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나 EV 리콜 파문 확산..조사 능력 있나..LG화학 수긍 못한다
코나 EV 리콜 파문 확산..조사 능력 있나..LG화학 수긍 못한다
  • 남현수 에디터
  • 승인 2020.10.15 09:00
  • 조회수 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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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나 EV 화재
코나 EV 화재

현대차 대표 전기차인 코나 EV가 잇단 화재로 리콜을 결정했지만 후폭풍이 거세다. 현대차와 해당 정부 부서인 국토부는 "코나EV 화재 원인을 LG화학이 납품한 배터리셀 결함"으로 발표했다. LG화학은 이에 대해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전기차 시대가 도래하면서 전기차 제조사와 사실상 전기차 성능을 좌우하는 배터리 업체 간의 분쟁이 심화할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첫 사례다. 현대차와 LG화학 모두 자신의 책임을 인정하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결국 배터리 전문가와 전기차 화재에 대한 조사 전문가들이 필요한 시점이다. 문제는 조사를 담당한 정부 관련 부처에 그런 적절한 인력이 있느냐는 점이다. 사실상 정확한 조사가 불가능할 수 있다는 관련 업계의 지적이 나온다.

지난 8일 국토교통부는 코나EV 리콜을 발표하며 화재 원인으로 '배터리 셀의 결함'을 지적했다. ‘배터리 분리막의 손상으로 합선이 발생해 화재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라고 단정해 발표했다. 일각에선 "전기차 화재는 전소돼 규명하기 어려운데 사건 조사가 너무 빠르게 이뤄졌다"며 결과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더구나 보이지 않는 다른 손이 작용했다는 소리도 나온다. "LG화학의 배터리셀의 문제가 있다'는 식으로 사전 결과가 도출되도록 단정지었다"며 적절한 조사가 진행됐는지에 대한 의문이다.  

이번 기회에 국토부와 자동차안전연구원의 체질이 개선되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전통적인 내연기관 자동차 리콜 조사의 틀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의견이다. 본격적인 전기차 시대가 도래하면 화학전문가, 소프트웨어 전문가 등이 전기차 사고 원인 조사에 참여해야 한다는 말이다. 전기차의 핵심이 무엇이냐는 점이다. 

자료출처=국토교통부 보도자료
자료출처=국토교통부 보도자료

코나EV에 장착된 배터리셀은 모두 LG화학에서 공급하는 것이 사실이다. 문제는 배터리셀을 납품받아 배터리팩과 각종  부품과 소프트웨어가 더해진다. 배터리셀을 하나의 팩으로 만드는 작업은 LG화학과 현대모비스의 합작 회사인 HL그린파워가 담당한다. 더불어 배터리의 전반적인 유지관리를 담당하는 사실상의 핵심 부품인 배터리관리시스템(BMS)은 현대차 계열사인 현대케피코에서 개발한다. 마지막으로 배터리팩과 BMS 시스템 등을 하나로 모아 배터리 모듈로 만드는 작업은 역시 계열사 현대모비스에서 작업한다.최종 단계까지 손이 많이 타는 구조다. 코나EV 화재를 단순히 LG화학 배터리셀 탓으로 몰아가기 어려운 이유다.

코나EV는 경쟁 모델에 비해 주행가능거리가 긴게 특징이다. 1회 완전 충전으로 최대 400km 이상 주행할 수 있다. 이처럼 주행거리가 늘어난 것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코나EV의 배터리 안전마진이 다른 경쟁 전기차에 비해 현저히 낮다는 지적이다. 일반적으로 배터리는 안정적인 충전과 방전, 그리고 수명 확보를 위해 일부러 사용하지 않는 구간이 반드시 존재한다. 이를 두고 ‘안전마진’이라고 부른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스마트폰 역시 이런 안전마진이 존재한다. 완전히 방전된 스마트폰 전원을 켜면 배터리가 부족하다는 알림이 뜨는 것도 약간의 배터리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이상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화재 원인이 배터리업체의 셀 불량인지, 완성차가 주행거리를 늘리기 위해 안전마진을 너무 타이트하게 설정했는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대구서 발생한 코나EV 화재(사진 제공=대구소방안전본부)
대구서 발생한 코나EV 화재(사진 제공=대구소방안전본부)

코나EV 안전마진은 최대 3% 수준이다. 일반적으로 전기차가 안전마진을 7~12%로 유지하는 것에 비교하면 마진율이 굉장히 낮다. 코나EV가 경쟁 모델에 비해 주행거리가 길었던 이유에 대한 해답을 여기서 찾을 수 있다.

이번 코나EV 리콜 파문은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배터리가 단순한 하청 부품이 아니라는 점에서다. 기존 내연기관 차량의 경우 자동차 제조사와 부품 업체간의 분쟁은 불가능했다. 자동차 업체사가 부품 결함이라고 단정 지으면 받아 들일 수 밖에 없었다. 완성차 업체가 절대 갑의 위치였다. 하지만 배터리는 상황이 다르다. 역으로 배터리업체가 갑일수 있다는 점이다. 현재 배터리는 공급이 수요를 쫓아가지 못한다.

 전기차 가격의 30%는 배터리 관련 부품이 차지한다. 그만큼 전기차에 있어서 배터리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내연기관 차량의 파워트레인은 자동차회사가 직접 제작한 것과 확연한 차이점이 있다. LG화학이 배터리셀 결함을 인정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미 같은 셀을 다른 전기차 제조사에 공급하고 있어서다.

그런 점에서 LG화학은 화재의 원인이 배터리셀이 아니라는 것을 밝혀내야 한다. 최악의 경우 현대차 납품처를 잃는다고 해도 글로벌 배터리 제조사로 발돋움하는데 문제가 없다. 이미 GM, 테슬라 등 전기차 제조사와 협력관계를 맺고 있다. 올해 상반기 전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 점유율 1위가 바로 LG화학이다. 현대차의 배터리셀 불량 몰아가기에 가만히 있을 LG화학이 아니다.

코나 EV
코나 EV

이번 사건이 파워시프트를 보여 줄 시금석이 될 수 있다. 전통적인 내연기관 자동차 시대와 전기차 시대는 사실상 연관겅이 없다. 혁신이다. 수직적 관계였던 자동차 제조사와 부품업체가 수평적으로 바뀌거나 갑을이 역전된다는 점이다.

마지막 과제는 자동차 결함을 조사할 기관의 전문성 여부다. 전기차는 기존의 내연기관과 다른 방식의 사고 조사 과정이 필요하다. 어느 하나의 부품을 콕 집어 사고의 원인으로 지목하기 어려워졌다. 이번 코나 EV 리콜이 앞으로 전기차 시대에 벌어질 전기차 제조사와 배터리 제조사 간 공방의 미리보기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남현수 에디터 hs.nam@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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