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 소하리 1∙2공장과 광주 2공장이 오는 25~29일 가동을 중단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수출길이 막히면서 가동률이 급락해서다. 코로나19 위기에도 불구하고 내수는 꾸준히 늘고 있지만 기아차 판매의 80% 가량을 차지하는 수출은 먹구름이 드리웠다. 수출 주요 시장인 미국, 인도, 중국 등에 코로나19가 급속도로 확산하면서 판매가 50% 이상 폭락했다.
광주 2공장은 스포티지와 쏘울 등 미국과 유럽 수출용 차종을 주력으로 생산한다. 하루 최대 생산량은 2천대 가량이다. 현재 45% 수준인 900여대를 생산한다. 5일간 가동을 멈추면 약 4500대를 감산할 수 있다.
미국은 쏘울의 80% 이상을 판매하는 주력 시장이다. 코로나19 충격은 상당했다. 지난달 미국에서 판매된 쏘울은 3565대에 불과하다. 지난해 동월(1만431대)과 비교하면 60% 이상 감소했다. 미국 기아차 쇼룸은 사실상 개점 휴업 상태다. 이동제한조치 여파다.
소비심리 위축도 상당하다. 현대기아차 지난달 수출은 큰 폭으로 감소했다. 지난달 현대차가 해외에 판매한 차량은 8만8037대, 기아차는 8만3855대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각각 70.4%, 54.9%씩 감소했다.
가동을 중단했던 기아차 해외공장은 현재 가동을 재개한 상태다. 다만, 3교대를 하는 공장 정상화는 이뤄지지 않았다. 1교대 수준으로 운영 중이다. 향후 전망도 밝지 않다. 경기침체를 우려한 해당 국가의 정부가 무리하게 공장을 가동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공장이 정상 가동되기까지는 수 개월 이상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업계 전문가는 코로나19로 인해 "올해 자동차 판매량이 지난해 대비 22%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다. 시장 침체가 장기화할 경우 협력업체가 줄줄이 도산할 수도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현대차그룹은 위기 극복을 위해 임원 전체가 급여 20%를 이미 반납했다.
코로나19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변수다. 위기를 극복하는 힘은 그간 쌓아온 내공에서 나온다. 위기에 몰린 기아차가 시험대에 올랐다.
남현수 에디터 hs.nam@cargu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