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이런게 진짜 아이코닉…지프 글래디에이터
[시승기]이런게 진짜 아이코닉…지프 글래디에이터
  • 남현수 에디터
  • 승인 2020.09.29 10:00
  • 조회수 369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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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프 글래디에이터
지프 글래디에이터

바야흐로 SUV 전성시대다. 렌트카를 제외한 자가용 시장에서 소형부터 대형까지 모든 세그먼트 인기 차종은 SUV가 휘어잡고 있다. 기존 세단을 타던 소비자들이 다음 차를 고를 때 SUV를 선택지에 넣는다. 세단과 다른 넉넉한 공간의 실용성, 높은 시야 등 SUV 만의 매력이 넘친다. 선택지에서 구매할 SUV를 추리다 보면 브랜드만 다를 뿐 개성이 넘치는 모델을 찾기 어렵다. 이런 소비자의 눈길을 사로잡는 장르가 바로 픽업트럭이다. SUV의 장점과 소형트럭의 넉넉한 적재공간을 합친 차량이다. 

그간 국내 시장에서 픽업트럭은 생소한 분야였다. 저렴한 SUV라는 인식이 강했다. 국산 픽업트럭을 구매해 짐칸에 하드탑을 씌워 SUV처럼 활용했다. 이런 상황을 반전시킨 주인공은 지난해 나온 쉐보레 콜로라도다. 정통 아메리칸 픽업트럭을 강조하며 예상을 뒤엎고 인기를 누린다. 콜로라도와 자웅을 겨룰 도전자가 등장했다. 바로 지프 글래디에이터다. 정통 픽업트럭 스타일을 갖춘 콜로라도와 달리 글래디에이터는 지프만의 개성을 더해 픽업트럭 장르에 녹여냈다. 지금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픽업트럭이다.

지프 상징인 세븐슬롯 그릴과 동그란 헤드램프..영락없는 랭글러 필이다
스페어 타이어가 적재함 바닥으로 숨었다
정말 긴 픽업트럭

글래디에이터 전면만 보면 지프의 아이코닉 모델인 랭글러가 떠오른다. 수직으로 떨어지는 7개의 슬롯이 그릴을 구성하고 동그란 헤드램프가 딱 랭글러 필이다. 각진 형태의 차체는 마초적 감성을 내뿜는다.

사이드 프로포션은 정말 길다. 짧은 앞 오버행까지 랭글러와 똑 같다. 뒤로 가면 갈수록 글래디에이터 픽업트럭의 성격이 도드라진다. 진입각과 탈출각을 확보하기 위함과 동시에 독창적인 스타일을 완성한다. 사다리꼴 형태의 휠하우스 역시 지프의 아이코닉 디자인 요소다. 일반 랭글러와의 차이는 적재함이 있는 후면이다. 적재함을 구성하면서 테일램프 양쪽 끝단으로 자리를 옮겼다. 테일램프가 험난한 오프로드에서 깨지는 것을 방지하는 플라스틱 가드도 적용했다.

실내는 랭글러와 동일하다
계기반 역시 닮은 꼴
푹신한 시트에 무릎공간이 넉넉한 2열
USB 충전포트가 무려 4개다
적재함과 통하는 후면 쪽창

대시보드부터 센터페시아까지 실내 구성은 랭글러와 동일하다. 8.4인치 센터 디스플레이는 안드로이드 오토와 애플 카플레이를 모두 지원한다. 특히 오프로드에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오프로드 전용 창을 마련해 다양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전달한다. 이 외에 1열 열선 시트와 스티어링휠 열선 버튼, 동그란 계기반과 빨간 센터페시아 모두 랭글러와 판박이다. 차이는 2열 시트다. 2열 방석을 들어 올리면 숨겨진 놀라운 수납함이 나온다. 키를 이용해 잠글 수도 있고 필요에 따라 분리해 들고 다닐 수도 있다. 2열 시트는 폴딩도 지원한다. 여기에 숨겨진 비장의 무기가 있다. 보조석 등받이를 접으면 꽤나 큰 크기의 탈착식 블루투스 오디오가 자리한다. 평소에는 우퍼 역할을 하다가 분리하면 별도 블루투스 오디오로 활용할 수 있다. 국내 모델에 기본 적용되는 편의장비다.

