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배터리 三國志..테슬라 가세 파괴력은
한중일 배터리 三國志..테슬라 가세 파괴력은
  • 최보규
  • 승인 2020.07.20 09: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올해 전기차 판매가 급증하면서 세계 배터리 시장의 약 35%를 차지하는 국내 배터리 기업이 호황이다. 올해 상반기 기준 LG화학이 27.1%, 삼성 SDI가 6%, SK 이노베이션은 4.5%의 점유율로 각각 세계 1, 4, 7위다. 주가도 연일 상승세다. 전체 전기차 30%가량이 한국산 배터리를 탑재했다. 높은 기술 수준을 바탕으로 한 소재산업이라는 점에서 반도체와 유사하다. 향후 우리나라 미래 먹거리로 떠오른다. 특히 친환경차에 관심이 많은 유럽에서 높은 점유율이 희망적이다. 

 

하지만 2,3년후 부터는 가시밭길이 예상된다. 그 이유는 이렇다.

첫 번째로 절대 강자의 등장이다. 올해 중국 이외 세계 전기차 시장의 절반 이상을 점유한 테슬라가 자체 배터리를 개발, 이르면 2022년부터 생산을 시작한다.

테슬라 전기차 시장 점유율은 중국을 포함해도 25%에 달한다. 중국의 저가 전기차를 빼고 3천만원 이상 전기차를 따져보면 70%에 육박한다. 실제 수요는 더 많다. 배터리가 부족해 평균 4~5개월을 기다려야 인수한다. 이런 테슬라의 배터리 자체 개발은 국내 배터리 업체에겐 악재다. 테슬라는 기존 파나소닉, CATL과 합작 이외에 부족한 배터리를 보충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LG화학 배터리를 납품을 받고 있다. 테슬라가 자체 배터리를 생산하면 이런 수요를 가장 먼저 대체할 것으로 보인다.

배터리는 전기차 제조원가의 30%를 차지하는 핵심 부품이다. 테슬라는 지속적으로 배터리 가격을 낮추는 노력을 해왔다. 배터리 공급업체를 다변화해 공급 단가를 낮췄다. 하지만 주요 3개사가 ‘리튬이온 배터리’ 시장의 75% 이상을 점유한 환경에서 단가 인하는 쉽지 않았다. 올해 현재 2015년 대비 1Kwh당 단가는 200달러 수준에서 140달러대까지 떨어졌다. 테슬라는 자체 배터리를 개발, 2023년부터  1Kwh당 단가를 80달러 선까지 낮출 계획이다. 2차 전지에서도 창조적 혁신을 꿈꾼다. 단가가 80달러까지 떨어지면 상위 2, 3개 업체만 살아남는 '치킨 게임'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테슬라 원통형 배터리

 

두 번째로 중국 배터리 업체와 경쟁이다.

세계 1, 2위를 다투던 중국 CATL은 테슬라에 상대적으로 저렴한 ‘리튬 인산철 배터리’ 공급 계약을 최근 체결했다. 리튬 인산철 배터리는 제조단가가 저렴하고 안정성이 높다. 배터리 경쟁에 불붙은 한국, 일본, 중국 3국에서 유일하게 중국만 생산한다. 저렴한 가격과 높은 안정성은 테슬라의 수요에 딱 맞는다. 물론 효율은 리튬이온 배터리가 조금 더 좋다. 철이 들어간 배터리는 무겁고 에너지 밀집도가 낮아서다. 하지만 장점도 확실하다. 리튬이온 배터리에 비해 리튬 인산철은 더 오래 쓸 수 있다. 배터리 열화에 강한게 특징이다. 중국은 막대한 국가 보조금을 기반으로 공격적으로 생산시설을 늘리고 있다. 규모의 경제에서 한국을 능가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이런 점으로 비교해볼 때 규모의 경제를 추구하는 중국 배터리업체, 테슬라의 자체 생산 모두 가격 경쟁력을 갖췄다. '나 아니면 너 죽자'는 식으로 달려 드는 치킨 게임에서 우위 요소다. 더구나 리튬이온 배터리의 주재료인 코발트는 희귀 광물이다. 채취가 쉽지 않다. 그마저도 중국이 대부분의 개발권을 확보한 남아프리카에서 채취한다. 코발트는 일본에도 매장량이 꽤 된다. 이런 원재료의 불안정한 수급은 배터리 가격을 높일 요소다. 지난 10년간 8번의 큰 가격 변동이 있었다.

