복합적인 모습을 보이느냐가 차의 가치를 좌우한다. 요즘 트렌드는 다양 하게 전개된다. 고성능·고급·소형·친환경·다운사이징·희소성 등 분야를 가리지 않는다. 어느 하나만 특출해서는 눈에 띄지도 않는다. 몇 가지 특성을 복합적으로 지녀야 주목 받는다.

재규어는 특이한 브랜드다. 고급차 브랜드이면서 희소성이 높다. 고고함이 느껴지는 도 도한 브랜드다. XJ는 재규어를 이끄는 기함이다. S클래스나 7시리즈에 비해 인지도는 낮지만 품격에 있어서는 동급으로 인정받는다. 레이싱 혈통을 이어 받아 고성능을 지향한다. 고성능과 고급, 희소성이라는 삼박자를 갖췄다.

요즘 뜨는 ‘복합’ 조건을 만족시키지만 희소성에 대해서는 좀더 고찰이 필요하다. 희소성이 높아지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한정판 등 생산 규모가 작거나 판매가 적을 때 희소성이 높아진다. XJ는 판매가 적은 경우다. 좋게 말하면 ‘마니아들의 차’이고 있는 그대로 말 하면 ‘인기가 없는 차’다. 인기가 차의 품격이나 품질, 성능을 나타내는 지표는 아니다. 단지 알아주는 사람이 적을 뿐이다. 이렇게 기본기가 되면서 희소한 차는 어느 순간 관심이 쏠리면 확 뜬다. 멀리서 찾을 것도 없이 재규어의 자매 브랜드인 랜드로버를 보자. 예전에는 오프로드 마니아들만 찾는 차였지만, 지금은 희소성 높은 차를 원하는 사람들이 찾기 시작하면서 인기 브랜드 반열에 올랐다. XJ는 아직 그 단계가 오지 않았을 뿐이다.







Jaguar XJ 인테리어


XJ 페이스리프트는 크게 변하지 않았다. 디테일을 다듬었다. 크게 변하지 않았다지만 재규어의 존재감은 극명하게 드러난다. 디자인만 놓고 보자면 독일 라이벌보다 한 수 위라 여겨진다. 실내는 더욱 독특하다. 둥글게 운전자를 감싸는 듯한 구조인데 모양새나 우드트림 소재가 마치 요트를 탄 듯한 기분이다. 매우 아늑하고 편안하다. 대형 세단은 이래야 한다는 기준을 눈으로 보여준다. 기어는 조그 셔틀이다. 재규어의 개성으로 자리잡았지만 왠지 모르게 움직임이 감질난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시프트레버를 잡고 밀고 당기고 해야 조작하는 맛이 난다. 서라운드 카메라 시스템은 아주 반길만한 기능이다. 대형차의 체감 크기 를 줄여주는 고마운 장비다. 작동도 잘한다. 주차할 때 특히 편하다.

인테리어는 고급스럽고 고풍스러운 감성을 잘 표현했다. 운전석이 경쟁 모델에 비해 상대적으로 좁게 느껴지는 점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몸에 딱 맞는 느낌이라 스포츠 주행을 하기에는 좋지만 여유 측면에서는 차 크기에 비해 손해 본 기분이다. 트렁크 공간도 안쪽으로 들어갈수록 좁아지는 구조고 별로 깊지도 않다. 과거 클래식한 모델에서 디자인 변화를 겪으면서 차체가 커지긴 했지만 공간 활용도는 여전히 떨어진다. 고급 차답게 마사지 기능도 갖췄다. 장시간 타고 갈 때 피로를 풀기에 좋다. 다만 우리나라 사람들은 마사지가 좀 세야 만족하는데 그 수준을 맞추기에는 조금 약하다. 디스플레이를 강조하지만 터치스크린은 여전히 미흡하다. 요즘은 태블릿 수준으로 성능이 높아지는 추세인데 스크린의 확장과 축소가 불편하다. 트립 모드에서 볼 수 있는 정보가 적은 것도 흠이 다. 비싼 가격을 주고 사는 기함이라서 그런지 사소한 것도 일일이 따지게 된다.





재규어가 모델 수는 적어도 엔진은 다양하다. 시승차는 3.0L 디젤 엔진을 얹었다. 최고출력 300마력, 최대 토크는 71.4kg·m다. 숫자만 봐도 디젤의 여유가 묻어난다. 차의 무게는 딱 2톤이지만 나가는 맛은 500kg 정도 는 덜 나가는 차를 모는 듯하다. 힘 좋은 엔진을 얹은 중형 세단만큼 가뿐하고 빠르다. 변속기는 8단 자동이다. 더블 클러치에 대한 환상이 커서 그런지 일반 변속기는 체감 가속이 떨어진다는 선입견이 생겼다. XJ의 변속기는 속도보다는 부드러움을 추구하는 쪽이다. 스포츠 모드에서도 스티어링 휠은 그리 단단하지 않다. 반응성을 우선시 하지만 편안함도 동시에 추구한다.



XJ를 타는 동안 비가 내리는 시내에서 오랜 시간을 보냈다. 오토 스탑 덕 좀 보려 했지만 브레이크를 꽉 밟아야 실행되는 통에 오히려 다리가 아팠다. 뒷좌석에 앉아서 기사가 운전하는 차를 타는 입장이었다면 신경 쓸 일이 아니지만 직접 운전을 하니 불편함이 의외로 크게 다가온다. 비 내리는 꽉 막히는 시내 길을 기어가듯 달리는 동안 연비는 1L에 9km 대를 유지했다. 막히는 동안이지만 가속을 느껴보고자 가속 페달을 좀 세게 밟은 것도 연비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시내 연비가 10.4km/L이니 나올 만큼은 나온 셈이다.

XJ는 여전히 희소한 차에 속한다. 도도함을 내세워 희소성을 추구하기보다는 판매가 적어서 어쩔 수 없이 희소한 경우다. 어찌됐건 희소성은 큰 만큼 희소성을 잘 활용하면 언젠가는 주류로 올라설 가능성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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