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DS3 크로스백 SUV..너무 재밌지만 아무도 몰라준다
[시승기]DS3 크로스백 SUV..너무 재밌지만 아무도 몰라준다
  • 남현수 에디터
  • 승인 2020.01.07 08:00
  • 조회수 42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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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S3 크로스백
DS3 크로스백

국내외를 막론하고 SUV 인기는 실로 대단하다. 세단보다 역동적이고, 실용적인데다 최근에는 스타일까지 좋아졌다. 승차감이나 핸들링이 웬만한 세단 못지 않다는 얘기다.

국내 자동차 문화에서 소형차라면 도로에서 무시당하기 일쑤지만 소형 SUV는 예외다. 작지만 다부진 덩치 때문이다. 이런 강점 덕분에 생애 첫 차는 물론 은퇴한 고령자와 1인 가구, 신혼부부까지 소형 SUV를 찾고 있다. 

더 이상 ‘고급차=대형세단’이라는 진부한 공식은 통하지 않는다. 다른 사람의 시선을 크게 의식하지 않는 신세대들은 차의 크기와 상관없이 고급스러운 차를 찾기 시작했다. 이를 간파한 프리미엄 브랜드는 적극적으로 소형 SUV를 출시하고 있다.

프랑스 시트로엥을 기반으로 하는 프리미엄 브랜드 DS는 지난해 1월 중형 SUV DS7 크로스백에 이어 12월 소형 SUV DS3 크로스백을 출시했다. 2015년 론칭한 DS 브랜드는 프리미엄을 추구한다. 아직 존재감은 부족하다. 그렇다면 DS는 다른 프리미엄에 비해 어떤 차별점을 가졌을까.

프랑스 자동차는 풍부한 예술 문화를 바탕으로 한 감성이 도드라진다. 프랑스 태생의 DS에선 프랑스만의 감성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실용적이면서도 심미적 완성도는 높다. 보는 시각에 따라 다소 난해해 보일 수 있는 요소가 곳곳에 숨어있는 것도 재미다.

마치 예술 작품을 보는 것 같은 전면부
상어 지느러미 처럼 보이는 B필러가 눈을 사로잡는다
전면과 측면에 비해 후면은 간결하다

DS3 크로스백은 작지만 빛나는 보석같다. 외관이 튀어서 인지 인지도가 낮은 브랜드의 모델이어서 인지 알 순 없지만 주행을 하면 존재감 하나는 최고다. 주차를 하고 내릴 때마다 따가운 주위의 시선을 느낄 수 있다.

반짝반짝 빛나는 대형 그릴 안에는 다이아몬드 패턴이 끝없이 반복된다. 신형 그랜저의 다이아몬드 패턴은 사실상 DS가 먼저다. DS브랜드만의 디자인 특징인 다이아몬드 패턴 그릴은 프랑스 루브르 광장 입구에 위치한 유리 피라미드를 모티브 삼았다. 그릴 양 끝단엔 매트릭스 LED 헤드램프가 자리한다. 3개의 LED모듈이 심긴 헤드램프는 충분한 광량을 자랑할 뿐 아니라 시각적 만족도가 높다.

특히 헤드램프 아래로 유려하게 흐르는 진주를 형상화한 주간주행등과 어우러지면 완성도는 높아진다. 측면엔 툭 튀어나온 도어 손잡이가 없다. 문을 열고 닫을 때만 잠깐 튀어 나왔다 이내 도어 안으로 숨는 플러시 피팅 도어핸들을 적용했다. 프리미엄 브랜드답다. 측면에서 가장 눈 여겨 볼 부분은 B필러다. 상어의 등지느러미 모양을 B필러에 그려 넣었다. 2열 승객 시야가 좁아지지만 자칫 밋밋해 보일 수 있는 측면 라인에 위트를 더하는 디테일이다. 가늘게 그려진 테일램프는 크롬바를 더해 우아함을 가미했다. 다소 과해 보일 수 있는 전∙측면 디자인이 후면의 간결함을 통해 말끔하게 정리된다.

