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밀리룩의 정수..제네시스 디자인 황금기 동커볼케 공적은
패밀리룩의 정수..제네시스 디자인 황금기 동커볼케 공적은
  • 우정현
  • 승인 2020.05.11 09:00
  • 조회수 21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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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크 동커볼케가 제네시스를 위해 남기고 간 유산"

 

루크 동커볼케 현대자동차 부사장 사임
루크 동커볼케 현대자동차 前부사장

 

지난달 현대자동차 그룹의 디자인 경쟁력을 세계적인 반열에 올려놓은 루크 동커볼케(55) 현대 및 제네시스 디자인 담당 총괄(부사장)이 갑작스럽게 사임했다. 그의 퇴임 이유를 놓고 연구소 수장과 내부 갈등부터 개인사까지 여러가지 소문이 흘러나왔지만 아직까지 명확하게 밝혀진 것은 없다. 

적어도 루크 동커볼케는 현대차 및 제네시스 디자인을 한 단계 글로벌 반열에 올려놨다는 평가에 대해선 이견이 없다.

그는 폭스바겐 그룹의 람보르기니, 아우디 등 여러 브랜드의 디자이너를 역임한 뒤 제네시스 이전엔 벤틀리의 수석 디자이너였다. 2015년 현대차가 제네시스 브랜드로 고급차 시장 진출을 선언하면서 전격적으로 현대차 및 제네시스 디자인 센터장으로 동커볼케를 영입했다.

 

루크 동커볼케 현대자동차 부사장 사임
루크 동커볼케 영입 이후 제네시스 패밀리룩의 서막을 열었던 'G70'

 

당시 전무 타이틀로 디자인센터장을 맡은 이후 2017년 9월 15일 제네시스 G70이 선보였다. 매쉬 타입의 크레스트 그릴을 사용해 강인한 인상을 지닌 G70은 긴 후드와 짧은 프런트 오버행 등으로 역동적인 이미지를 극대화하였다.

끝단이 치켜 올라간 트렁크 리드와 날렵한 형상의 범퍼는 전형적인 스포츠 세단의 형태로 기존 국산차의 새로운 디자인 시도로 호평을 받았다. 이후 동커볼케는 제네시스 G70 디자인 공로로 부사장으로 승진한다. 

G70은 2019년 제네시스 브랜드 최초로 iF 디자인상 본상을 수상했다. 이루 쏠라티 무빙 스튜디오, I30 패스트 백, 코나 등과 함께 세계 톱 수준의 디자인 경쟁력을 인정받았다.

 

제네시스 디자인의 황금기 이끈 루크 동커볼케, 현대차 떠난다.
제네시스의 패밀리룩을 정립한 'G90' 모델

 

부사장으로 승진한 동커볼케는 'G70'의 크레스트 그릴을 사용한 패밀리룩을 확장한다. 현대차의 간판 플래그십 모델이었던 에쿠스(EQ900)를 과감히 단종시키고 2018년 11월 G90을 출시했다.

G90은 제네시스만의 패밀리룩인 크레스트 그릴을 더욱 세련되게 다듬었다. 뿐만 아니라 쿼드 램프라고 불리는 헤드 램프는 4개의 LED 램프로 엮어 독창성을 뽐냈다. 테일 램프도 상·하 분리형의 넓은 형상으로 변경, 향후 제네시스의 패밀리 룩을 엿볼 수 있게 다듬었다.

 

제네시스 SUV 'GV80'에도 적용된 '크레스트 그릴' 과 '쿼드 램프'
제네시스 SUV 'GV80'에도 적용된 '크레스트 그릴' 과 '쿼드 램프'

 

동커볼케 주도로 패밀리룩을 완성한 제네시스 브랜드는 G90에 이어 올해 초 GV80를 공개하면서 SUV 시장에도 뛰어들었다. 자체 개발한 모노코크 바디 타입의 후륜구동 4WD SUV다. 3세대 G80 후륜구동 플랫폼을 사용했다.  

GV80에도 제네시스 패밀리룩으로 정립된 방패 모양 '크레스트 그릴'과 '쿼드 램프'를 적용했다. 파격적인 디자인으로 전 세계 이목을 집중시켰다. 전면부 제네시스만의 독창적인 디자인으로 독일 프리미엄3사와 비교해 확실한 디자인 차별화를 이뤄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달 출시된 제네시스 G80 풀체인지 모델
2020년 3월 30일 출시된 제네시스 G80 풀체인지 모델

 

최근 3월 출시된 제네시스 G80 풀체인지 모델도 동커볼케가 추구한 디자인 아이덴티티를 확인할 수 있다. 3세대 G80는 '역동적인 우아함(Athletic Elegance)’을 강조하면서 세단과 쿠페가 갖출 수 있는 완벽한 비율을 구현했다.

전면부 크레스트 그릴과 ‘두 줄’ 디자인의 쿼드 램프 뿐만 아니라 후면부로 갈수록 낮게 이어지는 파라볼릭 라인(Parabolic Line), 20인치 신규 휠과 펜더(타이어를 덮고 있는 부분)에 애슬래틱 파워 라인(Athletic Power Lines), 말굽(Horse shoe) 형태로 둥글게 음각 처리한 트렁크 표면, 좌우로 길게 뻗은 트렁크 상단의 크롬 장식 등 제네시스 만의 포인트를 대거 추가했다.

최근 패밀리룩을 정립한 제네시스는 국산차 디자인의 모범 사례다. 과거 우리나라 자동차 브랜드는 패밀리룩에서 정체성 확립에 혼란을 겪었다.  BMW의 '키드니 그릴'이나 렉서스의 '스핀들 그릴'까지는 아니더라도 패밀리룩 디자인 요소가 디자인 총괄이 바뀔 때마다 변덕스럽게 팥죽이 끓던 것처럼 바뀌었다.

정체성의 혼란을 겪었던 국내 자동차 시장에 동커볼케는 제네시스 브랜드에 크레스트 그릴, 쿼드 램프 등을 디자인으로 적용해 패밀리룩 기반을 다졌다. 이런 일관적이고 독창적인 패밀리룩을 시도했던 경험이 축적되면서 현대차 역시 패밀리룩 디자인 요소의 정립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우정현 에디터 eternalhorizonn@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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