2열 시트 바닥에 수납공간이 있다
넉넉한 베드
잠금장치까지 마련

적재함은 세로 약 135cm, 가로 약 145cm다. 바닥에 짐이 미끄러지지 않도록 코팅이 되어 있다. 배드 라이너라고 불리는 적재함 덮개도 기본 제공 사양이다. 적재함에 실린 짐이 행여 없어지진 않을까 하는 걱정은 붙들어 매도 된다. 테일게이트를 열지 않으면 덮개를 개방할 수 없게 잠금장치를 마련했다. 적재함에는 최대 1005L 짐을 실을 수 있다. 적재함 높이까지 계산해서다. 덮개를 오픈하면 오토바이 같은 큰 물건도 실을 수 있다. 랭글러의 아이덴티티였던 스페어 타이어는 적재함 바닥으로 숨었다.

정말 오래된 펜타스타 엔진
FOX 서스펜션이 장착된다

글래디에이터에는 랭글러에 달린 2.0T 가솔린 엔진과 달리 V6 3.6L 펜타스타 가솔린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가 조합된다. 최고출력 284마력, 최대토크 36.0kg.m를 발휘한다. 환경규제가 강화된 이후 찾아보기 어려운 고배기량 자연흡기 엔진이다. 가속페달을 전개하면 완만하게 가속이 이루어진다. 2.0L 가솔린 터보 엔진이 장착돼 터보랙이 살짝 느껴지는 랭글러보다 한결 자연스런 가속감이다.

글래디에이터를 타고 온로드를 시속 80km 이상 중고속으로 주행하면 엄청난 풍절음과 노면 소음이 차 안을 가득 채운다. 오프로드 전용 타이어의 명확한 한계다. 랭글러보다 칭찬하고 싶은 점은 승차감이다. 글래디에이터는 램 1500 섀시를 사용한다. 덕분에 한결 나긋한 승차감을 가지고 있다. 성인 4명이 여유롭게 탈 수 있는 공간과 부드러운 승차감이 특징이다. 온로드 승차감은 떨어지지만 푹신한 시트가 상당수 불쾌함을 상쇄한다. 코너링 성능은 논외다. 오프로드 초점을 맞춘 스티어링휠은 유격이 큰데다 타이어는 그립을 빨리 놓친다. 

소위 말하는 '말뚝기어'가 있다

본 게임은 오프로드에서 시작한다. 기어노브 옆에 위치한 기계식 트랜스퍼 기어를 4H 혹은 4L로 바꾸는 순간 비로소 글래디에이터의 실력이 제대로 발산된다. 진흙, 돌, 모래 모두 거칠 것이 없다. 어떤 모드를 선택해야할 지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 4H와 4L 이외에는 선택지가 없다. 여기에 바위 같은 험한 코스를 지날 땐 앞뒤에 위치한 디퍼렌셜 락과 스웨이드바 분리 기능을 사용하면 된다. 한 쪽 바퀴가 그립을 잃으면 반대쪽 바퀴로 구동력을 몰아 험로를 좀 더 손쉽게 탈출할 수 있도록 돕는다. 스웨이드바 분리 기능을 활성화하고 오프로드를 질주하면 온로드보다 좋은 승차감을 경험할 수 있다. 경험해 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글래디에이터 만의 매력 포인트다.

글래디에이터가 국내서 얼마나 성공할 수 있을까

글래디에이터는 국내에 거의 모든 옵션을 다 붙여 루비콘 단일 트림으로 판매한다. 무려 6990만원의 가격표를 붙였다. 올해 우선 300대를 들여왔다. 현재는 완판 돼 구매가 불가능하다. 지금 계약하면 내년 초나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추후 호화 옵션을 덜어내고 5천만원대 중반에 구매가 가능한 기본 트림이 추가됐으면 어떨까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글래디에이터는 개성이 넘쳐난다. 하차감이 엄청나 남들의 시선을 즐길 줄 아는 이들을 위한 차다. 구매 전 5600mm에 달하는 전장을 주차장에서 감당할 수 있는지는 꼭 고민해 봐야한다. 아울러 사악한 연비(복합는 6.5km/L)도 고려해야 한다.

한 줄 평

장점 : 독보적인 지프만의 스타일…압도적 오프로드 실력

단점 : 도심 아파트 밀집 지역에서 타려면 불편함이 극대화할 패션카

지프 글래디에이터 루비콘

엔진

V6 3.6L 가솔린

변속기

8단 자동

구동방식

4WD

전장

5600mm

전폭

1935mm

전고

1850mm

축거

3490mm

공차중량

2305kg

최대출력

284마력

최대토크

36.0kg.m

복합연비

6.5km/L

시승차 가격

6990만원

남현수 에디터 hs.nam@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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