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나EV 파문] 잇단 화재로 전기차 혁신 후퇴 가능성
[코나EV 파문] 잇단 화재로 전기차 혁신 후퇴 가능성
  • 최경헌 에디터
  • 승인 2020.10.25 09:00
  • 조회수 10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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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코나 EV로 비롯된 전기차의 잇단 화재가 글로벌로 확산하고 있다. 이런 화재가 전기차 혁신을 가로막을 장애물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현대차를 비롯해 미국 포드, 제너럴모터스(GM)가 자사에서 생산한 전기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에서 발생한 배터리 화재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수년 전까지만 해도 가솔린 차량과 비교했을 때 높은 비율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테슬라 차량 배터리 화재가 빅 뉴스가 됐었다. 가솔린 차량의 경우 미국에서 하루 150건, 연간 5만5천 건의 화재가 발생한다. 

최근 배터리 화재는 테슬라가 아닌 다른 전통 자동차 제조사 차량에서 나왔다. 최근 2년 동안 14건의 화재 사고가 보고된 코나 EV 사건 이전까지는 전기차 화재는 미디어의 관심에서 멀어져 있었다. 친환경기술 전문매체 클린테크니카(CleanTechnica)는 그동안 주목받지 못한 전기차 화재 사건을 정리했다.

포드사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이스케이프(Escape) [Ford]
포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이스케이프(Escape) [Ford]

미국 포드 쿠가(Kuga) 배터리 과열 

포드 쿠가는 북미에서 판매된 포드 이스케이프(Escape)의 유럽 버전이다. 포드는 유럽에서 쿠가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모델을 출시했다. 하지만 최근 2만5백대를 리콜했다. 이유는 배터리 과열 문제가 화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포드는 지난해 여름 이스케이프 플러그인하이브리드 버전을 북미 시장에 출시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코로나 19 사태로 연기됐다. 포드는 “이스케이프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출시를 2021년으로 연기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스케이프 PHEV는 배터리셀을 쿠가와 같은 부품을 사용해 출시 일정을 미뤘다"며 "준비된 시간 동안 배터리셀 공급업체와 함께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스케이프 PHEV 콤팩트 SUV는 14.4kWh 배터리로 전기동력으로 37마일(EPA, 약 60km)을 주행할 수 있다. 

 

쉐보레 볼트는 미국에서 판매되고 있는 유일한 GM 배터리 전기차이다. [CleanTechnica]
쉐보레 볼트는 미국에서 판매되고 있는 유일한 GM 배터리 전기차이다. [CleanTechnica]

쉐보레 볼트(Bolt)도 잇단 화재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이달 중순 쉐보레 볼트 배터리 화재 사건 조사에 착수했다. 쉐보레 볼트는 GM이 미국에서 판매하는 유일한 전기차다. 오토블로그(Autoblog)에 따르면, 2017년, 2018년, 2019년 모델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2017년에는 집에서 자가 충전 중에, 2018년 모델은 12마일(약 19km) 주행 이후 주차된 상태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2019년 모델은 폐차장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해외 매체에 따르면, 화재가 발생한 세 모델은 모두 뒷좌석 아래에서 발화가 시작됐다. 전기차 뒷좌석 아래에는 일반적으로 배터리가 위치한다. NHTSA 조사 결과에 따르면, 화재는 차량 내부가 아닌 배터리에서 시작됐다. 추후 조사에서 화재 범위, 빈도, 상황, 안전성 검토 등이 이뤄질 예정이다. 

화재 원인은 배터리 제조업체와 자동차 제작사의 책임 소재가 관건이다. 2017년부터 2020년에 생산된 7만8천 대에 달하는 쉐보레 볼트가 자칫하면 대형 리콜로 이어질 수 있다. 현재 쉐보레는 볼트보다 더 넓은 공간을 확보한 전기차 EUV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현대 코나EV [현대자동차]
현대 코나EV [현대자동차]

코나 EV 배터리 화재..현대차와 LG화학의 책임 공방

전 세계적으로 7만 7천 대 이상으로 전기차 역대 초대형 리콜을 기록한 현대차 코나 EV는 우선 한국에서 먼저 2만5천 564대가 리콜이 진행 중이다. 현재 NHTSA에 보고된 바에 따르면, 미국에서 판매된 1만1천137대와 유럽에서 판매된 3만7천366대도 리콜 대상에 올랐다.  

전기차 화재 사건은 현대차와 LG화학의 책임 소재 공방으로 긴장감을 더하고 있다. LG화학은 코나 EV에 장착된 배터리 셀을 공급해왔다. 오토블로그에 따르면 "현대차는 고전압 배터리의 배선 문제가 생산과정에서 발생했다고 보고 자발적으로 코나 EV 리콜을 결정했다"며 "이는 배터리셀 제작 불량으로 원인을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LG화학은 이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LG화학은 "자사 엔지니어와 현대차 엔지니어가 공동 조사했지만 배터리셀에는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LG화학은 현대차 이외에 쉐보레 볼트 등 10여개 자동차 업체에 전기차 관련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아울러 GM의 차세대 울티움 배터리 프로젝트에도 깊게 관여하고 있다. 

조사 이후 한국에서 먼저 리콜한  차량은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이후 이상 증상이 생기면 배터리 교체 절차를 거친다.  KB투자증권은 보고서에서 "전세계 코나 EV 리콜 비용으로 5억2210만 달러(한화 약 5천9백억 원)가 들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NMC 배터리와 LFP 배터리의 구성 물질 [Nickel Institue]
NMC 배터리와 LFP 배터리의 구성 물질 [Nickel Institue]

클린테크니카는 “배터리 화재는 전기차 개발 혁신 속도를 늦출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배터리 화재 사건 이후 기존 리튬 이온 배터리와 같은 수준의 에너지밀도를 가지면서 화재 위험이 적은 리튬 인산철(LFP) 배터리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테슬라는 현재 상하이에서 생산하는 모델3에 LFP 배터리를 사용하고 있다. 이어 모델3 가격 인하에도 성공했다. 이 배터리가 전기차에 더 적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전기차 배터리 설치에는 좁은 공간이 많아 비싼 온도 유지 장치가 필요하다. 

 

최경헌 에디터 carguy@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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