주간주행등은 고급스러운 귀걸이 같다
플러시 도어 핸들은 급을 넘어선다

키를 쥐고 차량 1.5m 이내로 접근하면 플러시 도어 핸들이 튀어 나온다. 실내로 들어오면 파격적인 인테리어와 만난다. 다소 당혹스럽다. DS 브랜드 로고를 활용한 센터페시아 디자인은 어디서도 볼 수 없었던 DS 만의 독창성이 묻어난다. 마름모 디자인을 적극 사용한 실내는 입체적이다. 가장 빛을 발하는 부분은 단연 기어노브 주변이다. 창문을 열고 닫는 것은 물론 전자식 파킹브레이크까지 버튼 디자인이 예술 작품처럼 다가온다. 마름모는 센터페시아에도 적용됐다. 버튼의 구성은 물론 송풍구까지 마름모다. 센터페시아 버튼 대부분은 터치 방식이다. 햅틱 반응이 없어 주행 중 사용할 때는 여간 불편하게 아니다. 특히 공조기 조작이 불편하다. 켜는 버튼이 위쪽에 있지만 끄는 버튼은 아래에 있다.

화사한 실내 인테리어..자꾸 보면 익숙해진다
마름모 형태의 터치 방식은 심미적이지만 불편함도 꽤 많다
DS 만의 매력..조각품 같은 스위치

3단계로 조절되는 1열 열선 시트와 무선 충전 패드 만족감이 높다. 특히 소형 SUV임에도 프리미엄을 지향하는 모델답게 운전석에 안마기능이 적용됐다. 플로팅 타입으로 자리잡은 7인치 센터 디스플레이는 최신 애플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 모두를 지원한다. 여전히 구식 느낌이 나는 국산 내비게이션은 차라리 빼는 편이 좋아 보인다. 안내 음성이 마치 노래방 마이크를 쓴 듯 울린다. 해상도도 저화질이다. 센터 디스플레이 양 옆의 넓은 베젤도 불만이다. 검정 테두리가 너무 커 10년도 넘은 디스플레이를 보는 느낌이다. 

시트는 직물과 나파가죽을 혼용했다
무선충전패드는 아주 유용하다

고급스러운 실내 소재가 이런 불만을 모두 잠재운다. 소형이라는 차급에 맞지 않게 고급 소재가 구석구석 사용됐다. 이번에 시승한 모델은 DS3 크로스백 중 가장 저렴한 ‘SO CHIC+Tech pack’ 모델이다. 엔트리 모델임에도 불구하고 하얀색에 가까운 그레이 나파 가죽 시트가 적용됐다. 엉덩이와 등이 닿는 부분은 직물 소재를 사용했다. 시트 양 옆을 나파 가죽으로 마무리해 내구성을 높였다. 직물 재질은 가죽에 비해 온도 변화에 둔감하다. 겨울과 여름 계절 변화가 뚜렷한 국내에 적합한 구성이다. 나파 가죽은 대시보드와 도어트림 등에도 일부 적용됐다. 손으로 만지면 부드러운 촉감이 기분을 좋게 한다.

독특한 B필러..창문은 한 뼘이나 열릴까
2열은 정말 소형 SUV 수준..넉넉하지 않다
트렁크 공간은 그나마 다행..큰 캐리어 2개 정도 들어갈 수 있다

2열은 소형 SUV의 한계를 제대로 보여준다. 넉넉하진 않다. 성인이 앉으면 여유없이 앉을 수 있을 정도다. 윈도우 라인이 높아 2열 승객은 자칫 갑갑할 수도 있겠다. 창문도 한 뼘이 조금 안되게 열린다. 2열 시트는 60:40으로 폴딩된다. 트렁크와 턱이 있어 완전히 평평한 공간은 만들어지지 않는다.

디젤엔진의 매력은 두둑한 토크

파워트레인은 4기통 1.5L 디젤과 8단 자동변속기가 조합된다. 최고출력 131마력, 최대토크 31.0kg.m로 적당한 수준이다. 토크 덕분에 답답함은 없다. 가솔린 엔진에 뒤진 푸조-시트로엥(PSA그룹)은 전기차로 가기 전에 디젤을 더 팔아야 한다. 진짜 한계를 보여준다. 다행스러운 것은 PSA 디젤 엔진은 높은 환경규제를 충족했다.

