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서 위기 현대차..팰리세이드 수출로 반전 노린다
중국서 위기 현대차..팰리세이드 수출로 반전 노린다
  • 남현수 에디터
  • 승인 2020.08.06 09:00
  • 조회수 5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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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2020 팰리세이드' 출시<br>
현대차 팰리세이드

국내 시장에서 현대기아자동차의 판매는 독보적이다. 마땅한 적수가 없다고 여겨진다. 5000만원대 이상에서 수입차가 어느 정도 경쟁이 가능할 뿐이다. 그 이하 가격에서는 현대기아 점유율이 90%에 육박한다. 글로벌 주요 시장인 중국, 북미에서 죽을 쑤는 것과는 상반된 내수 호황이다. 코로나19로 판매가 부진할 것이라는 전문가의 예측은 완전히 빗나갔다.

현대차는 국내 시장서 아반떼, 제네시스 GV80과 G80 등의 출시로 2분기에만 22만5552대를 판매했다. 전년 동기 대비 12.7% 증가했다. 수출은 정반대다. 전년 동기 대비 47.8% 줄어든 47만8424대를 팔았다. 결과적으로 현대차 2분기 판매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36.3% 감소한 70만3976대를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590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2.3% 감소했다.

중국과 미국은 현대차 해외 판매 양대 핵심 시장이다. 연간 자동차 시장이 각각 2800만대, 1800만대 규모로 세계 1위와 2위다. 현대차의 중국시장 부진은 꽤 오래 된 2017년 시작했다. 1년 정도는 사드 보복이 주원인으로 꼽혔으나 이후에도 판매는 좀처럼 회복되지 않았다. 브랜드 경쟁력이 떨어진데다 상품성 및 가격경쟁 등 근본 문제가 그대로 드러났다. 

현대 팰리세이드 캘리그래피<br>
현대차 팰리세이드 캘리그래피

우선 중국 자동차 시장의 양극화가 판매 부진의 원인으로 꼽힌다. 중국 시장은 BMW, 메르세데스-벤츠, 아우디 등의 고가 자동차 시장과 품질을 앞세운 중고가 일본차, 중국 토종 브랜드들이 포진하고 있는 저가 자동차 시장으로 나뉜다. 현대차는 애매하게 중간에 끼어있다는 평가다. 저가 시장을 공략하는 중국 토종 브랜드와는 가격 경쟁력에서, 프리미엄 브랜드와는 네이밍에서 뒤쳐저있다. 사실상 수입 대중차 브랜드와 경쟁을 해야하지만 폭스바겐, 토요타, 닛산 등과는 품질 경쟁에서 뒤져 외면을 받고 있다.

현대차는 국내와 미국에서 대박을 낸  팰리세이드를 9월 중국에 출시하면서 반전을 노린다. 팰리세이드는 3열을 갖춘 대형 SUV로 2018년 12월 국내 출시돼 전례 없는 인기를 끌고 있다. 기존 미니밴의 수요까지 흡수하며 대형 SUV 시장을 선도한다. 

포드 6세대 익스플로러
포드 익스플로러

현대차는 지난해 6월 미국에 팰리세이드를 선보였다. 포드 익스플로러, 지프 그랜드체로키, 쉐보레 트래버스 등 쟁쟁한 모델들과 경쟁을 펼치고 있다. 팰리세이드는 미국 출시 이후 월평균 약 5천대씩 판매 중이다. 미국 자동차 시장의 10분의 1 규모인 국내와 비슷한 판매량이다.

팰리세이드는 울산 4공장에서 내수용과 수출용 모델을 모두 생산한다. 미국 시장 진출 전 내수 판매 물량을 조절하며 국내 팰리세이드 계약 고객들의 대기 기간이 길어졌다. 예상보다 미국에서의 판매가 부진하자 6개월 이상이던 팰리세이드의 대기 기간이 3개월까지 단축됐다.

팰리세이드의 중국 시장 진출에는 판매 물량 조절에 있다. 현대차는 지난 4월 팰리세이드의 생산량을 월 6240대에서 월 8640대까지 끌어 올렸다. 결과적으로 연간 10만3680대씩 생산할 수 있다. 국내 소비자들의 대기 수요는 꾸준하지만 국내 시장에만 연간 10만대씩 팔아 치우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판매가 부진한 미국 외에 팰리세이드를 팔 수 있는 새로운 시장을 물색한 것으로 보인다. 전세계적으로 큰 차가 팔리는 시장은 미국과 중국을 제외하면 찾기 어렵다. 현대차가 팰리세이드의 새로운 시장으로 중국을 낙점한 이유다. 

현대차 팰리세이드 풀옵션을 선택하면 4900만원이나 된다
현대차 팰리세이드

팰리세이드는 전량 울산 4공장에서 생산한다. 중국 시장에서 가장 잘 팔리는 대형 SUV는 토요타 하이랜더로 올해 상반기 4만3379대에 그쳤다. 폭스바겐 테라몬트는 2만9822대로 그 뒤를 이었다. 포드 익스플로러는 고작 1825대만을 판매했다. 사실상 중국 시장에서 팰리세이드가 월 3000대만 넘겨도  대박인 셈이다. 관세 등을 감안하면 현실적으로 어려운 수치다. 

결과적으로 중국에서 팰리세이드 성공은 쉽지 않아 보인다.  성공의 가능성이 희박함에도 현대차가 팰리세이드의 중국 진출을 결정한 데는 공장 가동률을 높이기 위함으로 판단된다. 생산라인이 멈추게 되면 영업이익의 감소폭은 현재보다 커진다. 현대차는 팰리세이드 출시와 더불어 올해 상반기 40% 이하로 떨어진 중국 공장의 가동률을 높이기 위해 수소전기차 현지 생산을 추진 중이다. 여러모로 중국 판매는 꼬일 대로 꼬였다. 

남현수 에디터 hs.nam@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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