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돼지 출현…일론 머스크 도전은 어디까지
사이버 돼지 출현…일론 머스크 도전은 어디까지
  • 최경헌 에디터
  • 승인 2020.09.02 13:55
  • 조회수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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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칩 뇌 이식 기술 개발로 고질병 치료 분야까지 진출한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인간의 두뇌에 컴퓨터칩을 심는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일론 머스크가 인수한 뉴럴링크는 최근 뇌 이식 목적인 칩 ‘링크0.9’를 공개했다. 이 칩을 통해 뇌 신경계 손상 환자들을 치료하고, 궁극적으로는 인공지능과 신체 기관을 연계하는 것이 목표다. 사이버 인간 프로젝트다.

세계인공지능 컨퍼런스(WAIC)에서 발언하는 일론 머스크(출처 로이터통신)
세계인공지능 컨퍼런스(WAIC)에서 발언하는 일론 머스크(출처 로이터통신)

 

뉴럴링크가 공개한 칩에 관한 흥미로운 사실들

링크0.9는 지름 23mm, 두께 8mm로 동전 크기다. 전극 1024개가 달려있다. 머리뼈를 조금 자른 뒤 이 칩을 이식하면 뇌의 가장 바깥쪽인 대뇌 피질과 연결할 수 있다. 뉴럴링크는 이 칩을 이식한 지 2개월 된 ‘거트루드’라는 이름의 돼지도 함께 공개했다.

이날 온라인으로 진행된 행사에서 한 시청자는 이를 두고 ‘사이버돼지(Cypork)’라는 댓글을 남기기도 했다. 일론 머스크는 공개행사에서 “신경 회로는 거트루드의 후각 뉴런과 연결되어 있어 킁킁거리는 행동을 할 때마다 신경 신호가 감지된다”라고 설명했다. 칩에서 보낸 신호를 통해 돼지의 다리 움직임을 예측하는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칩 이식 수술은 자동 수술 로봇 ‘V2’가 담당한다. 이 로봇은 혈관을 피해 칩을 이식해 수술 중에 발생할 수 있는 뇌 손상을 줄인다. 뉴럴링크는 일론 머스크 1억 달러 출자를 포함, 1억5800만 달러(한화 약 1900억 원)를 투자받아 현재 100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다.

뉴럴링크가 공개한 뇌에 칩을 이식하는 과정
뉴럴링크가 공개한 뇌에 칩을 이식하는 과정

 

뉴럴링크 최종 목적은 무엇?

뉴럴링크는 "칩 이식으로 알츠하이머와 척추손상을 치료하고 궁극적으로는 인공지능을 장착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이 프로젝트가 성공하면 알츠하이머를 비롯한 퇴행성 질환, 일상의 고질과 장애를 치료할 수 있는 획기적인 방법이 된다. 일론 머스크는 “두뇌에 이식하는 칩을 통해 기억력 감퇴, 청력 손상, 우울증, 불면증 등을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뉴럴링크의 한 연구원은 “뉴럴링크의 칩은 뇌파 분석을 통해 뇌 신경질환에 대한 이해 또한 높일 수 있다”며" "수술 시간은 1시간이며 당일 퇴원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칩은 여러 개를 이식할 수 있고, 칩을 이식한 뒤 제거해도 문제가 없다는 것. 뉴럴링크 매슈 맥두걸 수석 의사는 "마비 증세를 보이는 소규모 환자들을 대상으로 첫 번째 임상시험을 추진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뉴럴링크가 공개한 뇌파 분석을 통한 돼지의 움직임 예측 과정
뉴럴링크가 공개한 뇌파 분석을 통한 돼지의 움직임 예측 과정

‘엄청난 발전’ vs ‘아직 이르다.’ 전문가 의견은?

이런 뉴럴링크의 엄청난 도전에 대해 토론토대학 그레미 모펫 뇌 신경 연구원은 “칩의 크기, 휴대성, 전력 관리와 무선 기능을 보았을 때 뉴럴링크의 개발은 엄청난 발전”이라고 칭찬했다. 스탠포드대학교 뇌 신경과학자 서게이 스타비스키는 “뉴럴링크가 2019년 7월에 공개한 칩과 비교해 상당한, 인상 깊은 발전을 이루어 냈다"며 "몇 마리에 돼지들에게 완전히 이식된 칩은 이 문제를 연구하기 위해 다양한 학문 분야와 연결된 조직된 팀의 승리"라고 말했다.

상반된 우려 섞인 반응도 나온다. 뇌신경과학 전문가들은 사람 두뇌 활동의 인지 및 자극이라는 뉴럴링크의 목표가 너무 섣부르다고 우려한다. 신경 인터페이스를 연구하는 워싱턴대 에이미 오스번 교수는 “칩 주변 조직 손상, 측정의 질, 뇌신호 해석 알고리즘 등 과학자들이 해결해야 할 과제는 여전히 산재해 있다”고 주장했다.

 

진행되고 있는 다른 연구는?

청각장애 및 파킨슨병 치료 목적의 전자장비 이식은 수십 년간 진행되어 온 연구 과제다. 척추신경계 손상 또는 충격으로 인한 장애로 신체기능을 통제하지 못하는 환자에게 뇌에 칩을 이식하는 것 또한 이미 진행되고 있는 연구이다. 

커넷(Kernel), 파라드로믹스(Paradromics), 뉴로페이스(NeuroPace)와 같은 스타트업 또한 무선으로 뇌에 신호를 보내는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의료장비 제작 기업인 메드트로닉(Medtronic PLC)도 파킨슨병과 간질을 치료하기 위한 뇌 이식기술을 개발한다.

테슬라와 스페이스X로 혁신적인 도전을 멈추지 않았던 일론 머스크! 이번에는 뉴럴링크를 통해 뇌 신경 분야에 혁신을 불러올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최경헌 에디터 carguy@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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