SUV지만 사륜 모델이 없는 것도 이상하다. 그래서 크로스백 이라는 이름을 붙였을까. 오로지 앞바퀴만 굴린다. 승차감은 예술이다. 소형 SUV는 짧은 휠베이스와 가벼운 무게 등 태생적 한계로 인해 승차감이 좋지 않다. DS3 크로스백은 한계를 극복해냈다. 부드러운 하체는 두 얼굴이다. 노면의 굴곡을 부드럽게 상쇄시키는 것은 물론 코너에선 차체를 단단히 붙잡아 맨다. 예상외로 출중한 주행감각이 운전 재미를 더한다. 긴 댐핑 스트로크가 안정감있는 승차감을 만든다. 다만 댐퍼의 용량이 작은 탓인지 높은 방지턱을 만나면 ‘쿵’하는 소리와 함께 불쾌한 승차감이 운전자에게 고스란히 전달된다. 토션빔의 한계다.

DS3 크로스백엔 수준 높은 반자율 주행 시스템이 장착된다. 기본 모델부터 차별없이 전트림에 반자율 주행 옵션을 넣었다. 자전거와 보행자까지 인식 가능한 액티브 세이프트 브레이크는 낮과 밤 관계없이 시속 5~140km 사이에서 작동한다. 운전자에게 경고를 주는 것을 넘어 위급시 자동으로 제동을 하는 기능까지 포함된다. 이 외에 능동형 차선 이탈 경고 및 보조, 사각지대 주의 경보 및 보조 등 다양한 안전장비가 기본이다.

무엇보다 압권은 DS 드라이브 어시스트다. 스탑앤고가 포함된 어댑티브크루즈 컨트롤과 차선중앙 유지 기능, 차선 유지보조 기능이 준순한 반자율 주행 실력을 발휘하게 끔 한다. 30km/h 이상에서 활성화돼 0~180km/h 사이에서 작동한다. 스티어링휠에서 손을 떼면 금새 경보가 울린다. 반자율 유지 시간은 길지 않지만 차선 중앙을 유지하는 실력은 물론 앞차와의 간격 유지, 브레이킹과 가속이 유기적으로 제대로 이뤄진다. 

DS가 국내 시장에 자리잡을 수 있을까?

DS3 크로스백은 평범하지 않다. 개성으로 무장했다. 자칫 과해 보일 수 있는 장식과 디테일은 프랑스식 감각으로 버무렸다. 실용성보단 아름다움을 우선시했다. 겨울에 추위를, 여름에 더위를 참을 수 있어야 진정한 패셔니스트가 될 수 있다. 프랑스산 명품을 다루기 위해선 불편함은 감수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게 DS의 주장인 듯 하다.

DS3 크로스백은 남들의 평가나 시선에서 자유로운, 그리고 나만의 개성을 추구하는 트렌드 세터들에게 잘 어울린다. DS가 시장에 안착하기 위해선 브랜드 이미지가 중요하다. 이제 막 국내 시장에 진출한 DS가 풀어야 할 과제는 많아 보인다. 예나 지금이나 한결 같이 나오는 서비스 바가지 문제는 올해 해결될지..좋은 상품은 준비됐다. 이젠 잘 팔 일만 남았다. 3천만원대 후반 가격인데 문제는 아무도 몰라준다. 무슨 브랜드인지! 지갑을 열다가 도로 닫게 되는 이유다.

 

한 줄 평

장점 : 부드러운 승차감과 독보적인 디자인, 수준높은 반자율 주행

단점 : 사용성이 떨어지는 터치..프리미엄이라지만 지갑을 열려다 다시 닫는 가격

 

DS3 크로스백 SO CHIC+Tech pack

엔진

직렬 4기통 1.5L 디젤

변속기

8단 자동

구동방식

전륜

전장

4120mm

전폭

1770mm

전고

1550mm

축거

2560mm

공차중량

1295kg

최대출력

131마력

최대토크

31.0kg.m

복합연비

15.6km/L

시승차 가격

3945만원

남현수 에디터 hs.nam@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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