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 S클래스, 테슬라 닮아간다고..차세대 MBUX 뭘까
벤츠 S클래스, 테슬라 닮아간다고..차세대 MBUX 뭘까
  • 이준호 에디터
  • 승인 2020.08.15 09:00
  • 조회수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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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주행 시대가 곧 도래한다. 운전자가 모든 걸 컨트롤 하던 아날로그 방식은 디지털로 전환된다. 자동차의 디지털화에서 UI와 UX가 중요하다. 가장 앞선 브랜드는 테슬라다. 위기를 느낀 메르세데스 벤츠는 차세대 UX를 선보였다.

지금은 5G 시대의 개막과 더불어 인공지능(AI) 베이스 오토노머스(Autonomous-자율주행)를 중심으로 한 자동차 혁명의 시대다. 자동차 기술은 FSD(Full Self Driving)의 완성에 성큼 다가섰다. 테슬라 일론 머스크 CEO는 최근 "FSD는 거의 완성돼 연말쯤 구독 서비스를 선보일 것"이라고 공언한다.

FSD 실현의 핵심 부품은 우리의 눈에 해당하는 Digital Sight에 있다. 이것은 레이저를 기반으로 하는 LiDAR, 전자기파를 쏴서 물체를 식별하는 Radar, 그리고 Camera가 대표적이다. 테슬라는 Radar와 Camera만을 이용한다. 구글 Waymo 역시 FSD에 근접한 기술력을 갖췄다. 구글은 3 가지 기술을 모두 이용한다. 그중 LiDAR는 사물 식별 능력이 가장 좋지만 비싸다. 양자역학의 논리로 원가 절감을 핵심으로 여기는 일론 머스크가 LiDAR를 쓸모없는 기술로 여기는 이유다. LiDAR의 가격이 싸진다면 안 쓸 이유는 없다. 그럴려면 1천만원 이하로 내려가야 한다. 현재 LiDAR의 가격은 규모의 경제로 해마다 낮아지는 중이다. FSD 실현의 날은 머지않았다.

FSD가 가까워진다면 자동차 디자인 영역에선 어떤 변화가 필요할까?

Exterior

자동차가 하늘을 날지 않는 이상 외관 변화는 두드러지지 않을 것이다. FSD을 한다고 해도 차 vs 차, 차 vs 보행자 충돌 안전 규제를 벗어나지 못한다. 아울러 주행거리를 높이는 에어로 다이내믹도 소홀히 할 수 없다.

구글 Waymo 자율주행 테스트카
구글 Waymo 자율주행 테스트카

FSD 시대 외관 디자인이 풀어야 할 부분은 Digital sight다. 그중 LiDAR는 회전을 하며 레이저를 쏘는 특성상 루프 상단에 위치해야 한다. Waymo의 시험 주행 차엔 루프박스 같은 장치가 올려져 있다. 미관상 거추장스러운 부분이다. 반면, Radar와 Camera만 이용하는 테슬라 차량의 경우는 장식을 원가 상승의 요인으로 생각하는 디자인 철학에 잘 부합한다. 향후 LiDAR를 사용할 경우 거추장스러움을 디자인적으로 어떻게 풀어낼지가 관건이 될 것이다.

Interior

FSD 시대엔 인테리어가 더 중요해진다. 핵심적인 이유는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의 패러다임 전환이 이뤄지기 때문이다. 운전자가 주변 상황을 인지해 스티어링 휠을 돌려 운전을 한다는 점이 아날로그다. 이런 물리적 행위를 배제하고 AI가 대신하는 FSD는 디지털이다. 디지털 기술의 반영은 크게 두 가지다. 터치 패널과 음성 인식이다. 아날로그 시대에는 버튼을 통해 기계와 상호작용을 했다. 디지털 시대에는 터치와 음성으로 상호작용한다. 이를 가장 발 빠르게 적용하는 브랜드가 테슬라다. 터치로만 이뤄진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는 센터 패시아 전체를 장악한다.

버튼의 생김새와 장식뿐만 아니라, 누르는 촉감까지 디자인의 영역에 두었던 방식은 고전이 돼 버렸다. 디스플레이에서 어떻게 표현하고, 어떻게 반응하는지가 중요하다. 이를 UI(User Interface), UX(User eXperience)라 정의한다.

해석에 따라 다를 수 있겠지만, 이 자리에선 UI를 Impression(인상)으로 UX를 Expression(표현)으로 대입해 본다.

UI(User Interface) = Impression

인터페이스(Interface)는 단순히 소프트웨어를 조작하는 방식을 뜻한다. 일례로 운전 중 공조기 온도 조절을 하기 위해 3번 이상의 터치를 거친다면, 좋은 인터페이스라고 할 수 없다. 물리적 버튼에 비해 직관성이 떨어진다고 평한다. 이런 사실을 우린 경험을 통해 익히 체험했다.

인터페이스는 여기서 한 단계 더 넘어서야 한다. 인터페이스 전도사라 할 니콜라스 네그로폰테(Nicholas Negroponte)는 이렇게 말했다. "인터페이스는 단순히 컴퓨터가 보고 듣도록 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개성의 창조이며, 지능을 디자인하는 일인 동시에 기계가 인간의 감정을 인식하도록 만드는 일이다."

향후 인터페이스는 물리적 버튼을 대체하는 걸 떠나 감정의 교류까지 일어나야 한다. 감정의 교류가 일어나기 위해선 인상(Impression)적이어야 한다. 인터페이스가 인상적이기 위해선 명료한 시각화와 시각적 매력이 선행되어야 한다.

