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할배 이미지 할리데이비슨..신임 CEO에 친환경운동가
[단독]할배 이미지 할리데이비슨..신임 CEO에 친환경운동가
  • 장희찬 에디터
  • 승인 2020.03.11 08:00
  • 조회수 22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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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은 모터사이클 업계가 여러모로 풍파를 겪는 시기인 듯 하다. 경제가 어려우면 레저에 쓰는 비용을 가장 먼저 줄이기 때문이다. 영국 클래식 모터사이클 모튼의 법정관리 소식이 지난달 들린데 이어 이번에는 미국의 아이콘인 할리데이비슨 멧 레바티치 CEO가 갑작스런 사임을 발표했다. 경영위기에 따른 사실상 해고다. 사실 이러한 상황은 어느 정도 전문가들 사이에서 예측됐다. 할리데이비슨은 2009년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재정 상황에 직면해 있어서다. 2015년 사장으로 임명된 이래 레바티치 CEO는 다양한 타개책을 구상했지만 결과적으로 일시적인 미봉책에 불과했다는 평이 대다수다. 극적인 타개책이 필요한 시기가 당도하면서 CEO를 교체를 단행하는 것이다.

레바티치는 25년 넘는 동안 할리데이비슨에서 근무했던 '원 클럽 맨'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2015년 5월 CEO로 임명된 이래터 그는 힘겨운 싸움에 직면해야만 했다. 전임 키스 완델의 업적이 돋보였던 만큼, 그에 걸맞는 퍼포먼스를 선보여야 한다는 압박감에 시달렸다. 하지만 레바티치 CEO 부임 이후 주가와 매출은 하락을 면치 못하였다.

아시아시장 확대와 전기화를 골조로 한 레바티치 CEO 장기적인 전략에도 불구하고, 할리데이비슨 매출은 2016년 이후 줄곧 감소했다.

멧 레바티치

물론 이러한 부정적 상황이 모두 레바티치 한 사람의 잘못이라고 볼 수는 없다. 할리데이비슨은 오너 없이 투자사 등 주주로 이루어진 회사다. 레바티치 한 사람이 독단적으로 결정을 내린 것은 아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레바티치의 사임이 과연 할리데이비슨에 큰 변화를 불러올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 전문가들은 의문을 표하고 있는 상황이다.

레바티치는 브랜드 충성도가 높은 CEO로 유명했다. 이러한 부분이 오히려 경영에서는 부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할리데이비슨 기존 이미지에 익숙해 새로운 이미지를 역동적으로 바꾸어 나가는 것에는 불리하게 작용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그가 브랜드에 생명을 불어넣기 위해 해야할 일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고 기존 할리데이비슨 팬 위주의 소비 시장에만 집중한 것이 이러한 매출 하락의 결과로 나타났다고 분석한다.

조헨 자이츠

새로운 CEO 후보로 유력한 인물이 조헨 자이츠이다. 1993년 30세의 나이로 스포츠 브랜드 퓨마 CEO가 된 자이츠는 파산 직전 퓨마 브랜드를 글로벌 스포츠 의류 브랜드로 변모시킨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퓨마를 인수한 재벌 가문인 케링의 재무 최고 관리자를 역임하면서 주가를 두 배 이상 상승시켜 글로벌로 촉망받는 인재이다.

그는 현재 미국 대형 통신사인 버진의 리차드 브랜슨과 함께 비영리단체에서 활동하고 있다. 동시에 케냐의 야생동물 보호 단체인 크라니메르에 소속돼 활동 중이다. 2007년부터 할리데이비슨 이사회 멤버로 위촉돼 모터사이클 시장에도 밝은 편이다. 특히 할리데이비슨의 전기 모터사이클 프로젝트인 라이브와이어를 적극 찬성한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자이츠가 회사를 되살릴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갑론을박이 많다. 이미 회생불가능 상태에 빠져들었다는 분석과 자이츠의 수완이라면 차후 상황이 반전될 것이라는 주장들이 양립한다. 만일 후자라면, 자이츠는 할리데이비슨 브랜드 이미지의 변환에 큰 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자이츠 특유의 진보적 성향과 지속가능성에 대한 지론은 기존 올드한 할리데이비슨이미지를 느끼던 밀레니얼 세대에게 큰 어필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낙관론이다. 진보적 사상과 할리데이비슨 특유의 클래식함이 과연 어우러질 수 있을 것인지는 여전히 미지수이다.

현재 레바티치 사임 소식 이후 할리데이비슨 주가가 급락을 지속하는 가운데, 과연 자이츠 부임이 할리데이비슨의 차후 브랜드에 어떠한 변화를 가져올지 전세계 모터사이클 팬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장희찬 에디터 j.jang@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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