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트-크라이슬러 시너지 올해부터 극대화 할 것”
“피아트-크라이슬러 시너지 올해부터 극대화 할 것”
  • 카가이 취재팀
  • 승인 2015.08.02 18:26
  • 조회수 9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올 하반기 출시할 지프 체로키가 수입 SUV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킬 것이다.
파블로 로쏘 크라이슬러코리아 사장 ... 피아트 론칭 1년 맞아 하반기 지프 체로키 돌풍 기대



 

“올 하반기 출시할 지프 체로키가 수입 SUV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킬 것이다. 이제 1년 된 피아트는 인지도 상승이 목표다. 디자인이 매력적인 알파 로메오도 한국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15년 만에 피아트 브랜드를 한국에 재진출시킨 크라이슬러코리아의 파블로 로쏘(44) 사장은 올해를 피아트-크라이슬러의 합병 시너지 효과가 극대화되는 원년으로 기대한다.

올해 2월 이탈리아 피아트그룹은 미국 크라이슬러의 주식 잔여 지분(41.5%)을 모두 인수하면서 2009년 인수계약을 체결한 뒤 5년 만에 계열사로 편입시켰다. 그룹 이름도 ‘피아트 크라이슬러 오토모빌스’로 새로 지었다. 이에 따라 피아트그룹의 5개 브랜드인 피아트, 알파 로메오, 란치아, 아바스, 피아트 프로페셔널과 크라이슬러그룹의 크라이슬러·지프·닷지·램·SRT·모파 등 총 11개 브랜드에서 연간 430만대 이상을 판매하는 세계 7위의 자동차 업체가 됐다.

그동안 자동차 업계에서 인수합병은 ‘악마의 유혹’과 비슷했다. 서로 간의 장점을 극대화한다며 수많은 인수합병이 이뤄졌지만 제대로 성과를 낸 경우는 드물다. 특히 1990년대 이후부터는 실패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수 조원씩 까먹은 뒤에 10년도 안돼 갈라섰다. 다임러 벤츠의 크라이슬러 인수, BMW의 영국 로버 인수가 대표 사례다.

현대자동차의 기아자동차 인수가 유일한 성공 사례로 꼽힐 정도다. 그래서 자동차 전문가들은 소형차 위주의 피아트그룹이 2009년 대형차와 SUV가 강점인 크라이슬러그룹 인수를 시작할 때 후한 점수를 주지 않았다. 우려와 달리 크라이슬러는 지난해 흑자로 전환하며 피아트와 시너지 효과를 내기 시작했다.

로쏘 사장은 두 회사의 합병으로 부족한 부분을 메워주는 시너지 효과가 커 성공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다섯 가지 이유를 꼽았다. 첫째는 400만대가 넘는 ‘규모의 경제’ 효과다. 부품 구매에서 매년 수천억 원씩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것이다. 둘째는 서로 겹치지 않는 모델 라인-업이다. 소형차부터 대형차, 스포티부터 럭셔리까지 겹치는 부분이 없어 모든 소비자를 상대할 수 있다.

셋째는 피아트와 크라이슬러의 생산기지 공유와 기술 시너지 효과다. 피아트 그룹의 소형차 차체 및 설계기술과 디젤·수동변속기의 노하우, 크라이슬러 그룹의 대형차 섀시와 가솔린·자동변속기의 노하우가 결합됐다. 판매에서도 시너지 효과를 기대한다. 두 회사의 딜러 네트워크를 병행해 사용하는 방식이다. 이런 효과는 피아트의 한국 진출에서 입증됐다.

기존 크라이슬러코리아의 딜러 네트워크를 그대로 활용해 큰 투자 없이 피아트 론칭이 가능했다. 마지막은 수천억 원이 들어가는 신차 개발비를 혁신적으로 줄일 수 있는 플랫폼(차체) 공유다. 크라이슬러는 2012년 준중형 세단 200C를 개발하면서 알파 로메오의 준중형차인 줄리에타 플랫폼을 그대로 적용했다.

이탈리아계인 로쏘 사장은 1970년 아르헨티나에 태어났다. 1998년 미국 UC샌디에이고대학에서 경영학 석사를 마치고 유니레버에 입사했다. 2003년 피아트그룹으로 옮겨 이탈리아 국내 영업담당, 2012년 피아트-크라이슬러 인도 프로젝트 총괄을 맡았다. 2012년 12월 크라이슬러코리아 대표로 부임했다. 그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본다.

한국에서 피아트 크라이슬러의 성장 전략은 무엇인가?

