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전륜 편견에 맞선 진짜 BMW..118d M스포츠
[시승기] 전륜 편견에 맞선 진짜 BMW..118d M스포츠
  • 제갈원 에디터
  • 승인 2020.04.30 09:00
  • 조회수 447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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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BMW 118d
2020 BMW 118d M Sport

반응이 싸늘했다. “1시리즈에 전륜구동이 탑재된다”는 소식이 수많은 BMW 매니아에게는 “1시리즈가 운전재미를 내던졌다”는 말로 들렸다. ‘운전의 즐거움’을 모토로 움직이는 기업답게 막내인 소형 해치백에 후륜구동을 얹었던 BMW였으니...이런 말이 나올법 하다. 

신형 1시리즈는 미니 UKL1 플랫폼을 사용해 전륜구동으로 탈바꿈했다. 꾸준히 지적받았던 좁은 공간은 개선했지만 뭉특해진 전면부가 어색해 자꾸만 눈이 간다. 아쉬움과 기대감을 동시에 안고 1시리즈에 올랐다. 시승차량은 118d에 운전 재미를 위한 사양이 추가된 M 스포츠 모델이다.

2020 BMW 118d M Sport 외관
2020 BMW 118d M Sport 외관

3세대로 거듭난 1시리즈를 반기지 않는 데는 외관도 한 몫 했다. 전면부는 큰 눈을 가진 도마뱀 같은 모양새다. 더욱 커진 콧구멍과 눈망울은 존재감이 뚜렷하지만 제 짝이 아닌 듯 비대해 보인다. 시승차는 공격적인 인상을 주는 M 디자인 범퍼로 균형을 잡았다.

전작에서는 후륜구동 특유의 스포티하면서도 우아한 옆태가 눈길을 끌었다. 신형은 미니와 전륜구동 플랫폼을 공유하면서 보다 평범해졌다. 사선으로 치켜 올린 사이드 캐릭터라인과 벨트라인으로 스포티함은 살렸지만 앞문과 앞바퀴 사이의 거리가 짧아지면서 전작만큼 늘씬해보이진 않는다. 휠 하우스를 꽉 채우는 18인치 M 스포츠 전용 휠은 평범한 디자인이지만 차를 한층 더 돋보이게 만든다.

2020 BMW 118d M Sport
후면부는 이전 모델보다 훨씬 강력해졌다

최신 패밀리룩을 입은 후면부는 이전 세대보다 훨씬 고급스럽고 스포티하다. 가로로 날렵하게 뻗은 LED 리어램프와 M 디자인 범퍼가 차를 실제 수치보다 더 넓어 보이게 만든다. 하단에는 최근 다양한 차종에 널리 쓰이는 페이크 머플러가 아니다. 진짜 머플러 팁을 넣어 차의 성격을 강조했다. 멋은 확실하지만 톡 쏘는 디젤의 매연 냄새는 역시 좋지 않다. 

키를 쥐고 다가섰다. 상위 모델만큼 화려하진 않지만 아담하게 뻗은 날개무늬 퍼들램프가 운전자를 반긴다. 

2020 BMW 118d M Sport 실내
2020 BMW 118d M Sport 실내
이왕이면 아날로그 테마도 지원해주지

벤츠가 ‘고급스러움’에 집중했다면 BMW는 ‘스포티함’으로 차별화하는 느낌이다. 벤츠보다 고급스럽진 않지만 차의 성격과 잘 어울린다. 엠비언트 라이트도 빼먹지 않았다 도어트림의 무드램프에는 격자 무늬를 넣어 신선함을 더했다.

M 스포츠 모델에 적용되는 알칸타라 버킷시트가 운전자를 감싼다. 쿠션이 단단한 편이다. 허벅지 받침과 사이드 볼스터를 조절해 더욱 안정적인 자세를 제공한다. 시동버튼과 함께 자리한 전자식 기어레버는 이전 모델의 것에 비해 연약해 보인다. 조금만 힘을 세게 주면 부러질 것 같다.

두 개의 10.25인치 모니터가 나란히 배치됐다. 전투기 조종석을 연상시키는 풀 디지털 계기판은 움직임이 부드럽고 주행에 필요한 정보를 간략하게 제공한다. 모드에 따라 테마를 달리하는데 변화폭이 크지 않다. 아날로그 테마도 지원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 건 기자 뿐일까. 

