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이런 신차도 있다..쿠페형 SUV 전기차 재규어 I-PACE
[시승기]이런 신차도 있다..쿠페형 SUV 전기차 재규어 I-PACE
  • 남현수 에디터
  • 승인 2020.05.03 09:00
  • 조회수 2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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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규어 I-PACE
재규어 I-PACE

쿠페형 SUV가 진화하면 이런 모습일까? 재규어 전기차 I-페이스를 처음 마주하고 든 생각이다. 지난해 상반기 국내 출시했지만 이런 차가 있는지도 모르는 소비자가 대부분이다.

세단처럼 낮은 전고와 차고, 날렵하게 뻗은 루프라인이 재규어 스포츠카 F-타입을 연상시킨다. 2016년 첫 선을 보인 I-페이스는 재규어의 하이브리드 콘셉카 C-X75에서 영감을 받아 디자인했다. C-X75는 2-도어 스포츠카 콘셉트카다. I-페이스 디자인만 보고 스포츠카를 연상하는 게 이런 연유다.

흑백사진으로 보면 날렵한 스포츠카가 연상된다

I-페이스에서 파란색 전기차 전용 번호판을 가리면 내연기관차인지 전기차인지 구분하기 어렵다. 내연기관의 산물인 그릴은 물론 공력 성능을 높이기 위해 친환경차가 두루 사용하는 휠 디자인을 그대로 사용해서다.

낮게 웅크린 자세
엉덩이는 한껏 치켜 들었다
전기차답게 앞뒤 오버행은 짧고 휠베이스는 길다

재규어의 차량이 두루 사용하는 헤드램프와 그릴이 I-페이스에도 그대로 적용됐다. 날렵해 보이는 것은 물론 매서운 눈빛을 자랑한다. 보닛에는 공력 성능을 극대화하기 위한 바람 구멍이 자리한다. 그릴과 범퍼에 위치한 액티브 베인은 냉각이 필요할 때 개방된다.

전기차스런 디자인은 측면을 보면 알 수 있다. 2990mm에 달하는 긴 휠베이스와 극단적으로 짧은 앞뒤 오버행이 엔진과 변속기의 부재를 실감케 한다. 도어 잠금을 해제하면 전개되는 도어 핸들은 첨단의 이미지를 더한다. SUV보단 CUV에 가까운 디자인이다.

와이퍼가 없는 SUV

패스트백 스타일로 꾸민 후면 상단에는 스포일러가 장착된다. 특이한 점은 리어 와이퍼의 부재다. 세단처럼 후면 유리가 비스듬하게 누워있어 가능한 시도다. 위로 한껏 치켜 올린 후면은 서 있어도 마치 달리는 듯한 자태를 뽐낸다.

가죽으로 도배된 실내는 화려함의 극치
스포츠카를 연상케하는 스티어링휠
자유자재로 변신하는 계기반
인포테인먼트 모니터는 랜드로버나 재규어와 동일하다
괘나 사용하기 편한 공조기 조작부

실내로 들어오면 화려한 디스플레이가 운전자를 반긴다. 가죽으로 도배된 실내는 럭셔리함을 뽐낸다. 안쪽으로 움푹 파인 스티어링휠은 마치 스포츠카의 것을 보는 듯 하다. 12.3인치 풀디지털 계기반은 취향에 따라 원하는 그래픽으로 바꿀 수 있다. 센터페시아에는 상단 10인치, 하단 5인치 크기의 두 개의 디스플레이가 자리한다. 위쪽에 위치한 디스플레이는 내비게이션, 미디어, 차량 설정 등과 같은 기능을 조작할 수 있다. 아래에 위치한 디스플레이는 공조기, 시트 설정을 담당한다.

D,R 기어 버튼 배열이 반대다
높이는 총3단계로 조절할 수 있다

기어 변속은 세로로 늘어진 바를 통해 할 수 있다. 버튼식 기어는 일반적인 순서와 반대다. P가 가장 하단에 위치하고 D는 상단이다. 처음 마주하면 혼란이 올 수 있지만 익숙해지면 편리한 구성이다. 오른쪽 바로는 차체 높이를 조정할 수 있다.

긴 휠베이스 대비 그렇게 넓게 느껴지지 않는다
전기차지만 센터터널이 있다. 뭐임?
2열도 독립공조가 가능하다
넉넉한 충전포트
열리지 않는 글라스 루프

휠베이스가 2990mm에 달해 실내는 꽤 널찍하다. 좌우 폭이 넓어서라기 보단 앞뒤로 길어 넉넉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2열로 자리를 옮기면 쿠페형 스타일임에도 헤드룸이 여유롭다. 2열을 위한 별도 온도 조절 장치가 위치한 것은 물론 열선 시트도 지원한다. 2개의 USB포트와 1개의 12V 파워아울렛을 마련한 점도 좋다. 다만 넓은 면적의 파노라믹 글라스는 별도의 선쉐이드가 없다. 햇빛 차단을 위해 약간의 색이 첨가되긴 했지만 내리쬐는 햇살에는 무용지물이다. 물론 UV 코팅을 해 피부가 검어질리는 없다. 

