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진단]'니콜라 사기' 보고서 분석..언덕서 차 굴린 충격 연출
[긴급진단]'니콜라 사기' 보고서 분석..언덕서 차 굴린 충격 연출
  • 최경헌
  • 승인 2020.09.15 11:33
  • 조회수 13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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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전기차 스타트업으로 유명한 미국 니콜라가 '투자 유치를 위한 사기극' 논란에 휩싸였다. 

탄소배출 제로를 목표로 하는 니콜라의 기술력과 사업계획을 분석한 보고서가 공개됐다. 결론은 대중을 상대로 수차례 거짓 발표로 사실상 기술력이 없다는  내용이다.

미국 금융 분석 업체 힌덴부르크 리서치(Hindenburg Research)는 최근 니콜라 보고서를 발간했다. 이 회사는 이전에도 니콜라의 과대 포장과 전문가의 사업계획에 대한 회의적 보고서를 작성한 바 있다. 

구체적으로 보고서에는 2018년 공개된 니콜라의 주력 차량인 수소연료 트럭을 언급했다. 니콜라 측이 계약에 실패한 이후 자사 배터리 개발 현황에 대해서 거짓 주장을 했다는 내용이다. 

 

니콜라와 트레버 밀턴이 거짓 발표를 했다고 주장하는 보고서 [사진 출처ㅣHindenburg Research]
니콜라와 트레버 밀턴 CEO가 허위 발표를 했다고 주장한 보고서[출처ㅣHindenburg Research]

 포춘(Fortune)지는 11일 이 보고서에서 가장 충격적인 주장을 발췌, 보도했다. 2018년 공개된 니콜라의 수소연료 세미트럭 주행 영상이 연출되었다는 충격적인 내용이다. 힌덴부르크 보고서는 "비탈길에 트럭을 아래 방향으로 굴린 것이고 실제 운행한 것처럼 연출됐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보고서에는 자체 시험한 결과도 공개했다. 영상에 나온 비탈길에서 차량을 굴리는 것만으로도 고속도로 주행 속도까지 올릴 수 있는지를 확인한 시험이다. 더구나 이런 방식으로 연출했다는 주장을 한 니콜라 전 간부의 발언도 나온다. 

니콜라는 해당 영상에서 트럭을 '운행 중'이라고 표현했다. 자체 동력으로 움직이는 상황이 아니더라도 틀린 말은 아닐 수 있다. 하지만 자체 수소전지 동력으로 움직이는 것으로 허위에 가깝게 표현한 것은 틀림없다. 아울러 보고서에는 "니콜라는 새로운 형태의 수소전기차 배터리 개발에 대해 허위 정보를 전달했다"고 주장했다. 

블룸버그(Bloomberg)는 "니콜라와 창립자 트레버 밀턴(Trevor Milton) CEO가 2016년 행사에서 니콜라 원(Nikola One)의 성능에 대해 거짓 주장을 했다"고 추가로 보도했다.

 밀턴 니콜라 CEO는 2019년 11월 "니콜라는 조만간 전기차 배터리 분야에서 가장 큰 발전을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관련 업체인 잡고(ZapGo) 인수 계획을 염두에 둔 발언이다. 하지만 12월 니콜라는 해당 인수를 취소했다. 이어 2020년 3월 니콜라는 잡고 측에 “기술을 어떻게 상용화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 없어 인수를 취소한다”고 통보했다.

이후 니콜라의 태도가 석연치 않다. 전기차 배터리에 대한 언급을 정정하지 않았다.  밀턴은 "새로운 배터리 기술을 곧 공개할 것"이라고 지속적으로 언급하면서 "니콜라가 새로운 배터리 기술을 연구자에게 인가받았으며, 상용화를 위해 개발 중"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기술 공개는 없었다. 그 연구자가 누구인지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포춘지는 "이 때부터 배터리 전문가들이 니콜라에 대한 회의적 전망을 내놓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니콜라가 공개한 영상에서 트럭이 비탈길을 굴러 내려온 것이라고 주장한다. [사진 출처ㅣHindenburg Research]
보고서는 니콜라가 공개한 영상에서 트럭이 비탈길을 굴러 내려온 것이라고 주장한다. [사진 출처ㅣHindenburg Research]

추가적 의문은 지난 8일 구체적으로 제기됐다. 니콜라 측이 "배저(Badger) 픽업트럭을 비롯한 새로 출시할 차량에 제너럴모터스(GM)로부터 인가받은 배터리 기술을 사용할 것"이라는 발표 직후다. 이후 니콜라와 GM 주가가 치솟았다. 하지만 다음날 힌덴부르크 리서치 보고서가 나오면서 니콜라 주가는 11%가량 하락했다. GM 또한 4% 떨어졌다. 보고서에는 "니콜라와 트레버 밀턴에 대한 다양한 거짓 주장"을 언급했다. 밀턴이 설립하고 매각했다고 알려진 기업들도 허위라는 주장도 포함되어 있다. 

니콜라는 힌덴부르크 보고서에 대해 “니콜라는 전 세계에서 가장 신뢰할 수 있는 기업과 투자자에게 평가를 받았다. 우리는 성공을 향해 걸어가고 있으며 주가를 조작하려는 목적의 거짓 정보로 가득한 보고서에 흔들리지 않겠다”라고 원론적인 입장만 밝혔다. 니콜라는 보고서의 특정 주장에 대해 구체적으로 반박하지 않았다.

포춘지가 제기한 "2018년 영상에서 수소전기 트럭이 자체 동력으로 움직이는 것인지, 니콜라의 배터리 개발 파트너가 누구인지"에 대한 질문에 답변을 회피한 것이다. 밀턴은 트위터에서 “편향된 거짓 주장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온종일 걸릴 것"이라며 "보고서의 주장을 반박하기 위한 보고서를 곧 발표할 것"이라고 대응했다. 

힌덴부르크 리서치는 최근 몇 년간 스마일 다이렉트 클럽(Smile Direct Club), 에스씨웍스(SCWorx), 블룸 에너지(Bloom Energy)를 비롯한 기업들의 과대광고와 회계 비리를 폭로하며 명성을 얻었다. 포춘지는 "힌덴부르크 리서치 주장이 다른 보고서, 뉴스 보도, 기업들에 의해 사실로 확인되고 있다"고 전했다.

최경헌 에디터 carguy@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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