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한국서 잘하는 건 할인뿐?..5월 역대급 할인
BMW, 한국서 잘하는 건 할인뿐?..5월 역대급 할인
  • 유호빈 에디터
  • 승인 2020.05.15 09:00
  • 조회수 110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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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BMW 로고
새로운 BMW 로고

BMW 코리아가 5월 대부분 모델에 역대급 할인을 들고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지금까지 수입차 할인의 대명사로 꼽혀 왔던 BMW 코리아는 지난해 4월 대표이사를 김효준 회장에서 신임 한상윤 사장으로 바꾸면서 '할인 폭을 최소화하고 제값 받기'를 경영 목표로 내걸었다.

BMW는 국내에서 2018년 연쇄 화재 사건이 터지면서 판매가 급락했다. 이후 판매량이 좀처럼 늘지 않으면서 수입차 1위 메르세데스 벤츠와 격차가 큰 폭으로 늘어났다. 만년 2위 브랜드에 만족해야 했다. BMW 코리아 특기처럼 여겨진 할인을 자제하다가 결국 올해부터 프로모션이 서서히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1년도 채 안 돼 ‘BMW=할인’이라는 공식이 다시 한번 성립하는 형국이다. 이 덕분에 올해 1~4월 BMW는 1만 6454대를 팔아 전년대비 45% 증가했다. 같은 기간 벤츠는 2만 2145대에 달했다. 벤츠와 격차가 5천대 이상 벌어지자 할인 폭이 커지는 추세다. 사실상 상반기 결산으로 할인 지원금 마감 달인 6월에는 할인이 더 증가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대다수 수입차는 5% 내외의 할인을 상시 진행한다. 출고 대기가 6개월 이상 밀려 있는 볼보 일부 차종은 '할인이 단 10원도 없다'는 게 예외적일 정도다. 하지만 출시와 함께 할인을 하는 브랜드들은 흔치 않다. 그런 브랜드 중 대표가 BMW다. 럭셔리 브랜드지만 할인을 하지 않으면 판매가 늘지 않는 특이한 구조다. BMW 코리아 딜러들은 상반기 판매 기준으로 나오는 본사 마케팅 지원금을 보태 5월 역대급 할인을 선보였다. 할인폭이 늘지 않을 것이라는 판매 사원 말을 믿고 먼저 구매했던 소비자들만 손해를 보게 된 셈이다. 한 딜러는 "벤츠와의 격차가 점점 벌어져 할인 폭을 늘릴 수밖에 없었다. 신모델 출시를 앞둔 구형 모델의 경우 최대 15% 선의 할인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2020 BMW 118d M Sport
2020 BMW 118d M Sport

올 1월 출시한 1시리즈는 벌써 대폭 할인이 시작됐다. 이번 풀체인지로 전륜구동 방식을 채택한 게 특징이다. 하지만 문제는 비싼 가격이었다. 이전 세대보다 약 300만원이나 인상됐다. 4000만원이 넘는 가격에 1시리즈를 선뜻 선택하기 어려웠다.  판매량 역시 4월까지 단 300대에 불과했다. 그래서일까. 5월 10%를 넘나드는 400만원대 할인을 한다. 전륜구동이라 주행 질감이 이전만 못하다는 일부 지적도 나오지만 BMW 이름에 걸맞게 핸들링 등 주행성능은 여전히 끝내준다. 할인을 받으면 3000만원대 구매가 가능하다.

BMW 3시리즈(G20)
BMW 3시리즈(G20)

3시리즈 역시 할인을 큰 폭으로 늘렸다. 지난해 풀체인지 모델을 내놓으면서 판매 급등을 기대했지만 할인을 기다리던 소비자 성향 때문에 신차효과도 누리지 못할 정도로 판매가 부진했다. 신형 3시리즈는 2세대 전 5시리즈만큼 커져 부족한 뒷좌석 공간을 크게 개선했다. 아울러 주행성능과 편의장비도 역대급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판매량은 예상외로 뒷걸음질 쳤다. 더구나 경쟁 모델로 끝물인 벤츠 C 클래스에 마저 판매량이 밀렸다. 결국 이달 600만원이 넘는 할인을 내걸었다. 엔트리 모델은 4000만원대도 가능하다.

BMW 5시리즈
BMW 5시리즈

BMW 대표 모델인 5시리즈는 하반기 부분변경 출시가 예정돼 있다. 원래 계획은 5월 부산모터쇼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할 예정이었지만 코로나 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로 모터쇼가 취소돼 물거품이 되어 버렸다. 막판 재고 처리로 할인 폭이 엄청나다. 딜러 2,3곳을 선택해 가격 경쟁을 시키면 최대 15%, 1200만원대 전후 할인을 받을 수도 있다. 5000만원대 초중반에 구매가 가능할 정도다. 제네시스 G70보다 저렴한 가격대도 가능하다.

BMW THE 7
BMW THE 7

7시리즈는 벤츠 S클래스에 밀려 힘을 못쓴지 한참 됐다. 거리에서 보기 쉽지 않을 정도다. 2010년 부터 대형 럭셔리 세단은 S클래스가 독주한다. 지난해 부분변경을 거쳤지만 올해 1~4월  7시리즈는 700대 선에 머물렀다. 끝물인 S클래스는 2000대 판매를 돌파해 비교가 된다. 그래서인지 웬만한 중형차 한 대 값(2천만원 이상)을 할인해 주고 있다. 그래도 힘을 쓰지 못하는 것은 매한가지다.

다이나믹한 드라이빙을 즐길 수 있는 BMW를 큰 폭의 할인을 받고 살 수 있다는 점에서 반기는 소비자도 많다. 일각에서는 ‘BMW는 결국 할인이 아니면 벤츠를 이길 수 없는 것인가?’, 'BMW가 한국에서 할인을 제외하면 잘하는 게 뭔가?'라는 지적도 있다. 할인은 결국 중고차 가치 하락과 브랜드 이미지를 떨어뜨릴 수밖에 없다.

BMW 코리아는 지난 2016년 '견적 실명제'를 도입하며 딜러마다 치열한 '비공식 할인'을 줄이려는 시도를 했다. 당시 김효준 사장이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고 딜러 간 출혈 경쟁을 줄여보자는 취지로 암행감찰도 진행했다. 몇 달 정도 할인 폭이 줄어든 효과를 봤지만 결과는 제자리였다. 2018년 연쇄 화재 사건이 터지면서 판매량이 곤두박질쳤다. 회복을 위해서 가장 손쉬운 방법이 할인이었다. 5월 BMW 전 차종 대폭 할인! 소비자가 즐거워만 한 일인지.. 뒷맛이 쓰다.

유호빈 에디터 hb.yoo@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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