 

테슬라 모델 3의 공조기 비주얼 그래픽
테슬라 모델 3의 공조기 비주얼 그래픽

명료한 시각화는 비주얼 그래픽의 인상화다. 대표적인 것이 아이콘이다. 아이콘은 이미 픽토그램화 돼 있다. 공조기라면 팬 모양이고, 열선 시트는 시트에 열이 나는 모양의 아이콘을 말한다. 테슬라 모델3는 팬 모양의 아이콘을 터치해서 들어가면 인상적인 비주얼 그래픽이 등장한다. 모델3 송풍구는 관념적이지 않다. 가느다란 틈으로 디자인됐다. 물리적 조절 버튼도 없다. 2개의 틈을 통해 바람의 방향을 바꾼다. 조절은 디스플레이의 비주얼 그래픽을 통해 이뤄진다. 두 손가락으로 상하좌우 직관적으로 방향을 바꿀 수 있다. 심지어 조수석도 운전석에서 힘들이지 않고 컨트롤 할 수 있다. 스마트폰에 익숙한 어린이도 손쉽게 작동할 수 있다. 

시각적 매력은 디지털 만이 가질 수 있는 특권이다. 아날로그 방식은 turn on/off의 표시가 단순한 버튼의 불빛으로 이뤄진다. 반면 디지털은 다양하다. 아이콘에 모션(Motion)을 넣을 수 있다. 그래픽에 빛의 예술(Illumination)도 활용이 가능하다.

 

S 클래스를 위한 메르세데스 벤츠의 MBUX
S 클래스를 위한 메르세데스 벤츠의 MBUX

메르세데스 벤츠는 S클래스 풀체인지 출시를 앞두고 새로운 인터페이스인 MBUX를 공개했다. Mercedes Benz User eXperience인 셈이다. UI와 UX를 명확히 구분할 순 없다. UI와 UX는 서로 연관돼 있다. 새로운 인터페이스가 새로운 소비자 경험을 이끌어낸다. 차세대 MBUX의 비주얼 그래픽은 상당히 매력적이다. 아이콘 근처에 손가락만 가져다 대도 아이콘 모션이 활성화 된다. 기능을 실행하면 일루미네이션이 화려하게 등장한다. 그들은 이를 화소의 완성(Pixel Perfection)이라 한다. 가히 인상적이지 않을 수 없다.

 

UX(User eXperience) = Expression

UI가 그래픽에 기반을 둔 시각적 인상이라면, UX는 행동에 따른 표현이다. 사용자가 지시를 내리면 정확한 반응이 표현(Expression) 돼야 한다. 터치 또는 제스처, 생체 인식, 음성인식, WIFI 또는 5G(LTE) 망 이용이 사용자가 선택할 수 있는 새로운 경험이다. 이에 따른 정확한 피드백이 UX 생태계에서 중요하다.

 

터치에 제스처까지 가능한 MBUX
터치에 제스처까지 가능한 MBUX

MBUX는 현재 기술에서 사용할 수 있는 모든 디지털 경험을 제공한다. 디스플레이는 터치를 해도 되지만, 제스처까지 인식한다. 지문과 같은 생체 인식은 키(Key)를 대신한다. 여기에 더해 증강현실 HUD는 3D 내비게이션을 구현한다. 놀라운 사용자 경험이다.

MBUX는 쇼퍼 드리븐을 위한 UX까지 배려 깊게 챙겼다. 패신저들 각각의 독립된 멀티미디어를 구현했고, 서로가 정보 교류도 된다. 걸려온 전화를 바꿔줄 수도 있다. 기능의 교류인 셈이다. 기능의 교류는 메르세데스 소유 여부를 떠나 탑승객 모두에게 새로운 경험을 선사한다.

 

증강 현실 HUD는 3D 내비게이션을 구현한다
증강 현실 HUD는 3D 내비게이션을 구현한다

향후 자동차의 구매력을 증가시키는데 있어 UX, 즉 사용자 경험은 중요하다. 새로운 기능을 써보고 맘에 들어 구입하고 익숙해지면 바꾸기 쉽지 않다. 한 번의 마케팅으로 사용자는 팬덤이 되는 것이다. 테슬라는 UI와 UX 선구자다. 물리적 버튼을 가장 먼저 없앴다. 전방위적인 디지털 사용자 경험(Holistic Digital UX)을 가장 먼저 시도했다. 이제 자동차는 물리적 운동성에 연연하던 시대를 넘어서 전자제품이 됐다. 시동을 걸던 Start 버튼은 빠르게 전원을 켠다는 On으로 바뀌는 중이다. 누가 재빠르게 하이테크 UX를 도입하고, 빅데이터를 수집하여, 명료하고 화려한 그래픽으로 정확한 피드백을 만들어 내느냐에 따라 세계 1위가 될 수 있다. 이미 테슬라는 턱없이 부족한 생산대수에도 불구하고 기업가치가 세계 1위에 올라섰다. 메르세데스는 말 타는 인간을 구제해 주는 구세주였다. 이제 테슬라는 운전하는 인간을 구제해 줄 구세주가 됐다. 이에 위기감을 느낀 메르세데스는 MBUX라는 고감도 무기를 들고 나왔다. 인테리어 디자인에서 디지털 전쟁이 시작됐다. '테슬라 vs 나머지 자동차업체'의 혈전이 본격화한 것이다. 

이준호 에디터 carguy@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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