전기차를 구입할 때 소비자는 배터리의 효율성을 가장 핵심적으로 따져본다. 하지만 효율이 좋다는 이유로 가격에서 뒤진다면 살아남기 어렵다. 배터리 안정성도 중요하다. 배터리 화재는 진화가 불가능할 정도로 위중한 데미지 요소다. 화재 가능성이 낮은 리튬 인산철 배터리를 테슬라가 선호하는 이유 중 하나다. 

코발트 가격 변화와 예상치 (출처:한국자원정보서비스)

 

또다른 변수는 충전 주행가능거리를 대폭 늘릴 수 있는 차세대 전고체 배터리 개발 승부다. 일본은 앞선 기술로 전고체 배터리에서 확고한 우위를 차지하겠다는 전략을 세운 바 있다.  이제 막 시작인 우리나라 기업과는 달리 일본은 2025년까지 개발을 완료하고 양산에 돌입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어떤 대응을 하고 있을까?

먼저 세계 5위권 자동차 업체인 현대기아 자동차를 중심으로 한 K-배터리 동맹이다. 현대기아차는 2025년까지 순수 전기차 23종을 출시, 세계 3위 전기차 업체를 목표로 한다. 이 때문에 배터리 수급이 중요하다. 현대차 정의선 수석 부회장은 배터리 3사 총수 회동으로 동맹 구축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5월부터 시작된 이 회동을 통해 현대차는 배터리 조달 원가를 낮추고 있다.  3사간 경쟁을 통해 높은 기술의 배터리를 저렴한 가격에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배터리 업체는 현대기아라는 수요를 확보할 수 있다는 게 매력이다. 현대차는 2020년 1분기 2.4만대의 전기차를 판매한 세계 4위 업체다. 특히 현대기아차는 85%에 달하는 내수 신차 점유율을 바탕으로 기존 SK 주유소 부지를 전기차 충전소로 활용하는 방안도 추진중이다.

출처: 매일경제

 

LG그룹은 전사적으로 LG화학의 배터리 사업에 사활을 걸고 있다. 반도체 사업은 외환위기때 구조조정에 따라 매각한 뼈아픈 실패(?)의 경험이 있어 배터리는 더 절박하다.

주력 사업인 파우치형 배터리 이외에 테슬라에 공급처를 늘리기 위해 원통형 배터리 사업도 병행한다. 그 덕분에 올해 상반기 시장 점유율 1위에 올랐다. 투자도 공격적이다. 지난해 R&D 투자 금액만 1조 원이 넘는다. 올해 1분기 말 기준으로 차입금이 무려 11조 원에 달한다. 빚을 내서라도 투자를 확대하는 치킨 게임에 열중한다. 작년에는 공장 증설에만 17조원를 투자했다. 다소 불안한 재무 상황보다 배터리 생산규모 확대로 1위 굳히기가 우선순위다. 

가장 후발주자인 SK이노베이션도 공세로 전환했다.

2017년까지 배터리 공급 순위권에 들지 못했지만 3년 만에 톱10 진입에 성공했다. 코발트 함량을10%까지 줄인 배터리를 생산한다. 삼원계 배터리의 큰 고민을 덜었다. 가격 경쟁력도 챙겼다. 중국과의 협력도 적극적이다. 베이징자동차, 베이징 전공과 합작해 8200억 원을 들여 배터리 생산공장을 착공했다. 현대차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1차 공급사로 선정, 국내 시장도 빼놓지 않았다.

삼성 SDI는 내실 다지기가 먼저다.

우선 기술 유출 우려로 중국과 협력 같은 다소 무리한 방법은 지양한다. 생산할 수 있는 만큼 수주를 받고 적절한 가격에 판매한다. 그 때문에 수익성은 가장 높다. 코발트도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에 매입한다. 윤리적(?) 방법으로 생산한 코발트를 수입해서다. 대신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는 가장 앞서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차세대 배터리 전쟁에서 단숨에 톱3에 오르겠다는 목표다. 이미 현대차와의 회동에서 유일하게 전고체 배터리 논의가 오갔다.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성공 우위 요소는 생산규모와 자금력이다. 이를 바탕으로 생산 단가가 점점 떨어지는 배터리를 대규모 생산해 버티느냐에 달려 있다. 배터리 업계 모두 생산규모 확대와 단가 낮추기에 사활을 걸고 있다. 중국과 일본을 뛰어넘는 배터리 초일류 강국으로 남을 것인가는 현대기아 이외의 수요처 확보에 달려 있다는게 전문가의 견해다. 결국 테슬라가 키를 쥐고 있는 셈이다.

 

최보규 에디터 carguy@carguy.kr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