쉐보레 말리부 디젤 타보니 - 중저속 가속력 좋고 연비도 만족
쉐보레 말리부 디젤 타보니 - 중저속 가속력 좋고 연비도 만족
  • 카가이 취재팀
  • 승인 2015.09.09 18:19
  • 조회수 3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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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00만원대 가격 매력적 … 현대차 i40 디젤, 폴크스바겐 파사트 디젤이 경쟁상대






‘커다란 덩치에도 예상보다 좋은 중저속 가속력, 경쟁 국산차와 수입차를 능가하는 시내·고속도로 실주행 연비’. 한국GM의 말리부 디젤을 시승한 총평이다. 2011년 등장한 쉐보레 말리부 가솔린 모델은 중형 세단 시장에서 현대 쏘나타, 기아 K5, 르노삼성 SM5와 경쟁했다.

경쟁자들이 워낙 강자라 뛰어난 디자인과 넓은 실내에도 ‘연비나 마무리 품질이 떨어지는 미국차=GM’이라는 한국 소비자들의 선입관 때문이다. 말리부가 탈바꿈했다. 그것도 국산 경쟁 모델에 없는 ‘디젤’ 엔진을 얹어 승부를 걸었다. 경쟁 상대는 현대차 i40 디젤과 폴크스바겐 파사트 디젤 모델이다.

강원도 강릉 일대에서 말리부 디젤을 타본 결과 디젤에 푹 빠진 한국 소비자에게 충분히 어필할 만한 매력덩어리였다. GM 때문에 저평가된 말리부가 심장을 디젤로 바꾸고 제대로 변신한 것이다. 독일 오펠사가 생산한 2.0L 디젤 엔진과 일본 아이신의 6단 자동변속기 궁합은 중저속에서 강한 토크를 내고 연비 효율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제대로 잡았다. 여기에 2720만원(기본형) 가격은 매력적이다. 이 가격에 이만한 연비와 편의장비를 갖춘 중형 세단은 찾아볼 수 없다.

말리부 디젤의 내·외관은 2014년형 가솔린 모델과 거의 같다. 적용된 편의사양과 안전장치도 비슷하다. 무게는 디젤 엔진을 달아 1645㎏으로 가솔린(1530㎏)보다 100여㎏ 더 무겁다.

외관 디자인은 굵은 선이 눈길을 끈다. 말리부 이전의 토스카가 보인 미미한 존재감과 급이 다르다. 쉐보레 특유의 보타이 앰블럼과 격자 그릴, 그리고 보닛을 타고 흐르는 스포티한 캐릭터 라인으로 대표된다. 멀리서 보아도 말리부라는 것을 한눈에 알아보게 하는 당당한 존재감이다. 크고 굵직한 선은 시원하게 측면까지 관통한다. 뒷면 휀더 부근에서 살짝 솟아오르는 라인은 자연스럽게 트렁크 꼬리 부분과 방향 지시등(테일램프)과 맞닿는다. 전체적으로 깔끔하고 시원한 느낌을 준다.

실내 디자인과 소재는 항상 쉐보레 판매의 발목을 잡는 ‘옥의 티’였다. 경쟁 모델에 비해 떨어지는 딱딱한 플라스틱 소재가 대표적이다. 말리부는 중형차 급에서 중상급 수준의 재질을 사용했다. 럭셔리 하지는 않지만 싸구려로 폄하될 정도는 아니다. 질감 좋은 폭신한 플라스틱으로 도어와 대시 보드를 감쌌다.

단단한 차체에 매력만점 자동변속기







센터페시아 상단에는 2014년형 말리부에 새롭게 적용된 쉐보레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인 ‘마이링크’ 모니터가 위치한다.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과 연동은 물론 블루투스 기능을 강화한 게 특징이다.

문자메시지를 음성으로 읽어주거나 디스플레이에 표시하기도 한다. 터치로 작동되는 모니터 뒤에는 작은 적재공간이 숨어 있다. CD나 동전 지갑 등을 간단히 보관하기 적당하다. 큼직한 버튼의 터치 감이나 재질은 나무랄 데 없다. 미국차의 냄새가 물씬 나는 인테리어다.

