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유가 급락→내연기관 확대 공식 깨진다..전기차 미래는?
[분석]유가 급락→내연기관 확대 공식 깨진다..전기차 미래는?
  • 장희찬 에디터
  • 승인 2020.04.17 09:00
  • 조회수 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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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여파로 반토막까지 급락하던 국제유가가 러시아-사우디아라비아의 감산 합의로 20달러 선을 겨우 지켰다. 앞으로 급락 없이 안정세를 보일지는 의문이다. 10일(현지시간)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가 하루 최대 2000만배럴 감산에 원칙적 합의했다"고 전했다.  

미국과 중국,유럽 등 글로벌 소비 둔화에 따른 경기침체 영향으로 유가가 급락한 것이다. 국제유가가 하락하면 휘발유 가격이 떨어지고 결국 전기차보다는 내연기관 차량을 다시 선택하게 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단순한 셈법으로 계산하기에는 코로나 여파로 확연한 패러다임의 변화가 일어날 것이 확실시 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과거 '유가하락=전기차 수요 감소'라는 등식과 다르게 전기차로의 이동은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한다. 그렇다면 그런 근거는 무엇일까. .

이번 국제유가의 하락은 이전 일부 국가와 지역을 중심으로 한 경제위기와 차원이 다르다. 코로나19는 선진국을 비롯, 후진국까지 영향을 미친다. 전세계적 소비 둔화와 맞물려있다. 판데믹 공포로 인해 글로벌 공장 등의 생산시설 가동이 중단된 상황이다. 제조업의 근간인 석유 소비는 줄어 전체적인 가격 하락이 일어날 수 밖에 없다. 석유 가격 급락은 기존 경제위기 때 항상 발생해 왔다. 이번 경제위기가 얼마나 심각한 것인지 알 수 있는 지표이기도 하다.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 북미모델<br>

 UBS 애널리스트인 패트릭 험멜 발표 자료에 따르면, "국제유가 급락은 북미 자동차 시장에서 가솔린 차량의 판매 증진으로 이어질 수는 있으나, 중국과 유럽에서는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분석하였다. 먼저 중국은 전기차로 전세계 자동차 패권을 장악하겠다는 전략을 고수,이 노선을 변경하기 힘든 상황이다. 유럽 또한 다양한 환경 규제를 펼치며 전기차를 장려하고 있는 만큼, 가솔린차가 일시적인 상승효과를 받을지는 몰라도, 장기적으로 보면 결국 하락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오히려 이러한 석유 가격의 하락이 전기차에 호재를 불러올 가능성 또한 제기된다. 2016년 International Journal of Energy Economics and Policy에 발표한 일본 게이오대학의 나제스 나마니의 논문에 따르면, "장기적인 관점에서 바라보았을 때, 석탄과 석유의 가격은 정비례 공적분 관계에 있다"고 주장했다. 석유 가격이 하락하였을 때, 석탄의 가격 또한 하락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원자재 가격의 전체적인 하락은 이미 원자재 시장에서 조짐을 보이고 있다.

석탄 가격이 하락한다는 것은 특히 전기 생산 측면에서 유리한 점이다. 현재 발전량의 대다수를 차지하 화력발전소의 전기 생산단가가 저렴해진다. 이러한 생산단가 하락은 전기요금 하락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또한 전세계적인 공장 중단 사태로 생산된 전기의 양에 비해 소비가 현저하게 줄어들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전기 사용량을 증진시키기 위해서라도 전기 가격의 전세계적 인하는 필수불가결하다고 할 수 있다.

폭스바겐 순수 양산 전기 SUV, ID.4
폭스바겐 순수 양산 전기 SUV, ID.4

이러한 관점에서 본다면, 석유 가격 급락만큼 전기 가격 또한 저렴해질 것이라는 예측이 가능하다. 기존에 이미 내연기관 차량보다 유류비 측면에서 우수한 전기차의 경제적 이득이 더욱 늘어난다는 것이다. 현재 이러한 경기침체가 얼마나 지속될지는 미지수이지만 전문가들은 전기차와 내연기관 차량의 유류비 간극이 더욱 벌어지면서 소비가 둔화된 상태에서 유지비가 적은 차량을 원하는 소비자가 늘어날 것이라고 바라본다. 또 소비의 감소는 차량을 유지하는 것에 들어가는 수리 및 관리로 인한 유지비 감소로 이어진다. 전기차의 정비 편의성은 이러한 부문에서 우위를 지니고 있다.

차량 제조사 입장에서도 이러한 경제위기를 겪으면 겪을수록 전기차 공급 확대 필요성은 더욱 커진다. 현재 차량 제조는하도급 업체와의 계약을 통한 글로벌 공긍망으로 이루어져 있다. 문제는, 현재 내연기관 차량에 들어가는 부품이 전기차에 부품에 비해 2배 이상 많다는 것이다. 그만큼 많은 공급업체와 얽혀 있고 이번 사태처럼 각 국가별로 다른 상황들로 인해 부품 생산이 불가해진다면, 내연기관 자동차는 전기차에 비해 생산속도 회복이 더딜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생산 편의성에 대한 선호도는 현재 테슬라가 진행하는 '완전 자동화 공정 시스템'이 제대로 자리를 잡는다면 더욱 높아질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충전중인 전기차 테슬라 모델 S

과거에는 단순하게 석유 가격이 내려가면, 내연기관 시장이 호황을 맞는 시기가 존재했던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현대사회는 몇 년 사이에 급격하게 변화했다. 전기차와 다양한 환경문제의 대두는 패러다임의 변화를 불러왔다. 단순한 미시적 관점에서의 분석으로는 해석 불가능한 일이 점점 많아진다. 이제는 거시적 관점에서 내연기관에서 전기차로 넘어가는 패러다임 쉬프트에 대비해야 할 때다. 코로나19가 확실란 촉매 작용을 하고 있다. 

장희찬 에디터 j.jang@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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