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숨에 수입차 7위 등극 콜로라도..이게 진짜 픽업트럭
단숨에 수입차 7위 등극 콜로라도..이게 진짜 픽업트럭
  • 유호빈 에디터
  • 승인 2020.04.23 08:00
  • 조회수 3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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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보레 콜로라도
쉐보레 콜로라도

3.6L 대배기량의 가솔린 픽업트럭 쉐보레 콜로라도가 예상외로 판매가 호조다. 대기 물량이 상당해 최소 3개월을 기다려야 할 정도다. 콜로라도는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5백만원이 넘는 값비싼 튜닝을 서슴지 않는 일부 마니아층과 개성 있는 라이프스타일을 찾는 소비자들에게 인기다. 본격 인도가 시작된 올해 1분기 1765대가 팔려 수입차 전체 7위에 올랐다. 

콜로라도가 처음 국내에 처음 들어올 때 사실 기대감은 그리 높지 않았다. 미국 본토보다 연료 값이 상대적으로 비싼 우리나라에서 고배기량에 연비가 낮은 차량은 성공하기 쉽지 않았다. 또 국내에선 가성비와 디젤 엔진을 앞세운 렉스턴 스포츠가 독점 시장을 구축한 상태다. 하지만 콜로라도는 예상을 넘어섰다. 라이프스타일을 중시하는 마니아 층들의 가려운 곳을 완벽하게 긁어줬다. 크게 보면 월 500대 이상 시장이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

우리나라 픽업트럭 시장은 지난해 상반기까지 렉스턴 스포츠가 독점했다. 화물차로 분류돼 차량 구입 시 취등록세가 저렴하고 연간 자동차세가 3만원도 되지 않아 매력이었다. 하지만 렉스턴 스포츠는 정통 픽업트럭이라고 하기엔 무리가 있었다. G4 렉스턴의 3열을 잘라내고 적재함을 붙여낸 파생모델이라서다.

위)쌍용 액티언 스포츠, 아래)쌍용 코란도 스포츠
위)쌍용 액티언 스포츠, 아래)쌍용 코란도 스포츠

쌍용자동차는 1998년 외환위기 당시 자금난으로 대우자동차에게 인수됐다. 그러나 이후 1년 만에 대우그룹마저 해체돼 법정관리 속에 분리독립했다. 당시 위기를 극복의 1등 공신이 첫 픽업트럭 무쏘 스포츠였다. 쌍용의 베스트셀링 카 무쏘를 활용해 3열을 잘라내고 적재함을 만든 파생 차종이었다. 저렴한 유지비를 필두로 무쏘 스포츠는 이후 액티언 스포츠, 코란도 스포츠, 렉스턴 스포츠까지 명맥을 이어 나갔다.

2019 쌍용 렉스턴 스포츠 & 렉스턴 스포츠 칸
2019 쌍용 렉스턴 스포츠, 렉스턴 스포츠 칸

렉스턴 스포츠는 현재 쌍용에서 판매되는 차량 중 가장 높은 등급인 G4 렉스턴 기반이다. 이로 인해 전작에 비해 비교적 고급스러운 실내 디자인과 2열 공간을 편하게 개선해 티볼리에 이어 현재 쌍용을 먹여 살리는 효자 차종이다. 휠베이스와 적재함을 늘여 크기를 키운 렉스턴 스포츠 칸까지 출시, 2년 연속 내수 4만대를 돌파하며 인기가 상당하다.

한국에서 픽업트럭 인기가 꽤 높은 것을 알아챈 쉐보레는 2018년 부산 모터쇼에서 콜로라도를 한국에 들여오겠다는 계획을 밝힌다. 하지만 기대는 크지 않았다. 그동안 쉐보레가 보인 고가 가격정책과 수입차라는 점에서 렉스턴 스포츠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크게 떨어질 것이라는 추측이 대다수였다.

이런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다. 지난 여름 콜로라도 가격표를 본 소비자들은 깜짝 놀랐다. 기본형은 3천만원대 구입이 가능했다. 렉스턴 스포츠 칸보다는 15% 이상 비쌌지만 정통 픽업트럭의 차이를 생각한다면 수긍이 간다는 의견이 다수였다.

고배기량 자연흡기 엔진의 매력은 단연 정숙성이다
고배기량 자연흡기 엔진의 매력은 단연 정숙성이다

국내에서 성공하기 어렵다는 이유 중 한 가지는 가솔린 엔진이다. 가솔린 가격이 높은 우리나라에서는 고 배기량, 저 연비 엔진 모델은 인기가 없다. 콜로라도는 막상 실제 주행을 해보면 이런 걱정은 대부분 해결된다. V6 3.6L 가솔린 엔진과 8단 자동 변속기 조합은 최고출력 312마력, 최대토크 38.0kg.m를 발휘한다. 렉스턴 스포츠 칸의 2.2L 디젤 엔진과 비교하면 출력에서는 콜로라도가 크게 앞선다. 최대 토크는 렉스턴 스포츠 칸이 단지 4.8kg.m 앞설 뿐이다. 낮은 연비가 단점이지만 디젤과 비교하면 정숙성이 월등하다.

실내에는 정말 필요한 기능만 모았다
실내에는 정말 필요한 기능만 모았다

무엇보다 콜로라도는 자연으로 돌아가는 아메리칸 라이프 스타일을 제대로 보여줬다. 편의 장비와 전자장비만 가득한 최근 국산 신차 트렌드와는 다른 장르였다. 편의 장비는 너무나도 부족하다. 실내도 투박하다. 꼭 필요한 기능만 존재한다. 그 흔한 스마트키조차 없다. 실내 소재도 뒤떨어진다. 하지만 그게 정통 픽업트럭의 맛이다.

픽업트럭의 매력은 바로 적재함이다
픽업트럭의 매력은 바로 적재함이다

픽업트럭의 매력은 단연 오픈 적재함이다. 렉스턴 스포츠 칸의 경우 마치 SUV인 양 적재함에 하드탑을 씌운 차를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원래 픽업의 쓰임새를 버리고 값싼 SUV로 사용했다. 콜로라도는 실내에서 부족한 옵션을 적재함에 준비했다. 적재함에 쉽게 오르내릴 수 있도록 손잡이와 발판을 마련했다. 렉스턴 스포츠에서 불만으로 제기됐던 '쿵' 하고 열리는 테일게이트는 부드럽게 열리게 만들었다. 적재함에 실은 짐이 쉽게 밀리지 않는 것은 물론 내구성을 확보하기 위해 거친 재질로 마감 처리했다. 야간에 편리하도록 적재함에 별도의 조명을 마련한 것도 미국식 픽업 다운 구성이다.

콜로라도는 1분기 1765대를 판매했다. 수입차 판매 7위에 해당한다. 이런 추세라면 5천대 이상이 가능하다. 콜로라도의 성공으로 포드는 픽업트럭 레인저 출시를 계획한다. 레인저 역시 낮은 연비에 편의 장비는 턱 없이 부족하다. 정통 픽업트럭의 맛으로 부족한 편의 장비라는 단점조차 까맣게 잊게 만든 것이 콜로라도 성공의 비결이다.

유호빈 에디터 hb.yoo@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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