두툼한 가죽시트는 생각보다 허리와 허벅지를 잘 잡아준다. 동급 국산차에서 느낄 수 없는 말리부만의 경쟁력이다. 아쉬운 점은 알페온에만 적용되는 통풍 시트와 히팅 스티어링 휠이 이번에도 달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런 기능을 달려면 수십 만원 이상 원가를 상승시키지만 동급 차량에 점점 기본 옵션으로 달리는 것을 고려해보면 내년 연식 변경모델에는 적용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트렁크는 엄청 넓다. 여기에 뒷좌석 시트를 6:4로 접을 수 있어 공간 활용성이 다양해진다. 전체적으로 내부 인테리어는 말리부의 경쟁 상대로 꼽히는 1000만원 이상 비싼 폴크스바겐 파사트에 비해 떨어지지 않는다.

가장 달라진 점은 주행성능이다. 우선 디젤 엔진 이전에 일본 도요타 계열사인 아이신이 공급하는 6단 자동변속기가 매력 덩어리다. 말리부 가솔린 모델은 한국GM의 충남 보령공장에서 생산하는 6단자동(Gen2) 변속기를 쓴다. 아이신 변속기는 명성에 걸맞게 부드러운 변속감뿐 아니라 저속에서 치고 나가는 힘, 중고속에서 가속력을 좋게 하는 일등공신이다.

차체 강성은 또 다른 경쟁 포인트다. 동급 국산차보다 차체 강성이 훨씬 좋다. 다소 단단하게 세팅한 서스펜션의 반응속도도 예상 외로 좋다. 미쳐 발견하지 못한 높은 둔턱을 넘을 때 가해지는 큰 충격을 부드럽게 완화시켜 줄 뿐 아니라 잔 충격은 알지도 못하게 매끈하게 넘겨버린다. 특히 고속에서 달려보면 든든한 차체 강성과 서스펜션의 궁합이 느껴진다.

시동을 걸면 디젤엔진을 알려주는 ‘츨츨츨’ 소리가 들려온다. 악셀을 밟으면 디젤 특유의 낮은 엔진 회전수에서 뿜어져 나오는 토크를 만끽할 수 있다. 무거운 차체에도 가뿐히 움직여준다. 사각지대 경고시스템은 안전에 도움이 되는 기능이다. 소리나 진동 대신 사이드 미러에 점등으로만 작동여부와 경고를 확인할 수 있다. 물론, 차선을 변경하거나 후진할 때 사이드 미러를 확인해야 한다.

디젤 엔진은 쉐보레 크루즈에 달린 2.0 디젤과 쌍둥이다. GM의 유럽 브랜드인 독일 오펠이 생산한 2.0 디젤 엔진을 수입해 단다. 기본적으로 크루즈 디젤 엔진과 마찬가지로 이탈리아 모터리가 설계해 튜닝에서 차이만 느낄 수 있다. 디젤 엔진은 최고 156마력을 내는 출력보다 토크가 일품이다. 1750rpm부터 2500rpm 사이의 실용 주행구간에서 35.8kg.m의 최대 토크를 뿜어낸다. 기분 좋은 가속력을 느끼게 해주는 비결이다.

이런 변속기와 디젤의 궁합은 기분 좋은 실주행 연비를 만들어낸다. 시속 100㎞ 이상으로 주행한 고속도로에서 연비는 20L/㎞를 웃돈다. 지그재그 언덕길에서 악셀을 거세게 밟아댔어도 연비는 13L/㎞ 나온다. 시내주행을 포함해도 실주행 연비가 공인연비 13.3km/L와 엇비슷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가격은 기본형 2703만원, 고급형 2920만원이다. 말리부 디젤은 수입 디젤로 쏠리는 소비자의 장바구니에 쏙들어갈 만한 가격 대비 가치가 높은 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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