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대박낸 현대기아..중국서는 기타업체 분류 수모
내수 대박낸 현대기아..중국서는 기타업체 분류 수모
  • 최보규
  • 승인 2020.08.07 09:00
  • 조회수 2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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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19 여파에도 불구하고 상반기 내수 시장에서 대박을 낸 현대∙기아차가 중국에서는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 2017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사드)를 계기로 시작된 중국발 한한령 영향으로 현대∙기아 판매가 급락한 이래 3년 넘게 실적 부진이 계속되고 있다. 올해 역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충격에다 중국에서 브랜드 가치까지 최악으로 떨어지면서 경영 악화를 면치 못하는 상황이다.

 

중국 시장은 올해 1분기 코로나 19 영향으로 30% 이상 축소됐다. 하지만 2분기를 지나면서 빠르게 회복, 3개월 연속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문제는 현대∙기아 판매가 더 나빠졌다는 데 있다. 2분기 중국 자동차 수요는 전년 대비 2.7% 증가할 정도로 호황이었지만 현대∙기아차는 성장하지 못했다.

현대∙기아는 이미 지난해부터 중국승용차시장연석회의가 발표한 자동차 판매 상위 10개 업체에서 빠졌다.  2018년 중국 순위 9위를 기록한 베이징현대는 2020년 중국 시장 점유율에서 ‘기타’로 분류되는 처지가 됐다. 2014년에 4위를 기록한 후 한 해도 빠짐없이 추락하는 모양새다.

 

 

결국, 현대∙기아는 지난해 비용절감을 위해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판매 부진 영향을 인력 축소로 줄여보겠다는 것이다. 현대차가 발표한 2020 지속가능성 보고서에 의하면 2019년 현대차 중국 법인 직원은 총 1만 4,638명으로 2018년 대비 20% 가까이 감소했다. 기아차 역시 중국 내 직원 수를 지난해 1,000명 넘게 줄였다. 같은 시기 국내와 유럽, 인도 시장에서는 인력을 늘린 것과는 상반된다. 동남아시아 지역의 직원 수는 1,682명으로 전년 대비 3배 증가했다.

 

중국 현지 공장 가동도 중단했다. 지난해 초, 현대차는 베이징 1공장을 가동 중지했다. 베이징 1공장 직원들은 창저우나 충칭 공장으로 재배치했다. 기아도 마찬가지다. 지난 해 여름 중국 1호 공장인 옌청 1공장 가동을 멈췄다. 중국 시장의 수요는 증가하는데 현대기아의 생산량과 판매량은 모두 감소했다. 중국 내 경쟁력이 없다는 징표다.

현대∙기아차는 중국 시장 포기에 대해선 일절 언급이 없다. 오히려 현실과 달리 낙관적이다. 세계적으로 검증된 SUV 라인업을 투입해 효과를 보겠다는 계획이다. 펠리세이드 등 주요 SUV를 하반기 중국에 출시한다. 아울러 내년 제네시스 중국 재진출에 거는 기대도 크다. 경쟁 업체인 르노의 중국 시장 철수도 현대기아 회복세 기대요인이다. 현대∙기아는 5년 동안 단 한 차례도 판매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 지금이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할 시기일지도 모른다.

 

최보규 에디터 carguy@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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