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슈] 판매 심각 르노,푸조,링컨 철수 위기…현기차 아찔!
[중국이슈] 판매 심각 르노,푸조,링컨 철수 위기…현기차 아찔!
  • 최혜인 에디터
  • 승인 2020.02.07 08:00
  • 조회수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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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신차 시장은 연간 2800만대 정도로 세계 1위다. 2012년 이후 미국을 제치고 1위가 된 이래 격차를 계속 벌리고 있다. 최대 시장인만큼 자동차 업체들이 사활을 걸고 있지만 결코 만만하지 않다. 전 세계에서 명망이 있고, 판매 순위권에서 앞다투는 자동차회사들이 모두 중국에 진출했지만 맥을 못추는 경우가 종종 나온다. 판매량이 지속적으로 줄면서 경영진을 교체하고 과감한 신차 투입과 할인을 동원하지만 시장 점유율이 지속적으로 하락해 퇴출 위기에 몰린 브랜드가 여러개다. 중국인들이 마음을 돌린 글로벌 브랜드들은 어디일까.

중국시장에서 고전하는 자동차 글로벌기업들
중국시장에서 고전하는 자동차 글로벌기업들

대표적인 업체가 프랑스 푸조다. 합자회사인 광저우푸조(广州标致)는 경영부실로 지난해까지 약 30억 위안(한화 약 5108억원)의 누적 적자를 내고 폐업을 했다. 아울러 또다른 합작사로 둥펑(东风)과 합작한 둥펑-푸조도 위기는 마찬가지다. 2018년도 중국자동차유통협회의 '중국 자동차 재고 경보지수' 조사에 따르면의 재고 경보지수가 놀랍게도 3.8로 1위를 차지했다. (딜러점의 재고 경보지수가 높을수록 시장의 수요가 떨어지고 결국 재고 과잉에 따라 경영 부진과 리스크가 커진다.)

2019년 둥펑-푸조의 판매량은 6만3천대로 전년 대비 54%나 줄었다. 푸조의 계열사인 시트로엥이 둥펑과 함께 투자한 션롱자동차(神龙)도 전년 대비 50%나 판매량이 줄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푸조-시트로엥의 또다른 합작사인 장안PSA(长安标致雪铁龙)는 2011년 설립돼 중국에서 시트로엥의 고가 라인인 DS 브랜드를 생산, 판매했지만 연간 판매 규모가 2013년 기준 2만 대에서 2019년 2천대로 10분의1로 감소했다. 결국 회사 매각을 추진했지만 최종 구매자가 나타나지 않아 합작법인은 해체하고 DS 브랜드를 프랑스에서 수입해 판매하는 사업부로 정리됐다. 사실상 철수 수순인 셈이다.

푸조 장 필립 임파라토(Jean-Philippe Imparato) CEO는 중국에서 철수설에 대해 적극 부인한다. 그는 "앞으로 200년을 바라보고 중국에서 뿌리를 내릴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런 추세에 맞춰 지난해 11월 푸조 처음으로 유럽 이외의 지역인 중국 광저우오토쇼에서 전기차 'e-푸조 2008'를 글로벌 공개한 바 있다. 푸조가 중국 시장에서 철수하려고 한다는 소문은 사실이 아니지만 현재 푸조는 중국에서 심각한 위기를 겪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동풍푸조, 션롱자동차, 르노자동차의 2019년 자동차 판매량
동풍푸조, 션롱자동차, 르노자동차의 2019년 자동차 판매량

또다른 프랑스 브랜드인 르노 역시 상황은 좋지 않다. 둥펑과 르노의 합작 브랜드인 둥펑르노는 2013년 설립됐다. 둥펑르노의 경우 2019년 전체 누적 판매대수는 1만8281대로 전년 대비 64% 하락했다. 일부 브랜드의 단일 인기 모델의 월간 판매량에도 못 미치는 수치다. 아울러 중국에 진출한 글로벌 브랜드 중 가장 판매가 부진하다.

르노 델보스(Clotilde Delbos) 고위 간부는 "중간 점검 결과 특정 차종의 생산을 중단하거나 일부 중국 시장에서 퇴출할 가능성을 배재하지 않는다"고 언급한 바 있다. 또한 글로벌 자동차 시장 침체에 따른 판매 부진에 대비한 강력한 구고조정을 시사하기도 했다. 

링컨의 2018-2019년도 자동차 판매량
링컨의 2018-2019년도 자동차 판매량

포드의 프리미엄 브랜드인 링컨 역시 중국에서 부진하다. 지난해 중국 내 총 판매대수는 4만6629대다. 작년 대비 16% 감소했다. 링컨은 1939년 미국에서 탄생한 가장 오래된 아메리칸 럭셔리 브랜드 가운데 하나다.

링컨은 올해 초 중국뿐 아니라 글로벌 판매 부진으로 중형 세단 MKZ 생산을 중단하고 SUV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중국에서는 현지화 전략을 강화해 중국에서만 생산하는 전용차 개발을 검토하고 있다.

랜드로버의 2019년도 판매량, 할인정책으로 하반기의 판매량을 확보했다.
랜드로버의 2019년도 판매량, 할인정책으로 하반기의 판매량을 확보했다.

재규어 역시 중국에서 상황은 암울하다. 재규어 랜드로버의 2019년 중국 판매량은 3만3839대로 전년 대비 16% 감소했다. 다행스런 것은 하반기 판매량만 보면 전년 대비 증가했다. 하반기 할인 폭을 넓혀 판매고를 끌어 올린 전략 덕분이다. 하지만 빈번히 발생하는 품질 문제로 중국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선호도가 하락하고 있다. 재규어 최고경영자인 랄프 스페스(Ralf Speth)는 오는 9월 계약 만료로 은퇴하고 고문을 맡을 예정이다.

랜드로버의 빈번한 고장 문의
랜드로버의 빈번한 품질 불량 

중국에서 위기에 빠진 자동차 브랜드의 공통점은 두 가지로 압축된다. 판매 부진에 따른 프로모션 증대다. 할인 폭을 줄이면 판매가 감소하는 악순환이라 지속적으로 할인을 늘리면서 적자가 누적되고 있다. 두 번째는 브랜드 정체성이 모호해지면서 품질 문제가 잇따라 발생하는 경우다. 경쟁 브랜드와 차별화에 실패해 결과적으로 가성비가 떨어지는 약점이 그대로 노출된다. 여기에 리콜 등 품질 불량 건수가 지속적으로 발생한다는 점이다.

이런 종합적인 문제를 적용해볼 때 중국에 진출한 현대기아도 빨간 신호들이 켜진 셈이다. 판매 부진과 할인폭 증대, 중국 토종 브랜드에 쫓기면서 정체성을 상실하고 있다. 과거 품질 대비 가격이 좋은 차라는 가성비를 잃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에서 계속된 쇠락의 길을 걷고 있는 현대·기아차가 반면교사 사례로 삼아 경각심을 가져야 할 때다. 

최혜인 에디터 carguy@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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