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자율주행 사용하면 80% 주의태만..운전자에겐 독일까
반자율주행 사용하면 80% 주의태만..운전자에겐 독일까
  • 최민우 에디터
  • 승인 2020.01.06 08:00
  • 조회수 32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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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전 중인 자율주행 자동차
발전 중인 자율주행 시스템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및 차선 유지 보조 장치와 같은 일반적인 운전자 보조 기술(반 자율주행 시스템)은 운전자와 탑승자를 안전하게 하기 위한 목표 아래 개발된 첨단 기능이다. 최근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이러한 기술에 익숙한 운전자일수록 산만한 운전을 할 가능성이 커 역으로 사고가 발생할 확률이 높다는 주장이 나와 눈길을 끈다.

미국 버지니아운송기술연구소(Virginia Tech Transportation Institute)는 120명의 참가자에게 이런 운전자 보조 기능이 달린 차량을 한 달 동안 사용하게 했다. 모든 연구차량에는 운전자 보조기술이 탑재됐다. 운전자와 부수적인 요소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기 위한 비디오 카메라와 센서도 추가됐다.

반 자율주행 시스템을 사용할 때 운전경험이 많던 실험자들은 운전 경험이 적은 실험자들에 비해 다른 행동을 할 가능성이 50% 더 높았다. 주변 인지 능력이 떨어지거나 산만해질 가능성은 무려 80% 더 높았다. 반면 운전 경험이 적은 실험자들은 더 오래 주변과 도로를 인지했다. 

사람들이 자동화 기능에 익숙해질수록 이런 기능에 지나치게 의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자차 운전 경험이 있는 실험자들은 초보 운전자에 비해 반 자율주행 기능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고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이런 문제점에 대해 2015년 12월 테슬라는 "자율 주행 상태에서 운전할 때 주변을 계속 경계해야 한다. 운전자는 계속해서 운전대에 손을 올려 놓고 있어야 한다"고 분명히 경고했다.  하지만 이러한 장치를 무시하기엔 사용 기술이 너무 우수하다. 운전자 보조 기술이 차선을 유지할 뿐만 아니라 심지어는 커브길에서도 작동한다. 이럴수록 운전자는 운전이 아닌 다른 행동을 할 가능성이 크다.

자율주행 시스템 개발에 가장 앞서 있다는 구글이 자사 직원들에게 프로토타입인 자율주행 자동차를 이용한 출퇴근 기회를 제공했을 때에도 동일한 문제가 발생했다. 운전자가 도로 상황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은 것이다.

심지어 자율 주행 자동차가 국도에서 시속 100km/L로 주행 중일 때, 운전자가 스마트폰 충전기를 찾기 위해 뒷좌석으로 이동한 사례도 있었다.

구글은 최근 공개한 한 자료에서 "사람들은 신기술이 작동하는 것을 확인하면, 아주 빨리 신뢰하는 경향이 있다"며 "결과적으로 자율 주행 기술에 의존하면 기존 운전 방법과 달리 주변 상황을 인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운전자가 도로 환경에 신경을 쓰지 않으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자율 주행 기술이 완성된 수준에 도달하지 못해서다. 컴퓨터가 제법 능숙하게 차량을 조정할 수 있지만 컴퓨터가 상황을 판단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예를 들어, 도로 표지를 놓칠 수 있다. 이럴 경우 운전자가 그 즉시 운전대를 잡아야 한다.

나사(NASA)의 캐스너 연구원은 "항공기 자율 운항 기술에서 자율주행 기술이 파생됐다"며 "실제 운전을 하지 않더라도 '운전을 하고 있다'고 지속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는 이어 "자율 주행 자동차가 갑자기 나(운전자)를 필요로 하거나, 작동을 멈출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고속도로교통안전국인 NHTSA((National Highway Traffic Safety Administration)는 자동차 제조업체의 후원을 받아 발표한 연구 보고서를 최근 발표했다. 운전자가 자율 주행 시스템의 요청으로 다시 운전대를 잡고 정상적으로 운전을 하는데 무려 17초가 소요된다는 것. 이는 차량의 주행 속도가 빠른 국도나 고속도로에서는 운전자가 비상 상황에서 제대로 반응할 수 없는 시간이다.


자율 주행 기술은 점점 진화하고 있다. 아직까지는 자율 주행 차량에 탑승한 운전자가 도로 상황에 집중하지 않아 대형 사고가 발생한 사례가 없지만 발생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관련 연구를 진행한 스트럭맨-존슨 교수는 "향후 자율 주행 자동차의 특성에서 비롯된 주의 산만이 원인이 된 대형 사고가 발생할 것"이라며 "자율주행 자동차가 사고의 '공범'"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NASA의 캐스너 연구원은 "만약 이런 일이 발생하더라도 '자율주행 자동차는 안전하지 않다'고 단정적으로 결론내리는 과민 반응을 보여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자율 주행 기술은 발생 빈도가 가장 높은 교통 사고 유형인 연쇄 충돌로 이어지는 후방 충돌 사고를 없앨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 밖에도 여러 상황에서 사람의 생명을 구할 것이다.

캐스너는 "사람의 과민 반응을 불러올 자율주행 관련 사고가 분명 나올 것"이라며 "자율 주행 기술이 수만 명의 생명을 구했음에도 이런 몇 건의 사고로 '컴퓨터가 사람을 죽였다'는 반응이 나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현재 연구원들은 운전자의 지속적인 몰입, 교통 상황 인지 방법에 관한 '답'을 찾고 있다. 자율주행 차량에서 몇 분에서 몇 시간 동안 운전을 하지 않고 다른 일을 하다가 즉시 운전대를 잡아 운전을 해야 하는 경우가 생긴다는 것이다.

완전한 자율주행 자동차가 구현되고, 운전자가 '신경을 꺼도' 아무런 걱정을 할 필요가 없게 기술이 발달할 때까지 운전자가 준수해야 할 사항을 만들어 강제하는 방법이 대두된다. 

테슬라는 자율 주행 모드를 조정해 자율 주행 이용을 제한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아직까지 변경할 내용을 세부적으로 확정하지 못한 상태다. 최소한 운전자가 운전석에 앉아 있는 경우에만 자율 주행이 되게끔 바꿀 계획을 갖고 있다. 앞선 경우처럼 운전자가 뒷좌석으로 이동해 스마트폰을 찾는 경우에는 자율주행을 사용할 수 없다는 얘기다.

테슬라 CEO 엘론 머스크는 최근 컨퍼런스 콜에서 "유튜브에는 자율주행 기능을 사용하면서 아주 위험한 행동이 담긴 동영상이 꽤 올라와 있다"며 "이는 절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최민우 에디터 carguy@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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