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 갈곳 잃은 현대차..코로나 여파로 항구서 꼼짝마
미국서 갈곳 잃은 현대차..코로나 여파로 항구서 꼼짝마
  • 주진완
  • 승인 2020.04.26 09:00
  • 조회수 7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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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알라바마주에 위치한 현대자동차 미국공장

 

현대자동차 투싼 등 수출 물량 일부가 미국 항구에 방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 바이러스 악영향으로 판매가 급감해서다.

코로나바이러스-19(COVID-19)가 전세계를 강타하면서 미국 디트로이트 자동차 업체들이 3월부터 생산을 중단했다.

따라서 현대자동차는 미국에 자동차를 공급하기 위해 한국에서 생산된 차량을 수출하기 시작했다.

3월부터 국내 코로나 감염 상황이 점차 나아지면서 현대자동차는  국내 공장 가동률을 98%까지 끌어올렸다. 투싼 등 미국내 인기 차종 수요증가를 예측해 전년 동기대비 4.3% 증가한 3만3,990대 차량을 미국으로 선적했다.

하지만 4월 들어 미국 코로나 바이러스의 상황이 급속히 악화했다. 이 여파로 소비심리 위축이 이어지면서 자동차 판매에 큰 타격을 받았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한국에서 생산돼 미국으로 선적된 위탁 화물이 미국내 판매 부진과 재고 증가로 상당수 물량이 항구에 묶여 있다고 전했다. 정확한 대수는 확인할 수 없다는 것.

현대차는 지난주 코로나19로 인한 수출물량 감소로 투싼 생산라인을 13~17일까지 5일간 가동을 멈춘 바 있다. 이런 여파로 업계 전문가들은 2/4분기 영업이익이 곤두박질 칠 것으로 예상한다.

현대차가 23일 발표한 1분기 경영실적에 따르면,글로벌 판매대수는 전년대비 11.6% 감소한 90만3371대를 기록했다. 국내에서 그랜저, GV80 같은 신차 판매가 호조를 보였지만 COVID-19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으로 13.5% 감소한 2만4896대를 기록했다. 해외에서는 작년 1분기 대비 11.1% 감소한 9만3124대를 기록했다. 중국 판매량은 -51.7%로 반토막이 났다. 중남미 -19.4%, 유럽 -16.3%로 전반적인 감소세를 보였다. 반면 3월까지 코로나 여파가 별로 없었던 북미지역과 러시아에서는 각각 17.2%와 4.7%의 증가세를 보였다.

코로나19가 미국 내에서 폭발적으로 증가한 4월, 현대차 캘리포니아 판매점 총괄 관리자인 브래드 캐논은 “5월 중순까지 상황이 회복되기를 희망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일부 직원을 해고해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5월 초까지 앨라바마 공장 생산을 중단했다. 이런 이유로 미국내 경쟁사인 토요타, 닛산,혼다 같은 일본 메이커의 생산 수준인 68~85%에 한참 못 미치는 50%에 그쳤다. 결국 한국에서 생산한 차량 수입 수요가 상당한 것으로 알려진다.

부품 수급도 문제다. 지난 2월 중국산 부품의 수급 문제로 현대차 울산공장 일부 생산라인이 멈춘데 이어 이번에는  유럽과 미국산 부품 수급이 염려된다.

전문가들은 "중국산 부품 수급 문제에서 벗어나 100% 회복된 현대차 울산공장 운영이 4월 중순부터 최대 70%까지 하락할 수 있다"는 암울한 전망을 내놓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 2008,9년 금융위기 때 미국에서 시행한 '실직자 보호프로그램;을 지난 3월 재도입했다. 3월 14일부터 4월 30일 사이 현대캐피탈을 통해 현대차를 구입하거나 리스한 신규 고객 가운데 비자발적으로 직장을 잃은 이들을 대상으로 최대 6개월간 할부금을 면제한다고 밝혔다. 또 모델 라인업에도 변화를 줬다. 2009년 금융 위기 당시 공격적인 마케팅과 포트폴리오 개편으로 미국 시장에서 유일하게 판매량 증가를 기록했던 것을 연상시킨다.

하지만 10년 전과 상황이 다르다. J.D Power에 따르면 디트로이트 3사(GM, 포드, 크라이슬러)는 소비자들에게 충분히 매력적인 금융상품을 현대차보다 빠르게 출시했다. 이 영향으로 3월 하순부터 4월 초까지 2006년 이래 가장 큰 시장점유율을 기록했다.

미국에서 가장 큰 현대차 딜러 운영자인 스콧 핑크는 로이터 통신과 인터뷰에서 “시장이 크게 바뀌었다. 2008년과 확실히 다르다. 경쟁사도 공격적인 마케팅을 잇따라 내놓고 있어 3월에 전년 대비 18% 정도 판매가 하락했지만 4월엔 40% 감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대신 팰리세이드 같은 인기 차종이 잇따라 선보여 시장 점유율 회복이 빠르게 이뤄질 것으로 언급했다.

주진완 에디터 carguy@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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