과거 한국에서 크라이슬러 판매는 호조였다. 대표적인 베스트셀링 모델은 대형 세단 300C다. 하지만 현재 크라이슬러 브랜드로는 300C 모델 하나라 성장이 어렵다. 우선 차 종류를 늘리겠다. 2월 초 7인승 다목적차 그랜드 보이저를 출시했고 연말에는 미국 디트로이트 모토쇼에 출품된 200C 세단을 내놓을 것이다.

지난해 시작한 피아트는 모델 수 확장보다 인지도 제고가 급선무다. 한국에서 지프 브랜드가 정착하는 데 수십 년이 걸렸듯이 피아트도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하다. 올해에는 500의 가지치기 모델을 내놓고 내년부터 4도어 미니밴 500L, 소형 SUV인 500X 같은 다양한 모델을 선보일 계획이다.

수입차 시장에서 지난해 디젤 점유율이 65%를 넘길 정도로 인기다. 피아트 디젤 모델은 언제 나오나?

디젤 열풍은 한국 시장의 예외적인 특징이다. 미국과 중국은 가솔린 엔진에 자동변속기 시장이다. 유럽은 디젤과 수동변속기가 주류다. 한국은 특이하게도 디젤 엔진에 자동변속기를 선호한다. 결국 한국에 맞는 동력장치(파워트레인)를 개발해야하는 데 많은 투자비가 필요하다. 수입차 시장이 매년 급성장하지만 글로벌 시장으로 봤을 때 아직 미미한 규모다. 이탈리아 본사에서 디젤 엔진과 자동변속기 모델을 개발하고 있다. 내년까지 맞추기는 어려울 듯하다.

미국 브랜드 가운데 지프는 독일차에 맞먹는 개성 강한 브랜드로 성공했다. 그렇다면 피아트의 주고객은 누구인가?

한국전쟁에 등장해 유명해진 지프가 수입차로 정착해 성공하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렸다. 매년 우리는 한국에서 지프만의 고유한 가치를 이해시키려고 노력했다. 피아트도 소비자에게 가치를 이해시키려면 시간이 꽤 걸릴 것이다. 피아트는 이탈리아 자동차의 상징이다. 이탈리아의 문화와 열정·패션·디자인·컬러와 개성이 녹아있다.

피아트는 생각이 젊은 사람들, 즉 삶을 어떤 형태로든 즐기고자 하는 사람이 주 고객이다. 피아트 500은 20,30대의 첫 차 또는 50대의 세컨드 차로 적합하다. 7인승 SUV 프리몬트는 가족과 함께 삶을 즐기려는 40대 가장이 구매층이다. 앞으로 다양한 모델을 출시해 지금보다 더 많은 연령대의 소비자에게 다가가고자 한다.

소형 스포츠카로 명성을 날린 알파 로메오는 한국의 여러 대기업에서 입질을 한다고 들었다. 진출 계획은?

12년 전 피아트그룹에서 맡은 첫 일이 알파 로메오다. 알파 로메오의 진정한 팬이다. 개인적으로 알파 로메오는 한국에서 잠재성이 크다고 본다. 조만간 그룹 내 알파 로메오의 장기적인 로드맵이 확정된다. 이후 한국에 맞는 모델을 검토할 것이다. 현재 알파 로메오의 주력 차종은 소형 디젤 엔진에 수동변속기가 대부분이다.

한국에 진출하려면 자동변속기 개발이 우선이다. 유럽에서 알파 로메오 159 세단은 BMW 3시리즈나 아우디 A4와 경쟁하지만 노후 모델이라 한국에 적합하지 않다. 소형차 줄리에타가 있지만 해치백인 게 문제다. 소형 쿠페 미토는 피아트 소형차와 중복돼 현재 모델로는 시기상조다.

세르지오 마르키오네 피아트 크라이슬러 회장은 일벌레(workaholic)로 유명하다. 로쏘 사장도 비슷하다는데.

마르키오네 회장은 ‘월화수목금금금’으로 주말까지 일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미국의 한 경제잡지에서는 마르키오네 회장이 주당 70시간 이상 일한다고 보도했다. 휴대폰만 6개를 들고 다닌다.) 나는 평일 밤 늦게까지 야근을 하지만 주말은 쉬려고 노력한다. 피아트에서 12년 간 일하다 지난해 처음으로 크라이슬러를 맡아 새로운 문화와 시스템에 적응하느라 거의 매일 야근을 했다. 이제 적응이 끝났다. 일하는 양이나 질을 따져보면 마르키오네 회장을 따라 가기엔 아직 멀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