다양한 첨단·편의사양을 갖췄다
다양한 첨단·편의사양을 갖췄다

I-Drive 인포테인먼트 모니터는 터치를 지원해 조작 편의성을 높였다. BMW 내비게이션은 순정 제품 치고는 성능이 준수하다. 가이드로 활용하기에도 좋다. 애플 카플레이는 무선까지 지원하면서 안드로이드 오토는 아예 빼버린건 뭘까.

공조장치는 좌우 독립식이다. 3시리즈에서 먼저 경험한 바 있는 오밀조밀한 모양새다. 공조장치 버튼은 너무 작아 조작 편의성이 떨어진다. 

전륜구동 플랫폼이라 뒷좌석은 확실히 넓어졌다. 1열 스포츠 버킷시트가 두툼해 2열 공간이 살짝 손해를 봤다. 넉넉하진 않지만 평균 신장 성인이라면 큰 불편 없이 장거리를 이동할 만한 공간이다. 

전륜구동 플랫폼을 적용하면서 공간활용성을 높였다
전륜구동 플랫폼을 적용하면서 공간활용성을 높였다

앞좌석과 마찬가지로 알칸타라와 직물로 마감된 시트는 쿠션이 단단한 편. 센터 터널이 높게 솟아 실질적으로 두 명 밖에 못 앉는다. 카탈로그에는 뒷좌석 열선시트가 제공된다는데 아무리 찾아봐도 기능이 없다. 뒷좌석 승객을 위한 에어벤트는 좋은 구성이다.

트렁크 용량은 380L로 전작보다 20L 늘어났다. 바닥에 꽤나 깊은 수납공간을 추가로 마련했다. 2열 시트를 4:2:4로 접어 적재공간을 확장할 수 있다는 점도 돋보인다.

민첩하진 않지만 두툼한 토크로 시원하게 밀어준다

실내 정숙성은 최고 수준이다. 디젤 특유의 골골대는 소음과 진동을 잘 억제했다. 최고출력 150마력, 최대토크 35.7kgf.m의 힘을 내는 2.0L 트윈스크롤 터보 디젤엔진이다. 가솔린 모델만큼 민첩하진 않지만 넉넉한 토크로 스트레스 없이 속도를 붙여나간다.

가장 작지만 BMW 특유의 옹골찬 주행감각을 고스란히 품고 있다. 호쾌하지만 약간의 가벼움이 함께 느껴지는 미니 와는 분명히 다른 감각이다. ‘전륜구동’이라는 편견을 비웃듯 코너링 실력도 탄탄하다. 후륜구동의 특성을 살려 운전재미를 극대화했던 전작과 비교해도 전혀 아쉬움이 없다. 사륜구동 xDrive가 장착된 고성능 모델의 주행 감각도 궁금해진다. 

승차감은 기대하지 않는 것이 좋다

단, M 스포츠 서스펜션과 18인치 휠, 여기에 단단한 시트까지 더해졌으니 승차감은 기대하지 않는 편이 좋다. 정말 딱딱하다.

14.3km/L의 공인연비는 비슷한 체급의 소형 디젤 해치백에 비해 좋은 수치는 아니다. 자동차 전용도로에서 정속 주행을 하면 10km 후반대를 어렵지 않게 기록한다. 스트레스 없이 주행해도 훌륭한 연비는 디젤을 선택하는 가장 큰 매력 중 하나다. 

자동긴급제동, 차선이탈경고, 사각지대경고 등 기본적인 주행안전장치를 제대로 갖췄지만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이나 차로유지보조는 빠졌다. 독특하게도 대신 직전 주행한 50m를 기억해 후진 시 그대로 돌아나오는 ‘후진 어시스트’를 기본 탑재했다. 초보운전자 뿐만 아니라 숙련된 운전자도 좁은 골목이나 주차장에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여전히 작고 알찬 BMW의 막내

크게 높아진 시작 가격이 가장 불만이다. 물론 전작에 비해 여러 첨단사양과 편의장비가 보강됐지만 시작 가격이 약 300만원 인상돼 가격 접근성이 떨어졌다. 추후 3기통 가솔린 모델이 투입된다면 매력적인 가격의 1시리즈를 만날 수도 있겠다.

3세대 1시리즈는 운전재미가 돋보이는 진짜 BMW다. 3이나 5시리즈 같은 후륜 모델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만드는 입문ㅇ용으로 최적이다. 전륜 BMW라는 편견만 내려놓으면 된다.

한 줄 평
장점: 우려를 비웃는 날렵한 주행감각, 전륜도 끝내준다 
단점: 부담스러운 가격, 부족한 주행보조장치

제갈원 에디터 won.jegal@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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