패스트백 스타일임에도 준수한 수납공간
2열 시트를 폴딩할 수 있다
트렁크 하단에도 공간이 있다
엔진이 없어 앞 트렁트도 존재

패스트백 스타일로 내려오는 트렁크는 유리가 수직으로 서있는 일반적인 SUV에 비해 공간 활용도는 떨어질 수 있다. 기본 용량이 656L로 넉넉하다. 폴딩을 지원하는 2열 시트를 접으면 적재공간은 1453L까지 확장된다. 내연기관이 없는 전기차인 만큼 앞에도 작은 트렁크가 자리잡는다. 테슬라만큼은 아니지만 27L 공간을 마련해 작은 충전포트 정도는 보관이 가능하다.

20인치 휠은 노면을 잘 붙든다

I-페이스에는 앞, 뒤 각각 1개씩 듀얼 전기모터가 자리한다. 4개의 바퀴가 안정적으로 노면을 붙든다. 최고출력 400마력, 최대토크 71.0kg.m의 힘은 2285kg의 무게를 무색하게 할 만큼 폭발적인 힘으로 몰아 붙인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에 도달하는데 4.8초면 충분하다.

에어서스펜션은 3단계로 높이 조절이 가능하다. 연속 가변형 댐퍼는 초당 500회 모니터링해 차체를 정교하게 가다듬는다. 일반적인 도로를 주행할 땐 나긋나긋하고 부드러운 하체 덕분에 편안한 세단을 타고 있는 것 같은 착각도 든다. 스포츠 모드로 바꾸면 가장 낮게 자세를 웅크린다. 가속페달을 힘껏 밟으면 4개의 바퀴가 지면을 박차며 나아간다. 급가속 시 피칭 현상이 두드러진다. 마치 앞바퀴를 들며 주행하는 미국 드래그 레이싱이 떠오른다. 가속감은 충분하다. 내연기관에서 느낄 수 없는 폭발적인 가속력이 고성능 전기차를 타고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 준다. 안전최고속도인 시속 200km까지 도달하는 것도 순식간이다. 속도계 바늘은 지친 기색 하나없이 숫자를 바꿔나간다.

폭발적인 가속력이 매력적

앞뒤 피칭이 심해 코너에서 운전 재미가 떨어질 것이라는 생각은 기우다. 높은 속도로 코너에 진입하면 롤이 느껴지긴 하지만 불안하진 않다. 스포츠카처럼 도로 바닥에 달라 붙는 것과는 거리가 있지만 SUV라는 점을 감안하면 준수한 성능이다.

오프로드의 최강자로 불리는 랜드로버와 형제 브랜드인 재규어에서 만든 SUV 인 만큼 전지형 프로그레시스 컨트롤이 장착된다. 500mm 수심의 개울을 건널 수 있는 것은 물론 진흙, 젖은 풀밭, 얼음, 눈, 비포장 도로 등 다양한 지형 환경을 위한 모드도 마련했다.

반자율 주행은 기본적인 수준이다

이 외에 반자율 주행을 위한 장비도 넉넉히 챙겼다. 앞차와의 간격을 유지하며 주행하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은 물론 차선 중앙을 유지하는 시스템도 적용된다. 모든 과정에서 군더더기가 없다. 장거리 주행이나 막히는 도로에서 믿음직스럽다. 이 외에 고속 비상 브레이크, 사각지대 어시스트, 탑승객 하차 모니터링, 자동 주차 보조도 탑재된다.

DC콤보를 지원한다

I-페이스는 DC콤보 방식으로 충전이 가능한 90kWh 대용량 배터리가 장착된다. 완전충전시 최대 주행가능거리는 333km에 그친다. 2.2T이 넘는 무게가 전비(연비)를 나쁘게 하는 원흉이다. 전기차 오너들이 흔히 말하는 ‘집밥(집에 충전기가 있는 경우)’ 혹은 ‘회사밥(회사에 충전기가 있는 경우)’이 있다면 주행거리 걱정은 덜 수 있겠다.

재규어 I-PACE는 뚜렷한 장점도 그렇다고 단점도 없다

I-페이스는 SUV임에도 스포츠카 필이 나는 디자인을 갖췄다. 스포티한 외관에 못지 않은 날렵한 주행 성능도 매력 포인트다. 생각보다 넉넉하지 못한 공간과 내연기관에 가까운 실내 구성은 아쉬운 포인트다. 반대로 내연기관에 익숙한 소비자가 전기차를 구매하고 싶을 때 I-페이스는 좋은 선택지다. 실내 대부분을 가죽으로 감싸 고급스러움을 연출한다.

I-페이스는 상품성으로 봤을 때 떨어지는 주행거리 이외에는 단점을 찾기 어렵지만 1억원이 넘는(1억1350만원) 가격을 감안하면 장바구니에 넣기 어려울 수 있다. 전기차 보조금을 받더라도 1억원대다. 비슷한 가격에 더 성능이 뛰어난 테슬라 모델X라는 막강한 경쟁자가 있다. 

 

한 줄 평

장점 : 스포츠카에 버금가는 스포티한 디자인과 성능

단점 : 1억원이라고? 모델X가 있는데..

재규어 EV400 퍼스트에디션

배터리

90kWh 리튬 이온

충전규격

DC 콤보

전장

4700mm

전폭

1895mm

전고

1560mm

축거

2990mm

최대출력

400마력

최대토크

71.0kg.m

최대주행거리

333km

시승차 가격

1억2800만원


남현수 에디터 hs.nam@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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