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시총 3분의1 벤츠..전기차시대 공룡 운명?
테슬라 시총 3분의1 벤츠..전기차시대 공룡 운명?
  • 남현수 에디터
  • 승인 2020.05.20 08:00
  • 조회수 3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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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가 급속도로 대중화한다. 내연기관 시대의 절대 강자 벤츠도 전기차 대열에 합류한다. 세상은 바뀌었는데 벤츠는 기존 것에 사로잡혀 있다. 전기차는 내연기관과 기준이 다르다.
메르세데스-벤츠 비전EQS
메르세데스-벤츠 비전EQS

말이 마차를 끌던 시대는 19세기말 내연기관 등장과 함께 종말을 고했다. 120여 년이 지난 지금, 내연기관이 종말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기존 자동차 제조사는 전동화 모델을 경쟁적으로 선보인다. 자동차의 대명사 메르세데스-벤츠도 지난해 브랜드 최초 순수전기차 EQC를 국내 출시했다. ‘수입차 시장 확고한 1위인 벤츠 전기차니 얼마나 잘 팔릴까’ 궁금했다. 소비자는 냉정했다. 내연기관이 아닌 전기차 벤츠에는 관심이 없다. 올해 1분기 단 13대 팔렸다. 1억360만원부터 시작하는 가격도 문제지만 같은 기간 '전기차의 벤츠'인 테슬라는 승승장구했다. 엇비슷한 1억원대 가격의 모델S, 모델X가 무려 141대나 팔렸다. 6천만원대 모델3는 무려 3929대나 팔아 치웠다.

최근 5년간 테슬라 주가 변화
최근 5년간 테슬라 주가 변화
최근 5년간 다임러AG 주가변화
최근 5년간 다임러AG 주가변화

2017년 테슬라가 국내 진출했을 때만해도 성공에 대해선 반신반의 시각이 팽배했다. 당시만 해도 성공의 기준은 내연기관 차량이었다. 상황은 불과 3년 만에 반전한다. 2019년 11월 선보인 테슬라 모델3는 2020년 1분기 국내 수입차 1위를 차지했다. 테슬라에 대한 부정적 시각은 새로움에 대한 두려움일까. 무선통신망으로 최신 자동차로 업데이트하는 OTA, 버튼 하나 없는 미니멀리즘의 구현 대형 터치스크린, 엄청난 면적의 지붕 유리 등 기존 자동차에서 경험할 수 없던 것들이다. 미래가치를 보여주는 주가를 보면 명확히 알 수 있다. 벤츠의 모기업 다임러AG는 5년간 주가하락의 전형을 보여준다. 상대적으로 테슬라는 횡보를 이어가다 2019년부터는 급등했다. 시가총액은 테슬라가 다임러를 추월한지 1년이 넘었다. 격차는 3배로 벌어졌다. 테슬라는 현재 160조원, 다임러는 50조원대다. 

그동안 자동차하면 내연기관이었다. 엔진 성능을 최고로 쳤다. 이제는 '패러다임 쉬프트'다. 전기차는 내연기관 사고방식으로는 어림도 없다. 내연기관 시대의 기준은 곧바로 메르세데스-벤츠 그 자체였다. 벤츠는 전기차 시대를 어떻게 준비할까.  새롭게 문을 연 고양전시장을 찾았다. 답을 찾는 데 오래 걸리지 않았다. 주가하락 추세가 저절로 이해될 정도다.

화려하게 빛나는 전면
늘씬하게 뻗은 차체
삼각별을 형상화한 테일램프

벤츠가 소개한 모델은 ‘비전EQS’다. 내년말 출시 예정이다. EQS의 순수전기 콘셉트카 버전이다. 미래 방향성을 확인할 중요한 지표다. 비전EQS는 크게 세 가지 포인트다. 디자인, 벤츠다움(고품질, 장인정신), 운전의 즐거움이다.

헤드램프와 하나로 연결된 그릴엔 무려 940개의 LED를 박았다. 헤드램프는 분당 2000번 회전하는 홀로그램 렌즈를 품었다. 로즈골드로 포인트를 준 범퍼는 우아한 자태를 뽐낸다. 위아래 색을 달리한 차체는 길게 이어진 LED바가 명확한 선을 긋는다. 전기차답게 보닛과 트렁크는 아주 짧게 다듬었다. 24인치 휠과 낮게 갈린 차체는 당장이라도 튀어나갈 듯 낮게 웅크린다. 후면 테일램프가 안 보인다. 삼각별 로고를 형상화한 구멍에 심은 LED가 제동등 역할을 한다.

대형 디스플레이가 자리한다
요트를 형상화한 실내

내년말 출시할 EQS에서도 '벤츠다운 편안함과 안락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한다. 내부는 요트를 형상화했다. 잘 짜인 실내는 고급 소재를 적극 사용했다. 별도 계기반은 없다. 가운데 위치한 대형 디스플레이로 모든 기능을 통제한다. 반으로 쪼개진 스티어링휠은 F1 머신과 닮았다. 당장이라도 달리고 싶은 욕구를 자극한다. 전기차 시대에도 운전의 재미를 놓치지 않겠다는 확고한 의지의 표명이다. 도어에도 작은 디스플레이를 배치했다. 창문과 시트 열선과 통풍 시트를 제어하는 장치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제품&마케팅 부문 총괄 부사장 마크 레인

벤츠는 미래에도 운전자가 제어권을 갖는 차량을 지속적으로 추구한다. 레벨3 자율주행을 탑재하지만 여전히 통제는 운전자가 해야한다는 뜻이다. 이런 자율주행 기술을 구현하는데 전기차가 내연기관보다 유리하다는 것은 명확한 사실이다. 인간은 편리함을 추구한다. 누군가 부담스런 일을 대신해 주길 바란다. 더구나 단순 반복이라면 더욱 그렇다. 테슬라가 성공적으로 자동차 시장에 안착 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가 수준 높은 오토파일럿 덕이다. 차세대 벤츠 전기차엔 테슬라를 앞설 적극적인 자율주행 시스템이 탑재될 것이란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자율주행 시대에 운전의 즐거움은 극소수에게만 필요하다

디자인, 안락함, 운전의 재미만으로 전기차 시장을 공략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테슬라 성공에서 이해할 수 있다. 테슬라에 소비자가 열광하는 이유는 몇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OTA(Over The Air, 무선 업데이트), 오토파일럿(반자율 주행), NOA(Navigate On Autopilot) 등과 같은 기계공학이 아닌 IT 기술이다. 여기에 순식간에 99%의 최대토크를 뽑아내는 폭발적인 가속력이다. 전기차 시대를 목전에 둔 벤츠가 생존하려면 디자인, 운전의 재미, 고급 소재 이외에 하나가 더 필요하다. 바로 IT기술이다. 그걸 확보하려면 기존 경영진으론 불가능하다. 수장부터 IT 출신이 맡아야 한다. 테슬라 일론 머스크가 그렇다. 벤츠 삼각별 엠블럼 이외에 EQ 전기차를 구매해야 할 뚜렷한 요소가 있을까. 테슬라에는 일론 머스크가 있고 다임러에는 그런 경영자가 없다. 지금 벤츠가 처한 가장 뼈아픈 현실이다. 

남현수 에디터 hs.nam@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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